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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XX까지도 배달 돼요?'

fotomani 2010. 12. 3. 12:21

뭐에 홀렸는지 얼결에 들어간 작은 중국집 

 

자장면(炸醬麵) 

질 작, 튀길 찰에 장 장, 밀가루 면을 쓰니 자장면이 맞겠지만,

자장보다는 짜장이 더 짭짤하고 맛있을 것 같으니 이하 짜장으로 쓰겠습니다.

육사 생도들에게는 '사회'에 나가서 짜장을 먹지 말라는 말이 있고,

'짜장을 찾지 않아야 철이 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 걸 보면

꺼먼 짜장이 묻어있던 입으로 불호령을 한다면 부하들이 잘 따를 것 같진 않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맛에 중독성이 있어 나이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찾게 만드는  그런 음식인 모양입니다.

 

요술같은 배식구 - 금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듯이 척척 나옵니다.

 

짜장면에 후춧가루도 뿌리고 고춧가루도 뿌리고 심지어 식초를 뿌려 잡숫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차피 짜장면이란 음식이 인천 항만 하역노무자들을 위한 음식으로 태어난 것이니

먹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노동자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음식이니 맛있고 배부르고 값싸면 그만이니,

거기에 식성에 따라 후추를 넣든 고춧가루를 넣든 식초를 뿌려 먹든

흉이 되지 않는 격식없는 자유분방한 음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일반 짜장 같기도 하고 유니짜장 같기도 하고...

면발도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그러나 뼈대 없는 집안의 음식이라도

소위 음식을 찾는다는 사람들도 중국집을 가면 꼭 짜장면 한 그릇은 비우고 나와야만 직성이 풀리고,

할아버지와 손자가 같이 찾는다 해서 허물 될 것 없고,

압구정에도 짜장면은 배달가고 달동네도 짜장면은 배달을 가니

평등사회는 짜장면에서 먼저 이루어 진 것 같습니다.

모름지기 정치인들은 입에 발린 거짓말이나 하지말고

짜장면으로부터 진지하게 정치철학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어물쩍 연봉이나 올릴 생각말고 내가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도록

제대로 한번 해봐라!

 

알록달록 탕수육 - 세트메뉴 것인데 아이들이나 여자분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때 처음 먹어보고 세상에 이런 음식이 다 있나 했던...

 

 

요샌 짜장면을 별로 먹질 않습니다.

철이 들어서가 아니고 이상하게 너무 싱겁고 달달하고 먹기만 하면 배속이 편칠 않기 때문인데

그래도 먹는다면 무얼 먹을까 생각하기조차 귀찮을 때 그저 한끼 때운다는 뜻으로 먹습니다.

그런데 무엇에 홀렸는지 세운상가에 전기재료를 사러 가는 중

스텐레스 배달통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버스 정류장 앞 작은 집으로 무심코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요새 무조건 맵기만 짬뽕과 달리 매콤하면서도 해물량도 적절합니다.

 

허기진 나의 뱃속을 대변하듯 '짜장 곱배기'를 외치고

곁에 있는 신문쪼가리를 대충 훑고 있는데 그럴듯한 짜장그릇을 쑥 내 코 앞으로 쑥 들이 밉니다.

 

'나중에 더 먹을 걸 하지말고 짜장 마저 걷어 먹어'

 

오 이거 괜찮네요

 

덩어리가 큰 일반짜장이 아니라 유니짜장입니다.

평소에는 점심 때 유니짜장을 시켜먹을래도 주방 아저씨가 싫어 할까봐

불안해서 못 시켜먹는 유니짜장인데,

때깔도 괜찮습니다. 노르스름한 게, 물론 손으로 뽑은 면발은 아니지만 좋습니다.

걸쭉했던 짜장이 묽어질 겨를도 없이 허겁지겁 먹습니다.

트림이 나왔는데도 염치없이 또 먹고 싶습니다.

 

 

'그렇지~'

 

더군다나 보통은 3천5백원, 곱배기가 4천원.

'아줌마 XX까지도 배달 돼요?'

 

 금용 02-2275-6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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