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4월 네째 주에 뭐 할거야?"
지난 번 만든 스피커 인클로저가 맘에 안들어 다시 만들까하고 생각하던 중
토, 일요일에 걸쳐 친구 시골집으로 가 자작나무 합판을 집성이나 해 볼 요량으로
친구 의사를 떠보니 괜찮다 합니다.
테이블 상판 집성하기
자투리 패덕과 흑단으로 가운데 시선을 모으고 목심으로 연결하여 만들었습니다.
넓은 공간에 수압대패와 자동대패가 있으니 일이 한결 쉽지요.
그런데 남의 짐에 가 내 것만 얌체처럼 만들어 가져온다는 게 맘에 좀 걸립니다.
"뭐 짤 거 없어?"
말을 함부로 하는 게 아닌데 친구는 듣자마자
"응, 손주 밥상이나 하나 짜줘."
이제 두돌 지난 애니 그거 조그맣게 하나 짜주면 되려니 했는데
토목을 하는 친구라 그런지 스케일이 큽니다.
"일미터에 60센티면 될까?"
허걱!
기왕하는 거 단순한 디자인으로 아예 2개를 짜주기로 했습니다.
사이즈는 900X600X250으로 합의를 봅니다.
내경이 맞는 테이블쏘 원형톱날 구하느라 퀵서비스를 2번이나 왕복시키고
병언을 나오면서 빠뜨리고 두 정거장이나 가서 내려 다시 가져오고,
서천으로 출발하는데 빠뜨려 먹은 공구가 있어
또 다시 집으로 돌아가 다시 나오고
요란을 떨며 서천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조금 넘었지요.
나 왜 이러지?
결국 2개를 완성하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
24밀리 자작나무 원판을 재단하고, 집성하고, 목심 들어 갈 자리 파고,
조립하고 정신없이 1박 2일을 머물며 친구와 함께 만드는데
결국 하루 반나절 걸려 초벌칠까지 완성하고
서울로 출발합니다.
테이블에 측판을 대면 옆면이 너무 민밋해집니다.
그래서 가운데를 둥그렇게 홈을 파고 상판과 단차를 주니 좀 덜 심심해졌습니다.
"야. 생애 마지막이라 하지만 말고 다음에도 다시 내려와 뭣 좀 만들어 봐~~~"
목심 구멍을 뚫으며 친구에게
"너하고 같이 이런 거 만든는 거 아마 생애 마지막이 되지 않겠니?"라고
말했더니 서울로 출발할 때 친구가 하는 말입니다.
일을 시킬려면 밥도 줘야지 굶고야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면소재지에 있는 밥집에서는 어떤 음식이 나올까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가까운 서천군 판교 면소재지 식당 옆 개울
저 멀리 마을이 보입니다.
판교 면소재지 입구
여느 시골동네와 비슷하지요.
판교 버스 정류장과 가게
밥집 사장님
시골밥상이 어떤지 기대됩니다.
방 한켠에는 쌀푸대, 잡곡푸대가 쌓여있는 게 전형적인 시골 밥집입니다.
깔끔한 반찬들
콩나물, 취나물, 머우, 총각김치, 배추김치, 멸치볶음
"아줌니~ 여기 파김치 있으면 좀 갖다줘유~~"
마침 친구 집에 공사를 하러 온 아저씨들이 있어
함께 식사를 합니다.
비계가 붙어 있으니 더욱 맛이 있는 돼지볶음
도다리찌개
곱창전골
아구찌개
이 많은 걸 한끼에 먹었냐구요?
물론 몇끼 먹은 것을 함께 올려 놓은 것이지요.
한끼도 거르지 않고 그렇게 많이 먹는데도 사람이 많으니 밥맛이 절로 나서 싹싹 비워줍니다.
린 O2쏘주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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