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을 찾은 것은 작년 11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 째다. (7/7)
요즘은 서울이나 수도권 산책로를 소개해주는 유튜버들이 많아 나도 꽤나 빨빨거리며 다닌다 하지만
숫자로 밀어붙이는 정보량에 비할 바 못된다.
여의나루역에서 내려 강변을 따라 펼쳐진 수변공원은 외국인들도 감탄을 할 정도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넓은 강이 1천 만이 넘는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른다는 게
어디 있을 법이나 한 일인가?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채널+하시면
나는 50년 대 꽁꽁 얼어붙은 한강대교 아래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국군의 날 동부 이촌동 모래밭에
세이버 제트기가 소이탄을 퍼붓는 것을 보아온 세대이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야 늘상 보는 풍경이니 눈에 익어 잘 모르겠지만
남들이 감탄할 지경이라니 과연 그런지 새로운 시각으로 한번 돌아보자.
'도심 속 아마존 같은 6km 원시숲길'이란 미사여구로 나를 홀린 게
바로 이런 모습의 샛강과 아래 사진의 여의샛강보도교 때문이었다.
70년 대는 '디좌인'을 내세운 건축물보다는 조금이라도 빈 공간 없이 꽉 채운 성냥갑 같은 아파트와
혜은이의 노래로 미화된 멋대가리 없는 제2, 제3 한강교를 허겁지겁 찍어낼 때였다.
그러나 멋진 여의샛강보도교와 샛강에서 올림픽대로를 건너 당산역으로 빠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엘리베이터를 갖춘 교각을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신천지가 아닐 수 없다.
여의샛강생태공원은 여의나루역에서 출발해 다시 원점으로 복귀하든 나처럼 당산역으로 빠지든
마포나 영등포 모두 사무실이 많은 동네라 먹을 걱정이 없는 곳이다.
나의 관점에서 보자면 최고의 산책코스중 하나다.
전엔 영등포시장 우정식당에서 게장백반을 먹었으나 오늘은 우중충한 날씨로 얼큰이가 당겨
영등포시장 가게 앞에 놓인 안성 주물 가마솥에 끌려 예산 국밥집으로 빨려 들어갔다.
설설 끓는 국밥이 성질 죽기 기다리자니 서빙아줌마가 '다대기 필요하면 말씀하세요'한다.
다진 양념 없다는 집도 많은데 어쩌면 목소리가 꾀꼬리 같을 수가?
부추를 모조리 쏟아 넣고, 다진 양념에, 새우와 들깨를 넣어서 국밥을 튜닝을 시킨다.
우선 풋고추에 된장 푹 찍어 고기를 대충 건져 먹은 뒤,
배추김치에 밥까지 욱여넣고 땀 흘리며 완뚝해버린다.
서울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여의샛강공원 조성된 것이 벌써 4년이 흘렀다 한다.
아름다운 샛강과 보도교가 날라가 버리지 않을까 살포시 숲 사이로 신기한 듯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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