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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의 도시산책8-연천 평화누리길 3코스

fotomani 2014. 2. 24. 10:10

 

코레일에서 올 5월부터 서울 도라산역간을 운행하는 DMZ Train을 운행한다는 소식에

문득 도시산책을 평화누리길 걷기하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평화누리길은 2010년 5월에 김포, 고양, 파주, 연천 4개 군및 시의 최북단을 걷는 길로

전장 189km의 마을안길, 논길, 제방길, 해안철책, 한강하류, 임진강안 길로 이루어졌습니다.

 

구성으로 보면 이른 봄부터 걸어야 제 맛이 날 것 같긴 하지만,

급한 제 성격에 그걸 못 참고 우선 철도 최북단 종점인 백마고지역에서부터

연천 셋째길 구간인 신탄진 연천구간을 먼저 가보기로 했습니다.

봄을 앞뒀다고는 하나 아마 겨울 들판, 겨울 강이라 삭막하지 않을까 짐작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코스 같습니다. 자 출발해볼까요?

 

새벽 5시반에 나갈 예정이었는데 6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 과음을 했는지 몸이 찌뿌듯합니다.

창동역 계단참에서 할마씨 짐을 들어주다 4호선 플래트폼에 올라 한참을 있다

1호선을 타야한다는 걸 깨닫고 부랴부랴 동두천행 1호선 플래트폼으로 갑니다.

나야 동두천에서 갈아타고도 철도 종단점인 경원선 백마고지역까지 간다지만

도봉산에 오르려는 사람들도 부지런 떨고 올라탄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두천에서 갈아타는 경원선은 전철이 아니라 기동차입니다.

겉모양만 전철과 닮았을 뿐 내부는 일반열차와 같은 좌석배치고

승무원도 객차 내를 오가는 그런 열차입니다.

동두천에서 별로 먼 거리 같질 않은데 45분 동안 달려 백마고지역에 다다릅니다.

예전엔 신탄리역이 철도 종단점이었는데 작년 말에 개설되었다 하는군요.

역에 내리니 부녀회에서 나온듯한 아주머니 두 분이 승차권을 수납하고 있습니다.

잠시 구경을 하고 같은 열차로 신탄리역까지 되돌아갑니다.

 

(백마고지역 구내에는 철원 안보관광 요금이 붙어 있습니다.

민통선 내에 있는 땅굴 등을 견학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03년 사진입니다.)

 

 

(민통선 안의 월정리 전망대. 이곳에서 보는 비무장지대 안의 경치가 정말 좋습니다.)

 

(원정리역 앞의 녹슨 증기 기관차와 전시용 디젤 기관차)

 

 

(철원쪽으로 나오다 보면 이와 같은 이색적인 다리를 볼 수 있는데 승일교라 합니다.

이승만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땄다 하기도 하고 박승일 대령의 이름을 땄다고도 하는데,

전자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남북합작의 다리입니다.)

 

이른 아침 신탄진역 앞에는 작은 식당 앞에 시외버스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식당 문에 써 붙여진 청국장, 보리밥에 시장기를 느끼며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등산객 두 분이 식사를 거의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고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인 듯 둘러앉아 아침을 먹고 있습니다.

시골 맛이 느껴지는 청국장과 흙냄새가 나는 듯한 나물로 배를 채우고 식당을 나섭니다.

 

 

 

 

 

예상했던 바 이지만 겨울풍경은 삭막하고

평화누리길은 한탄강 지류인 듯한 개천 양안에 자전거와 보행자 통행로로 이루어져

중랑천을 걷는 것처럼 재미가 없습니다.

8km쯤 내려가다 국도로 올라갑니다.

 마을을 지나는 구 국도는 그래도 좀 낫지만

일요일 아침이서인지 사람이 별로 보이질 않고

두엄을 깔아놓은 밭엔 걷어낸 지푸라기를 태우는 연기가 시골 정취를 자아내고

한 시간 단위로 운행하는 경원선만이 길동무가 되어줄 뿐입니다.

 

 

 

 

 

 

 

 

(38이라고 쓴 건 타겟일 것 같은데 그 아래엔 가족묘지인듯한 산소가...)

 

(정자상회와 하면된다.)

 

 

 

 

 

 

 

 

(신망리역. 여기에서 산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길을 놓칩니다.)

 

안내도가 없으니 신망리역에서 서쪽으로 들어 가야할 길을 놓쳐버리고 그냥 국도를 따라 연천까지 갑니다.

원 이렇게 황당할 수가? 벽화마을이라는 옥계리를 들르지 못하니 맥이 죽 빠져버립니다.

 연천역에는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급수탑이 있어 그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1914년에 만들어졌다는 급수탑은 원통형과 상자형 2기가 있는데

원통형은 내부에 급수관과 기계장치가 온전히 보존돼있고

상자형은 외벽에 6.25때 생긴 탄흔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동두천으로 향하는 열차시간 막간을 이용해 역전 음식점으로 들어가 손만두국을 하나 시킵니다.

역 앞에서 먹는 음식이야 뻔해서 기대도 하질 않았는데 비주얼이 끝내줍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도보여행이 되어 그것도 달랠 겸

반병만 먹고 싸가지고 갈 요량으로 시킨 소주를 한 병 다 비우고 일어납니다.

벽의 낙서처럼 ‘이모’가 미인이라고 칭찬도 한마디 남기고.

DMZ를 주제로 한 평화누리 길은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이 알맞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겨우 16km남짓 걷고 만족을 해야만 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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