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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걷기 04-집에서 세브란스까지

fotomani 2014. 7. 1. 08:51


이번 주는 놀토입니다만, 남해안 바닷길 걷기를 우왕좌왕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중

세브란스 병원에 문병을 가야할 일이 생겨 집에서부터 병원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5시 조금 전에 집에서 출발하여 수유사거리로 나왔습니다.

가끔 보슬비가 내리는 흐린 아침입니다.



한신대 입구입니다. 저기서 좌회전하여 삼양동으로 들어 갑니다.

1960년대 후반 거의 벌판이던 곳을 택지로 개발하여 지금은 인구 밀집도가 큰 동네가 되었습니다.



삼양동은 북한산 동쪽 자락을 개발하여 이렇게 작은 고개들이 많습니다.

일요일 새벽인데도 환경미화원 아저씨들, 정말 수고 많습니다.



그래피티는 산동네라고 비켜가주질 않는군요.



산비탈 좁은 골목에 빼곡히 주차되어 있는 차들. 

나같은 사람이 골목 깊숙히 주차해놓으면 원성이 자자할 겁니다.

'아-- 어떤 시키가 일요일 아침에 잠 좀 자볼라는데 차빼달래---?'

소매 없는 '난닝구'에 문신이라도 하고 나오면 초죽음이겠지만, 대신 제 명은 길어지겠지요.



오른 쪽으로는 서경대학이 있는 산 밑을 파서 솔샘터널을 만들어 놓아

정릉과 삼양동을 잇는 중요 교통로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산을 타지 않고 이 밑으로 정릉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오른 쪽은 북한산 정릉 진입로입니다.



이젠 다 없어졌겠지만 이 정릉천 주변엔 천막을 쳐놓고 여름이면 천렵을 하거나

닭백숙을 끓여주던 집들이 많았습니다.



국민대 쪽으로 가다보니 명원민속관이란 한옥집이 나옵니다.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구한말 한성판윤을 지낸 한규설의 집으로 국민대학교가 인수하여

다도의 보급과 학생들 생활교유관으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입구를 찾으니 돌아오랍니다. 철문에 빗장만 걸려있어 솟을 대문으로 가니 안에서 소리가 납니다.

삐거억, 문을 열고 좀 둘러봐도 되겠냐 물으니

아자씨가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짜르트 장모처럼 속사포로 아우성입니다.

간판도 못 봤냐?, 문을 어떻게 열고 들왔냐? 고래고래... 

개인주택에 무단침입한 것도 아니고 호기심에 민.속.관.이라 해서 살짝 들왔더니 

원색적으로 사정없이 적나라하게 꾸지저주네! 이런 된장!



호된 꾸짖음에 혼비백산해 엉뚱한 길로 들어섭니다.

만물상인가 들여다 봤더니 찻집입니다. 여기선 들려다 봐도꾸짖는 사람이 없어 다행입니다.



그런 나의 기분에도 아랑곳 없이 꽃은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나만을 사랑해달라고, 




국민대학교 본관 앞 중력에 반항하며 서있는 조형물. 

우리들은 보이지 않는 단단한 끈으로 서로 연결되었다는 뜻일까요?

그러고 보니 다리 사이에 있는 몸의 기관도 중력의 영향을 별로 받고 있질 않네요. ㅋ

과학은 항상 의문을 품는데서 출발하고 발전하는 겁니다.



현실에선 하늘로 차올린 공이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게 진(眞)입니다.



두번 째로 지나는 북악터널.



역시 북악에서 흐르는 물, 홍제천입니다. 넓은 반석과 마르지 않는 계곡물.

어릴 때는 '자하문 밖에 놀러 간다'하면 음식 보퉁이, 사이다, '삐루뼝' 상자를 

새끼줄로 동여매고 놀러오곤 했던 동네인데, 자두밭이 많아 자두의 자字인 줄 알았지요.

자하문(紫霞門)  자주빛 (노을) 紫, 놀 霞니 선선한 저녁 나절 술판 벌이기 딱 좋겠군요.



세검정 터에 지은 모양이 다른 세검정.



석파랑 일부. 내 기억엔 대원군이 고종을 모시고 가 슬쩍 접수한 건물로 알고 있는데

접수한 들 뭐하나? 이젠 내 손을 떠나 고급 한정식 집이 되었는 걸... 권불십년.



홍지문. 원래 왼쪽에도 오르는 계단이 있었을 텐데 ..

설명을 보니 홍지문은 탕춘대성의 주요 관문이었다 합니다. 탕춘대성?

서울의 도성과 북한산성을 이은 성곽으로 인왕산 동북능선을 따라나와 북한산 비봉까지 이어졌다 합니다.




홍제천은 사천(沙川), 모래내라고도 불렸답니다. 모래내가 홍제천이로군요.



저 뒤 아파트가 있던 곳은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일찍 아파트가 들어섰던 곳입니다.



초기에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법조인, 장성이 많이 살았었다는 유진상가. 믿어지지 않지요?

지금은 내부순환로 고가도로 때문에 오른쪽 아파트가 없어졌지만 고가 아래 유진맨션A와 같은

아파트가 있어 가운데 중정을 두었다 합니다.

아파트는 중대형으로  분양면적 30평이상 68평까지였다니 그 당시로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요.

주상복합건축물로 군사적인 용도로도 차용을 하게 지어 견고함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타가 공인합니다.



인왕시장내 밥집 백반, 3천원.

탕류를 먹으려다 엊저녁 것 뎁혀 나오는 거 먹느니 깔끔하게 백반으로. 

김치, 파김치, 멸치볶음 모두 괜찮았습니다. 휴일이니 냄새 걱정 안하고 내 좋아하는 파김치랑.




서대문 구청 쪽으로 가느라 주택가 가파른 골목길을 올라갑니다.



서대문 구청 홍제천에 조성해놓은 폭포공원.

여기가 채석장이 있었던 곳인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안산 순환자락길. 잘 꾸며놓았습니다.

언제 다시 한번 전 코스를 돌아봐야겠습니다. 모두 8 km정도 된다고 합니다.




좌우로 메타세퀘이어 들이 시원하게 벋어있고



소나무도 닮아가려는 모양입니다.



서울 시내에 이렇게 훌륭한 산책로가 있다니!

소문으로 그 명성을 들어왔지만 이리도 좋을 수야...




길은 방부목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고 황토길도 있습니다.

또 기존 등산로들이 사이사이에 껴있어 오밀조밀 심심칠 않습니다.



여기는 제가 산책로를 이탈하여 연세대학교 사유지로 살짝 들어간 곳인데

소로가 맘에 듭니다. 무시무시한 개한테 혼줄나긴 했지만.



학교 다닐 때 뒷산이 이리 좋은 줄 알았으면 매일 올랐을 텐데

공부도 안하면서 머이 그리 바빠서 이런 좋은 곳을 놓치고 있었지?




청송대. 연대를 다녔던 분들은 이곳과 관련해 치기어린 추억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뜻하지 않게  좋은 산책로도 걸어보고.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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