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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역시 놀던 물에서 놀아야 됩니다.

fotomani 2014. 2. 27. 08:44

 

우리나라처럼 삼겹살을 좋아하는 민족도 없을 것 같습니다.

프라이팬에 고이는 기름을 보면 과히 건강에 좋은 음식은 아닌 것 같은데도

술한잔 한다치면 빠지지 않고 제 일 순위로 오르는 국민안주입니다.

부침 특히 빈대떡을 부치거나 짜장을 볶을 때도 돼지기름으로 만들면 더 고소하니

먹을 수도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는 요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야, 돼지껍데기 붙은 오겹살 한번 먹어보자.“ 한동안 뜸하더니 기름 맛이 그리워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종각에서 갑자기 껍데기 붙은 삼겹살집을 찾으라니 내가 어찌 찾누?

부랴부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서 종각 뒤 ‘ㅎ’음식점으로 정했습니다.

 

 

 

 

음식점 문앞에 ‘흡연구역! & Coffee!/ 마음 편하게 피우세요. 하지만 꽁초는 재떨이에~~~’라고 쓰인

팻말에는 꽃돼지 한 마리가 연기를 뿜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본 바대로 ‘깔끔’입니다. 속으로 ‘우리도 가끔은 이런데서 먹어줘야 돼~’를 외치며.

오리, 항정살, 삼겹살 세트메뉴를 시킵니다.

흑임자 드레싱을 올린 양배추 샐러드, 명이나물, 고추초절임, 부추양파장 등이 밑반찬으로 깔리고

독특하게 구멍 뚫린 철판에 된장찌개 뚝배기를 꽂아 놓습니다.

 

 

 

기대와 달리 삼겹살은 껍데기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유황이 심낭에 많아 심장에는 암이 없고 또 무슨무슨 효능을 자랑하는 유황돼지라는데, 맛은 어떨지?

오리고기와 항정살은 그렇다치고 삼겹살 맛은 어째 웰빙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내놓고 말할 순 없고 그저 ‘우리 입맛엔 그저 불량식품이 제일 맞나보다’ 생각하며

앞에 앉은 친구나  나나 ‘뭐 부족한 걸 메워줄 안주가 없나?’  똑같은 생각으로

계속 벽에 붙은 메뉴판을 이리저리 훑어보지만 쌈박한 술안주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결국 삼겹살과 해물전을 추가합니다.

“우리 입맛엔 좀 그렇지?”. 이심전심입니다.

 

 

 

 

연인들이 분위기 있는 음식점에서 딱 먹을 만큼만 먹고 기분 좋게 나갈 음식점이지

우리처럼 노털들이 뭉개고 퍼져서 먹을 곳은 아닙니다.

 “야, 다음엔 을지로 돼지갈비집에 가자”.

 “아줌마,  노인정 만들어서 미안해~”, 씩 웃습니다.

 

 

 

“원장님,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요?”.

 “지나다 보니 생고기라고 쓰인 게 그럴 듯해서요. 내가 원래 동물적인 감각이 있잖아요?”.

그러다 아니면 어쩌려고?

 

 

 

같이 간 손님 한사람이 묻습니다. “아저씨가 사장님이시지요?” 아니랍니다.

무뚝뚝해서 슬쩍 변죽 한번 울려본 것이지요.

 밑반찬은 식사 류를 파는 집답게 그럴 듯한데 특히 파김치가 마음에 듭니다.

팍 삭은 파김치는 느끼한 고기와 궁합이 잘 맞지요.

껍데기 붙은 삼겹살, 항정살, 갈비살이 세트메뉴입니다. 일단 생고기 육질이 좋습니다.

구워지면 어떤 맛을 낼지 기대가 됩니다.

 

 

 

 

 

생각보다 기름이 많지 않고 역시 껍데기의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어우러지니

먼저 먹었던 곳과 비교가 됩니다.

‘우리 회사(분위기)는 회식 때 이렇게 먹는다’며

본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한 병을 깨끗이 치워 나를 놀라게 하더니

동태찌개까지 시켜 바닥까지 깨끗이 비웁니다.

안주가 그럴 듯하면 퍼질러 앉아 자연스레 술이 맛있어지지요.

역시 사람은 생긴 대로 놀아야 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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