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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족여행_06 여행마무리

fotomani 2012. 7. 4. 08:54

물놀이 하자는데 깨지도 않고 카트 타는 곳에서도 잠만 자고 하던 녀석은 오후가 되니

기지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서귀포에서 5일장을 만나면 행운일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서귀포에 도착한 날이 바로 장날이었는데 아쉽게도 그걸 놓쳤습니다.

그래서 대신 예전 아케이드 상가로 불리던 서귀포 올레시장으로 장보러 갑니다.

우선 커다란 옥돔과 고등어를 한 마리씩 사서 구어 먹기 좋게 손질해 달랩니다.

 

 

더불어 곁에 있는 정육점에서 흑돼지 삽겹살과 목살을 삽니다.

 

 

반찬이 없으니 겉절이 김치와 삼겹살과 곁들여 먹을 멜적 쬐끔, 쌈장.

상치, 풋고추, 마늘, 여분의 번개탄... 그리고 드디어 맥주와 한라산물!

 

 

조금 이르긴 하지만 판을 벌리기 시작합니다.

잔디가 깔린 마당과 아늑한 잠자리, 따뜻한 불과 먹을거리 그리고 가벼운 농담와 웃음.

별 것은 아니더라도 야외에서 바베큐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 그려보는 그림이지요.

 

 

뚜껑을 열지도 않았는데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니 '깨끗왕자'는 코를 막고 멜젓 용기를 가리키며 할배 앞으로 치우랍니다.

'니 식성 봐하니 나 쫓아 올 것 같은데 나중에도 그럴까?' 혼자 생각입니다.

옥돔은 살점이 부드러워 석쇠에 올려놓고 뒤적이다간 살점이 다 흐뜨러질 것 같아

커다란 프라이팬을 가득 채우는 옥돔 반토막을 프라이팬에 튀깁니다.

그걸 냄새 피우며 누가하냐구요?  물론 '접'니다.

 

 

고등어는 석쇠에 올려 놓습니다.

'아빠가 이 사진 블로그에 올려 놓으면 이럴꺼야.

고등어도 올려놓고, 삼겹살도 맛있게 구어집니다. 그리고 감귤도 올려 놓아 볼까요?. 쩜쩜쩜...'

대가리가 커지니 이제 슬슬 아빠를 가지고 노는 것 같긴 한데 할 말이 없습니다.

 

야외에서 이렇게 구어먹는 재미에 요즘 캠핑족이 늘어 가는 모양이어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값비싼 캠핑용품을 마구마구 사서 동료들을 초대하는데

이거, 다~ 부질없는 짓입니다.

 

이것도 한두번 해야 즐겁지 놀러 나갈 때마다 벌려놓고 밥하고 설거지하는...

명절 때 몸만 가지고 와서 잔소리하고  살짝 빠져나가는 시누이 같아서

여자들이 별로 좋아 하질 않습니다.

다 내가 해줄께 당신은 가만있어라지만 눅눅하고 좁은 캠핑카에서 며칠 지내면

시원한 에어컨에 뽀송뽀송한 잠자리가 그리워지게 마련입니다.

그럼 그 비싼 캠핑용품들 어찌 될까요?

한두번 자랑하고 식기 보관통이 되는 식기세척기나 한달 사용하고 먼지 쌓이는 헬스기구가 될 뿐이지요.

제 경험입니다.

 

 

그래서 '제가' 옥돔구이에 이어 오분자기죽까지 마련해 대령합니다.

한국사람은 고기만 먹고 못삽니다. 곡기가 있어야지요.

베가 출출해지니 인기만점이지요. 끝까지 박박 긁어 먹습니다.

 

 

모자랄 것 같던 고기도 딱 알맞게 맞추었습니다.

신세대는 때와 장소 불문하고  IT제품을 끼고 삽니다.

 

 

폭죽은 바람이 불어 쏘아 올리질 못하고 대신 야광플래시로 쥐불놀이를 합니다.

 

 

곁달아 하늘로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불꽃놀이도 해보고요.

 

 

비린 냄새에 곁으로 와서 낼름낼름 잘도 받아 먹던 도둑고양이도 배가 부른지 이젠 슬슬 퇴근 준비합니다.

 

 

이제 식구들은 다들 방으로 들어가고 보내기 싫은 휴가날 끝자락을 붙들고 마지막 술잔을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생선 대가리와 함께 쩜쩜쩜 

 

 

같이 동고동락했던 사위도 오늘은 출근을 해야 하니 오늘 아침산책은 없습니다.

짐정리들을 다하고 집사람은 '아침 메뉴는 뭐야?' 묻습니다.

궁금하다는 건 (노는 꼴이) 재미있었다는 반증이겠지요.

해장국을 잘 한다는 미향으로 갑니다.

어제 밤참으로 냉동 포장 해장국을 몇개 사려고 4시쯤 전화했더니 3시에 문을 닫았다고 하던 곳입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손님이 북적입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물김치와 막걸리 한잔.

시워언~ 합니다. 

 

 

이 부추를 해장국에 넣고 먹어야 하는데 그만 빠뜨리고 먹었습니다.

전주 남부시장 피순대국 먹으면서 연습을 했던 것인데..

 

 

드디어 설설 끓여 들어 옵니다.

 

 

맵지 않도록 해달랬더니 다데기를 풀지 않은 해장국이 나왔습니다.

 

 

안되겠습니다. 역시 다데기를 넣었더니 먹음직스럽게 변하는군요.

 

 

성판악을 지나는 1131도로가 아마 516도로일 겁니다.

종단도로로는 최초나 두번째 일 것 같은데 하여간 비오는 숲터널이 운치가 있습니다.

 

 

성판악 휴게소.  빗방울이 떨어지는 커피컵을 들고 마시고 있는데

앞의 우비를 입은 청년은 반바지에 후둘후둘 떨고 파트너는 연신 전화를 걸며

스쿠터를 가져가고 렌터카를 불러 달랍니다.

어째 배역이 바뀐 느낌입니다만, 어쨌든 3년 전 우비 쓰고 스쿠터로 제주 산간도로를 달리던 생각이 납니다. ㅎㄷㄷ

 

 

 

시간이 남았으니 어디로 갈까? 

시장에 가서 아는 사람들께 옥돔이나 감귤을 사서 간단히 선물이나 부칠라 했더니 시장은 싫답니다.

그래 정원이 이쁜 제주박물관으로 가자.

 

 

 

 

 

 

 

 

 

 

 

전에도 한번 와보았지만 역시 아담하고 아름답습니다.

 

 

 

 

연화못에서는 연꽃을 보러간 것이긴 하지만 그나마 조금 피어있던 수련을 여기서 제대로 볼 수 있네요.

 

 

 

 

 

어제 떠뜨리지 못한 폭죽을 용두암 근처 해변에서 다 없애버립니다.

보슬비가 내리는 대낮에 아이는 차 안에 있고 남자 둘이서 이 짓할려니 이거 영 그림이 이상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집사람도 기분이 좋은 듯하여 소감을 물으니 '반반이었다'며

마지막날 밥하라 그러는 줄 알고 정신이 버쩍 들었답니다.

제가 '자쿠지'까지 생각한 사람인데 그럴 리야 있엇겠습니까?

 

비오는 제주에선 갈 곳이 만만칠 않고 제주사람도 개인이 만들어 놓은 구경거리에 돈이 많이 든다라고 말하듯이

여러 명이서 몇군데만 들려도 쌓이는 입장료가 꽤 됩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에코랜드는 비가 와도 노소 불문하고 숲을 산책하든

볼거리를 즐기든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먹을 것은 소위 '제주 사람만 찾는 다'는 곳이나 파워 블로거라는 분들이 소개하는 곳이나

좀 과장된 면이 있는 듯하고 서비스나 밑반찬에 일관성이 없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좋은 느낌을 받았던 곳은 분주한 와중에도 교통정리가 깔끔하고 맛이 좋았던 산방식당,

덕성원, 맛배기로 회떠달라는 고등어 "한"마리를 두말없이 떠주던 동문시장 강강술래회수산(71호),

주인이 아닌데도 서비스가 좋고 푸짐했던 양대곱이 기억납니다.

 

그러나 여행의 즐거움은 자기 자신이  만드는겁니다.

남이 떠먹여 주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먹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간 버리고 돈 버리고 할 수도 있는 고생들이 즐거운 추억거리로 변하는 순간

우리는 또 엉뎅이를 들썩이며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러고 보니 천여장 정도 찍었을 줄로 알았는데 겨우 5백여장입니다.

그만큼 봉사를 많이 했나요?

나중에 애들이 제주에 가서 '그때 그랬지?'하면 된거지요.

   

http://blog.daum.net/foto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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