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엔 굴비, 보리굴비로 할까요?"
"조치요~ "
스포츠센터 회원 몇분의 월례모임입니다.
서대문에 있는 '남도미가'라는 곳은 생긴지 오래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좁은 홀에는 손님들로 빼곡합니다.
오늘은 내가 내는 차례가 아니긴 하지만 뭐, 차림표 훑어보는 것까지 돈 받지는 않겠지요.
오늘 음식이 그럴듯 하면
다음에 올때 홍어애탕이나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몇년 전 순천에서 보리굴비를 먹을 때에는 녹차에 흑미밥, 백미밥, 누룽지 먹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굴비가 어찌나 딱딱하던지 뜯어먹기 힘들어
저절로 자린고비가 생각났더랬습니다.
오늘은 그렇지 않아야 할텐데...
씨가 붙어 있는 고추절임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아~따, 너무 삶아뿌럿네~~"
남도음식에는 일가견이 있는 회원들은 한마디씩 합니다만
저렇게 핏물이 나오니 조정래의 '배릿한' 뻘맛이 절로 느껴집니다.
이걸로 쐬주 한병이 간단하게 뚝딱!
속살이 탐스럽습니다.
우럭, 서대찜입니다.
서대는 쫀득하니 젓가락에 살이 붙고 우럭은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박사님들은 꾸둑한 생선을 쌀뜨물에 한시간 정도 담가뒀다 찌면
냄새가 안난다고 썰을 푸는데 난데없이 옆자리에서 물방울이 날라와 와이셔츠에 묻습니다.
"아이쿠 죄송합니다. 고추를 베어 무는데 물이 그쪽으로 튀었네요."
옆 손님은 미안해서 쩔쩔매는데 아래 보이는 우리 손님께서 점잖게 한마디 하십니다.
"워메~~ 그람 꼬추에서 물이 나오지 뭐가 나오남?"
드디어 굴비가 얌전히 해체되어 나왔습니다.
밑에 푸성귀라도 깔면 영락없이 일식집에서 나오는 회접시입니다.
저는 약간 비린게 좋은데 이런 마른 굴비는 많이 비리지는 않지요.
살색깔이 좋습니다.
젊은 사장은 장흥분이랍니다.
고추장을 발라 밥 위에 올려놓으니 곳감처럼 색깔이 환상적입니다.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꼬들꼬들하니 고추장과 함께, 아~~ 조씁니다~
여름에 찬밥을 말아 먹는다면 이 대가리도 해체해서
고추장에 발라 씁쓰름한 맛을 즐기고 싶습니다만...
그건 못하더라도 눈알만은 빼먹어야 먹었다 할 수 있겠지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지하철로 오니 꽉 닫힌 열차 안에서 제각각 이어폰을 끼고
나만의 세계로 침잠하는 모습들이 어김없이 반복되야하는 일상을 깨닫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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