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 4

새해 아침을 각색하다- 주먹밥

새해 달력을 걸고 1월 첫 장을 열자마자 어느새 12월 마지막 장이 되곤 하는 걸 벌써 몇 해나 반복했을까요? 새해 첫날 해 뜨는 걸 보려고 한밤중에 동해로도 가보고 산 위에 올라가 각오를 다짐해 보지만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老病死 哀怒를 남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는 당연하고도 간단한 이치를 깨닫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만 하는 걸까요? 오늘도 아침은 먹어야 하고 날은 어제처럼 밝아 왔지만 새해에 새 출발하느니 만큼 무심하게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아침을 들지 말고 약간 변화를 줘보지요.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냉장고에 2년 묵은 찬밥과 먹다 남은 야채는 있을 겁니다. 마음의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의미로 다 때려 넣고 볶음밥을 한..

먹기+만들기 2023.01.01

선무당 오리 잡다

전에 계양산 둘레길을 돌고 문래동 에서 오감탕(오리감자탕)을 먹으며 위 왼쪽처럼 연분홍, 녹, 흰, 오리불고기 색감에 매료되어 저거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했습니다. 정육점에서 닭가슴살처럼 살만 발라 팔기도 하지만 왠지 남은 뼈다귀와 부스러기로 오리탕도 한번 만들어 먹어보려고 한 마리 사서 해체했습니다. 이거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오른 쪽 위처럼 두 번 해먹을 양이 나왔습니다. 먼저 실부추무침을 만듭니다. 뭐 별 거 없지요. 부추, 양파, 고춧가루, 설탕, 참기름, 깨, 식초 굽는 방법까지 설명할 필요 없을 겁니다. 그저 본능을 따라가면 됩니다. 오리고기의 연분홍은 먹을 때까지 가는 게 아니더군요. 시각적 쾌감이 꼭 맛의 쾌감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리불고기가 인기메뉴라면 제 방법이 틀린 걸 겁니다. ..

먹기+만들기 202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