걷기+먹기

이건 실비집 안주입니다.-전라도맛집밥상

fotomani 2021. 3. 17. 08:45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계절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소 이른 듯 하지만 봄을 맞으러 남산으로 갑니다.

 

아직 쌀쌀 하나 봄은 살그머니 우리 곁으로 다가와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봄은 천의 얼굴을 가지고 다가옵니다.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오는 게 아니라 준비되는 대로 시기심 없이 

약하지만 강인하게 다소곳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한양도성도 겨울 옷을 벗어던지고 봄 이슬에 젖어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김포 친구가 한양에 입성하는 날이라

당구 한 판 치고 종로 2가 <ㅈㄹㄷㅁㅈ밥상>이라는 곳에서 술 한잔하기로 했습니다.

 

해물 세트메뉴와 해물 문어 찜, 민어 요리 등 오밀조밀 꾼들 입맛을 끌 만한 안주를 내고 있습니다.

 

친구는 벽면을 보더니 '으악' 소리를 지릅니다.

저렴하고도 푸짐한 안주 있는 곳을 왜 이제야 갈켜주냐는 뜻이겠지요.

돼지보쌈, 문어, 연어, 참치, 멍게, 홍어, 피꼬막, 홍어애, 새우를 한꺼번에 커다란 접시가

조리질이 필요한 만원버스가 되었습니다. 버라이어티 쇼입니다.

 

홍어가 있으니 막걸리를 먹지 않을 수 없지요.

가격이 있으니 고찔(高質)로 갖추진 못하지만 실비집 안주로 구성이 좋습니다.

 

이미 낮에 기승전먹으로 이 집에서 제육볶음을 먹었습니다. 꼬시래기 무침이 일품입니다.

옆 테이블 처녀들은 양이 많아 남기고 자리를 뜨고, 볶음과 반찬들이 은근히 매워 술을 부릅니다.

벽에 붙은 산지직송 민어 때문에 잠시 주인과 가벼운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목포 영란횟집에서는 4계절 민어를 제공하기 위해 급속 냉동해서 해동해 쓴다 하니 

자기 집에서는 아니라며 자가웃 좀 넘는 냉장된 민어를 들고 와 보여줍니다. 

그런데 요즘 방어와 민어는 맛이 예전 같지 못합니다. 왜 그러지요?

 

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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