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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타고 제주도에서 혼자놀기 - 전준비

fotomani 2009. 8. 7. 12:15

 

 

중고등학교 시절, 대한민국 지도를 보면서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로 일주해 보고픈 마음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마음은 그렇다치더라도 이를 실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칙상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꿈은 어른이 되어도 쉽사리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치의신보에 인터뷰 기사를 실으면서 언젠가는 봇짐 하나 싸매고 스쿠터로 여행하는 나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예상외로 빠르게 그 꿈을 실현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고등학교 동창 몇몇에게 남해근방 섬여행 한번 할 사람 있는지 문자를 띄우니 “휴가날짜는 너하고 같은데 너 따라다니다가 네 배처럼 나오면 어떻게 하지?”, “결재가 안나서...” 등 여러 가지 답신이 날라온다. 올해도 또 혼자서 승용차를 몰고 가자니 그렇고 만만한 스쿠터를 빌려 타고 제주도 일주해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두발달린 이동수단을 안타본지 30여년이 넘으니 자전거 핸들도 흔들흔들한다. 아는 사람 자전거를 빌려 이틀정도 짬짬히 타보니 그제서야 감각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다.

 

 

 

 


‘제주 스쿠터여행’이라고 검색을 해보니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만성피로인>이라는 별명을 쓰는 젊은 여자 치과의사의 글이 난생처음 스쿠터여행을 해보려는 ‘늘근’ 치과의사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준다. 당사자가 들으면 성차별 하는 것이냐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바이크 경험이 전혀 없는 여자가 용감하게 50CC도 아닌 125CC로 종주도로를 넘나들며 신나게 라이딩을 즐기는데 거기에서 용기와 힘을 얻는다고 성차별 한다고 구박주면 안 된다.

 

 

 

 


훈련을 받을 때 제일 하고픈 것은 구령 붙이지 않고 내 걸음 닿는대로 가고 싶은 곳 아무데나 가보는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저 좁은 길을 어떻게 마음대로 들어가 볼 수 있나’하는 충동이 인다. 그런 의미에서 스쿠터는 자유를 상징한다. 언덕을 올라서면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이 보이고 푸른 초원이 흰 구름아래 펼쳐진다. 지나치며 보기만 하던 풍경 속으로 들어가 하나가 되어 볼 수 있는 구속 받지 않는 즐거움, 바로 그것이 스쿠터의 묘미가 아닐까?

 

 

 

 


8월2일부터 8월4일까지 여정을 잡고 겨우 비행기표를 구한 다음 현지 스쿠터 대여점에 전화를 걸어 한번 타보고 싶던 혼다 <줌머>를 48시간 예약한다. 제주도는 대학 초반에 한번, 그 뒤 동문들과 2번 가보았지만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술 먹은 기억 외에 남는 게 별로 없다. 이번에는 파란 여름바다와 스쿠터여행의 묘미를 카메라에 한번 담아보려 한다.


자 제주야, 내가 간다.  (스쿠터 타고 제주도에서 혼자놀기-첫쨋날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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