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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의 바닷길걷기 9-강구-후포

fotomani 2014. 3. 3. 11:19

지난 바닷길 걷기 8코스를 폭설로 기장에서 부산으로 바꾸었다가

다시 북상하여 후포-강구 간 바닷길을 가려하니 상당히 오랫동안 외도를 한 느낌 입니다.

또한 기장-부산 간을 좀 무리한 듯 며칠간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아파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그러나 후포 강구 간 코스는 블루로드라 이름 지어진 질 정도로 절경이라 하니

은근히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포에서 강구로 내려가야 하지만 평해에 밤늦게 도착하면 잘 곳이 마땅치 않아

6시반 영덕행 버스를 타고 영덕에서 잠을 잔 후

새벽에 강구행 버스를 타고가 강구에서 후포로 북진을 할 예정입니다.

 

 

 

영덕에 11시에 도착하여 택시차부에서 삼화사우나를 찾으니 거긴 모르겠고

청호사우나가 찜질방이라고 합니다.

수면실이 다소 좁은 듯하고 일손이 모자라 어수선하긴 했지만 시설은 비교적 깨끗했습니다.

 

 

5시 53분이 강구가는 첫차라 시간 여유가 있어 커피 한잔 마시는데 포항가는 시외버스가 들어 옵니다.

행선지가 포항이라 써있어 보내고 나니 그게 첫차랍니다.

매표구에서 뻔히 보고 있으면서 좀 친절하게 알려주면 안되나?

 

 

30분 늦게 다음 차로 강구에 도착했습니다.

강구항에는 도로 밑에 지하상가가 있는데 낮에는 엄청 북적댈 것 같고

밤중에는 사방에서 트랜스포머 로봇대게들이 돌아다닐 것처럼 조형물이 많습니다.  

 

 

간밤에 조업을 했던 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무얼 잡아 왔나 볼까요? 커다란 대야에 잡아온 오징어들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그렇게 대야를 올려주면 이 잘생긴 청년들이 트럭 수조에 옮겨 담습니다.

  

 

이걸 보니 지나칠 수 없지요.

 

 

어묵 몇개 집어먹는데 대게 고장답게 국물엔 게도 들어가 있습니다.

 

 

 

허연 배를 들어낸 가자미는 많이 봤어도 이렇게 은빛 등을 보이고 있는 가자미는

처음 봤습니다. 저거 가격 꽤 나갈 것 같지만 졸이면 살이 보들하니 그냐앙~

 

 

누구 말론 오징어를 처음엔 이렇게 세워 말리고 나중에 줄에 걸어 말린다는데...

 

 

 

 

모 보험회사 '사회공헌 위원회' 작품이랍니다.

거 잘 그렸습니다.

 

 

 

과메기

 

 

 

<국립 영덕 청소년 해양 환경 체험센터>라는 기다란 이름의 건물 앞에 세워진 조형물

  

 

영덕 해맞이 공원

 

 

강구 후포 간 바닷길은 이렇게 산이 바다로 뻗어 있어 작은 고개길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경치가 좋아 그리 피곤할 줄 모르고 걸을 수 있는데, 이걸 <블루로드>라 하여

국도와 해안초소길을 섞어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길이나 수지 방부목으로 된 산책로의 연속이면 좋을텐데

해안 폭이 좁아 위사진처럼 바윗돌 구간도 있어 몇번 걸으면 내려가고 싶질 않습니다.

나만 그런가 했더니 선행자들도 힘들어서 다시 되돌아 나왔다며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분들도 있더군요.

 

국도로 올라서면 '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한줄로 걸으라'는 안내문도 보입니다.

갑자기 낙석주의라는 우스운 표지판이 생각납니다. 떨어지는 돌을 어찌 알고 피하누?

차라리 조그맣게 인도를 만들어 주지~

 

 

아침도 못먹고 11시가 다 되어갑니다.

축산항 근처 경정리라는 곳의 한 음식점에 들어가니 손님들이 두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데

아주머니 혼자 절절 매다가 '혼자'라는 말에 어째 시큰둥한 표정 같습니다.

'이거 밥이나 제 때 먹을 수 있을런지~'

다행히 생각보다 빨리 오징어 물회가 나왔습니다.

 

 

밤낮 백반만 먹다 맛있는 안주거리가 밥상에 오르니 생각이 안날 수 없습니다.

반주로 3잔만 먹고 나머진 배낭에 챙겨넣습니다. 

 

 

 

흐린 날이 낚시가 잘되는 모양인가요?

바위, 테트라포드, 방파제마다 낚시꾼들이 올라갔습니다.

경친 좋겠지만 전 ㅎㄷㄷ

 

 

 

붕장업니다.

 

 

봄은 땅바닥과 가장 가까운, 낮은 곳으로부터 오는 모양입니다.

이꽃을 보니 훈련 받을 때 포복자세를 취하니 코앞에 할미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도 돌아가는구나'하며

구령에 맞춰 걷지 않아도 되는 날만 고대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길가에는 이렇게 오징어를 손질하려고 낮은 수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 보입니다.

플라스틱 대야에는 내장이니 부산물을 담고 씻어서 왼쪽 건조대에 널어놓지요.

 

 

 

 

강아지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방 박아달라고 컹컹 짓습니다.

 

 

고래불 해수욕장.

고래불은 목은 이색선생이 앞바다에 고래가 분수를 뿜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고래불(불=뻘의 옛말)이라 부른데서 유래되었다 합니다.

위에 보이는 솔밭은 해수욕장과 거의 평행으로 달리고 있어

해수욕장으로 빼어난 경치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숲속의 요정이 마술지팡이를 흔들며 나를 인도하듯 폭신한 낙엽을 밟으며

걷는 재미에 피곤함도 잠시 잊어버립니다.

 

 

 

 

그렇게 후포항을 7km정도 남겨놓고 백석리 정자에 앉아

오늘 너무 무리하지 말자며 버스를 기다리며 놀며 자화상을 카톡으로 요로콤시 찍어보냈더니

 

 

'너까지께 머시 잘나 고로콤시 성으읍시 사진을 찍는다냐?'며 핀잔이 들어옵니다.

왜 이럴까 봤더니 여긴 바로 전에 비가 왔었던 모양입니다.

비에 젖은 계단에 털썩 앉아 궁둥이가 척척해오니 이런 표정이 나올 수밖에...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그냥 걷자고 걸어가다 버스를 놓쳐버리고

내친 김에 후포까지 걸어갑니다. 

 

 

후포엔 이런 근사한 카페도 있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 47km. 후포에 아담한 찜질방이 있다더니 문을 닫았답니다.

혼자서 무슨 재미로 모텔방에 들어가 청승을 떨겠습니까?

차가 있으면 안동으로 아니면 울진 지난 번 갔던 사우나로.

 

 

결국 울진으로 갑니다.

 

 

오늘 하루에 너무 걸었습니다.  이렇게 고생한 하초에

그에 걸맞는 포상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지요.

울진 '만수무강'이라는 고깃집에 들어가 소갈빗살 2인분을 시킵니다.

 

 

소주 한병 다 비우고, 주인장 양해를 얻어 낮에  소주 반병까지 홀라당.

 

 

먹는 거로만 상을 내리면 안되지요. 뜨거운 물로 찜질도 하고 주물러주기도 하고 파스도 붙이고...

요것덜이 아직까지도 아우성을 치질 않는 걸 보면 

 제 지극정성에 감동먹어 '만수무강'할 것 같습니다.

 

누군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겠다 하는데

가끔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하며 정신이 퍼뜩 드는 때도 있지만

보통은 그냥 걷는 데 집중하고 눈에 들어오는 경치를 '보는'데 그칩니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 낮에 걸은 길이 파노라마처럼 흘러 가긴 하지요.

 

 

아랫 동네엔 꽃이 피고 싹이 트려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대관령과 강릉에는 눈발이 날리고 있습니다.

제설작업으로 정평이 나있는 강원도 제설팀이 대여섯대 무리를 지어 제설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영덕. 청호사우나. 울진 동명사우나.

영덕에서 강구행 시외버스는 28인승입니다. 저처럼 혼동하지 마십시오.

낮은 언덕이 많으나 힘들지는 않습니다.

다음은 강구-포항 구간입니다.

 

47km

누적 32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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