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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담(꽃담)

fotomani 2010. 1. 25. 14:56

 

꽃담이라 함은 좁게 꽃무늬를 넣은 담장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꽃이 아름다움을 대표한다면 무늬를 넣어 장식한 담장을 통틀어 꽃담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꽃담을 보려면 간단히 고궁을 돌아보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십장생이나 꽃이 있는 도판(陶版)과 전돌(塼돌-옛 벽돌)로 장식한 궁궐의 꽃담은

그 시대로서는 값 비싼 재료와 내노라 하는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당연히 화려하고 예술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이런 미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궁궐의 담은 새장에 갇힌

화려한 완상용 새와 같은 느낌을 받아 좀 답답하다.

 

창덕궁 꽃담


차라리 미적 가치는 떨어지더라도 자유로운 분위기의 시골 옛 담이 더 내 취향에 맞는데

아무리 시골이라도 옛날에 선비나 주지가 하찮은 와공이나 목수하고 시시덕거리며 놀아 주지야 않았겠지.

도동서원 돌기단의 웃는 듯한 물고기를 물고 있는 능청맞은 용머리 조각이나

강화 전등사 대웅전 추녀 밑에서 벌 받고 있는 여인상처럼 개념 파악 안되는 이런 조각물을

선비나 선을 수행하는 승려가 공식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을까?

그러나 그 정도의 일탈을 눈감아주는 지혜로움과 인간미가 있어서

서원이나 절을 찾는 우리들에게 샛재미를 안겨주는 것 아니겠는가?

옛 담에서도 이런 느슨함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이다.

 

공주 마곡사

 

 

제주 추사 적거지

 

 

구례 방호정

 

 

남양주 봉선사

 

 

영월 수주면 법흥사

 

 

영광  불갑사 토담와  꽃무릇

 

 

북촌

 

 

영광 불갑사

 

 

울진 불영사

 

 

해남 대흥사 부도밭 담장

 

 

완주 대원사

 

 

완주 대원사


구부러진 기와, 아무렇게나 생긴 돌, 질박한 진흙으로 만들어봐야 얼마나 완성도가 높겠는가?

그러나 그런 미완의 특성이 오히려 우리의 상상을 자극하고 편안해지는 것은 아닐까?

완성도가 높으면 가까이 하기 힘들고 긴장감이 돌게 마련이다.

길가 누런 골판지에 ‘산수박 5천원’이라고 쓴 글씨를 보면 서예가의 예술성은 없더라도

하나라도 더 팔고 싶은 애처로움과 정성이 배어있는 것 같아

악필과 졸필을 떠나 우리 마음에 뭉클하게 와 닿는다.

 

 서산 간월암

 

 

안동 도산서원

 

 

창덕궁 후원

 

 

김천 직지사

 

 

김천 직지사

 

 

완주 송광사

  

강화 전등사

 

 

안동 간재종택 간재정 대문

 

 

김제 금산사

 

 

안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


시골의 담장도 사적인 공간을 구획 지으려는 목적으로 쌓기는 하였으나 그렇다고 폐쇄적이지는 않다.

지나는 길손의 눈높이와 엇비슷하여 마당이 보일 듯 말듯 하지만,

나의 살림살이 누가 보더라도 아무 부끄러울 것이 없으니 누가 좀 들여다본들 괘념할 바 아니다.

요즘은 올레길이며 둘레길이며 마실길이며 마을길 걷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붐을 이루게 된 것은 올레길을 개발한 서명숙씨의 힘이 크다 할 것인데

사색에 주안점을 둔 순례길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 마을길 걷기가 더 온기가 느껴지고

흥미가 느껴지는 데에는  마을 담장 역할이 매우 크다 하겠다.

 

해남 미황사

 

 

부안 내소사

 

 

부안 내소사

 

 

부안 내소사

 

 

부안 내소사

 

 

양양 낙산사

 

 

양양 낙산사

 

 

양양 낙산사

 

 

양양 낙산사

 

 

안동 오천유적지

 

 

진도 남도석성

 

 

봉화 띠띠미 마을

 

 

완주 화암사


보성 득량면 강골마을이라는 곳에 가면 소리샘이라는 곳이 있다.

지금에야 굴착기로 몇 백 미터를 파 제끼는 시대이니 집집마다 상수도 시설이 되어 있겠지만

간척지가 되기 전에는 이 마을 바로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 한다.

그러니 당연히 민물이 귀할 터.

이용옥 가옥에서는 길에서부터 집 마당에 있는 우물까지 담으로 둘러싸인 고샅길을 만들어

여러 사람이 쓰도록 만들었다.

이 우물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에는 작은 구멍이 하나 뚫려있다. 

바로 곁에 사랑채가 있으나  점잖은 양반이 여인네들과 시시덕거릴려고 만들지는 않았을 테고

마을 사람들의 수다로 마을 형편을 들었다 하니

면전에서 하기 힘든 말들은 담장으로 살짝 가려 쉽게 하고

껄끄러운 말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터이니,

 담장은 담장이로되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

인정이 넘치는 소리통이라 할 것인데 이런 유쾌한 담장이 이 세상 어디에 있으랴?

 

보성 강골마을 소리샘. 왼쪽벽면 가운데 사각으로 보이는 검은 점이 소리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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