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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을 따로 파는 집이 있다구?

fotomani 2010. 12. 21. 10:12

 

병원 뒷골목에 음식점 하나가 망해나가고 또 하나가 새로 생겼습니다.

웬만하면 버틸텐데 그리 쉽지 않았던 모양이지요?

어디로 갔는진 모르겠지만 아무리 남의 일이라도 맘이 그리 좋질 않군요.

 

아마 앞집에 이정재 집이 있어 터가 센건지도 모릅니다.

이정재 아시지요?

자유당때 정치깡패로 동대문 광장시장을 주름잡던...

 

겉에서 아무리 둘러보아도 간판 위에 기왓장 몇개 둘러 놓았는데 '한옥집'이라니?

대목을 쫌 집적거렸던지라 좀 시비를 붙고 싶습니다.

 

"아줌마, 왜 한옥집이야?"

"위를 보세요."

그렇습니다. 위를 보니 대들보, 서까래, 소로 들이 주욱 보입니다.

가운데 마당에는 홀을 만들었군요.

 

이건 또 멉니까?

'김치찌개 이럴 때 별미로세'라니?

그중에서 다른 건 몰라도 '속이 니글거려 속 시원히 해장하고 싶을 때'와

'어머님이 끓여주시던 김치찌개 혹은 김칫국이 생각 날 때'가 와닿습니다.

"이거 어디서 나온 글이요?"

"난 몰라요, 물어보고 올께요. 사장니~임~"

 

상을 치우는 것을 보니 맘에 듭니다.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김치찜을 어쩌나 보고 있으려니

그 위에다 남은 반찬을 모조리 쏟아부어 내갑니다.

 

오래 된 한옥집을 강조하듯 벽에는 종로통의 오래 된 모습과

이정재의 사진도 걸려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김치찜입니다.

아까 글에 나와있는대로 간단히 밥과 쏘주안주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맵지 않고 짜지도 않은 그런 맛입니다.

이 사람아! 대낮인데 땡기면 어떻게 하나?

 

이 김치찌개 아주 좋습니다.

찌개라고 보기엔 양도 많고 싱겁습니다.

 

 

일단 괘기를 한점 건져 보지요.

껍데기와 비게가 알맞게 붙어 있고 잘 익었습니다.

비게가 싫으면 잘라 먹어도 되겠군요.

 

밥을 말으니 딱 김칫국입니다.

엊저녁 먹은 알코홀이 땀에 섞여 송글송글 나옵니다.

해장국이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건 그만큼 사람마다 식성이 달라서겠지만

우리 집에선 김치국과 된장국물에 콩나물, 시금치, 소고기를 넣고 푹 곱듯이 오래 끓이면

콩나물 대가리도 혀로 눌러 으깨질 만큼 부들부들 목으로 넘어가니

깔깔한 입안을 자극하지 않고 뱃속을 채워주는 최고의 해장국을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곤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해장국에 기름기나 고기가 안들어간 것을 먹는게 추세인 모양입니다.

 

밥집이 아니면 식당에서 정식으로 나오는 김칫국을 먹어보기 힘든데 괜찮습니다.

좀 더 신경쓴다면 돼지고기 대신 '기레빠시(기름이나 힘줄들이 들어가 있는 잡고기)'를 넣고

푹 끓이면 더욱 맛이 좋지요.

 

5처넌에 달걀까지?

 

다음날 친구와 함께 가서 짜박이 찌개를 먹습니다.

친구는 매운 걸 못먹지만 이번에도 김치찜을 먹으면 사진 찍을 기회를 놓칠 것 같습니다.

"아줌마 맵지 않게..." 

 

맵지 않게 주문을 했건만 짜박이는 맵습니다.

라면은 미리 익혀 나와 국물을 잡아 먹질 않는군요.

 

찌개는 역시 걸죽한 국물에 밥을 비벼 먹어야 제 맛이지요.

 

마지막으로 진짜로 맛있는 진국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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