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만들기

미안해요 감바스

fotomani 2022. 3. 15. 10:25

 

햄과 소시지를 엄청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가보진 못했지만 숙대 스테이크 골목으로 가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교통이 불편할 것 같아 충무로에서 만나 일을 보고 2차로 스테이크 대신

중부시장 <ㅈㅎ식당>이란 곳으로 갔습니다.

중부시장은 다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2017년 <건어물 맥주축제>라는 걸 열 정도로 시설을 깨끗이 하고

젊은이들 취향에 맞추려 하는 곳으로 이런 곳에 <ㅈㅎ식당>이란 네온을 달랑 걸어놓고 영업을 하는 게 

크게 생뚱맞아 보이지 않습니다. (https://blog.daum.net/fotomani/70592 )

분위기는 대폿집 분위기인데 선반 아래 페코리노 감자, 감바스, 봉선 돈가스, 잇고추 등 이색적인 메뉴가

된장죽, 죽순 들깨탕, 멸치국수 들과 손글씨로 어깨동무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반에도 막걸리잔과 소주잔, 맥주잔, 와인잔이 이런 분위기에 맞춰 사이좋게 놓여 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스테이크나 부대찌개 먹자는 친구를 2차로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내가 궁금해서였습니다.

대충 햄과 소시지에 견줄만할 것 같은 페코리노 감자라는 걸 시켰습니다. 

으깬 감자 완자를 버터로 튀겨 꿀과 페코리노 치즈를 갈아 뿌린 눈이 즐거운 안주. 

 

'감바스가 뭐야?'  '으응, 새우와 마늘을 올리브 오일로 볶아 만든 걸 거야.'

감자도 느끼한데 오일로 덮어버리면 더 느글거릴 것 같아 매콤한 두부조림으로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감바스란 안주를 시키지 않은 게 뒷맛이 남아 개운칠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백종원의 '감바스 알아히요'를 보고 사다 놓은 냉동새우가 있어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새우(감바스)와 마늘(알아히요)은 기본이고 거기에 토마토와 표고를 추가했습니다.

새우 대가리와 껍질을 올리브 오일에 넣고 저온에서 끓이며 진을 빼냅니다. 

껍질들을 건지고 다음엔 짓이긴 마늘을 노르스름하게 될 때까지 볶고

새우, 토마토, 표고, 건고추를 넣고 마무리합니다. 당연히 소금과 후추, 허브로 간 봐야지요.

 

백종원이 감바스는 오일을 남기지 말고 빵에 찍어 먹는 게 요체라 했는데

재료의 향과 맛이 밴 크리미 오일과 보드라운 치즈 바게트의 궁합이 절묘합니다.

그는 마늘 맛이 최고라 했는데 완숙 토마토의 약간 신맛과 오일이 어우러져 느껴지는 맛이 더 좋았습니다.

'올리브유가 아무리 좋다한들 기름 아래 새우와 마늘이지 별 거겠어?'라는 평소 비아냥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올리브유가 좋다 인정하더라도 아무래도 양은 권장량보다 반 정도 줄여야 할 듯합니다.

하수도관이 막히는 가장 큰 이유가 먹다 버리는 기름이 굳는 거라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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