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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향이 스민듯한 탕국물 냄새

fotomani 2014. 7. 4. 16:35

음식 맛이라는 것이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이라 해도 

평양냉면이나 설렁탕처럼 원래의 맛이 어떤 것이었는지 모호한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냉면은 사리의 맛이 그렇고 설렁탕은 특유의 냄새가 그렇습니다.

 

19268월 동아일보 평양인상이라는 기사를 보면

“...서울설렁탕가튼것이니 설렁탕은 뿔만빼놋코는 소고기란모조리훨쓰러넛코 끄리는국임니다만는 

이곳명물은 모든잡고기는 다제처놋코 그중에 혹살 혀바닥 우랑우신등을 비롯하야 

그중맛잇고 연한고기로만 골라넛코 끌이는것임니다

그까닭에 서울설렁탕처럼 기름지지는 못할망정 깨끗하고맛잇슴니다.

설렁탕가치 쇠털내음새는 조금도아니남니다

아것도 갑은 서울설렁탕보다 쌈니다. 맹물에는 밥도늣커니와 밀국수도석거느어줍니다...”

 

결국 설렁탕은 소의 모든 고기와 뼈를 집어넣고 끓이는 탕이라는 것인데

내가 주목하는 것은 쇠털내음새라는 것입니다

전 설렁탕을 특유의 냄새와 맛이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설렁탕이 아닌가 하는데 

사람들 생각은 제각각이라 이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청국장처럼 냄새를 잡고뽀얀 국물만을 강조해서 원래의 형태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사람의 기호에 따라 변화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전 설렁탕 특유의 냄새를 복숭아 향과 육수 냄새가 섞인듯하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 냄새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머리뼈를 넣어 고면 그런 냄새가 난다고 하지만 

소머리국밥에서 그런 냄새가 나질 않는 걸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아무리 검색의 생활화라지만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고

여하튼 소 한 마리를 다 넣고 끓여야 그런 냄새가 나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한 마리에 해당하는 뼈와 고기를 넣고 끓이면 당연히 특유의 냄새와 맛이 날 텐데

사람들은 이게 노린내니 뭐니 하며 싫어해서 냄새를 잡고나니 

역설적으로 국물이 진짜니 가짜니 말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일요일 안산 자락길을 걷고 문병을 마친 후 점심을 무엇으로 할까 망설이며 종로 2가까지 갔다가 

전에 종종 들리던 국일관 골목 설렁탕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똑같은 옥호로 곁에 설렁탕집이 있어 늘렸나 했더니 서로 별개의 식당입니다

아마 친척 명의로 음식점을 연 모양입니다

새로 생긴 집은 깨끗하긴 하지만 역시 구관이 명관이지요

역시 홀 안에는 설렁탕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어서 침샘을 자극합니다

전에는 이 없어 반주에 아쉬움이 많았는데 메뉴에 특이 올라 있습니다

그거 나같은 나 홀로 손님을 위해 잘 되었습니다.


 


실비집에서 한우를 고집하는 멍청한 짓거리할 생각은 없지만

원산지가 호주, 뉴질랜드 거기까진 괜찮지만 미국까지 나오는 데는 찝찝한 구석이 있으나 뭐 할 수 없지요

그러나 값이 비싼 고급 음식점이라 해서 안심 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닌 모양입니다

그 유명하다는 고깃집이나 전통을 고집하는 음식점에서도

 뻐젓이 우리는 한우만 고집합니다.’ 붙여놓고 쓰레기통에서는 냉동 수입고기 포장지가 나오는 판이니 

차라리 밝혀주는 게 떳떳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요

결국은 사람이라는 소프트웨어의 문제입니다

, 이집에서도 고집하는 게 있군요. ‘저희 업소는 국내산 쌀만 사용합니다.’

 

과연 설렁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뽀얀 국물에 푸짐한 고기와 양도 꽤 많은 국수사리

웬만하면 밥을 말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파를 푸짐하게 밀어 넣은 탕에 통배추김치를 젓가락으로 찢어 넣고

-하필 평소와 다르게 이 날만 가위로 썰었네...- 

국수와 김치, 수육을 함께 건져 들어 봅니다

탕국물은 이전보다 짙어진 것 같고 수육은 약간 덜 물렀습니다

전에 느꼈던 것처럼 딱 20% 정도 모자란 맛이긴 하지만

내노라하는 설렁탕집에서 냄새도 없는 육순지 뭔지 의심 가는 뽀얗기 만한 국물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이것만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국물도 남았으니 깍두기 국물과 밥을 좀 말아 넣고 먹어봐야 설렁탕을 제대로 먹었다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까지 마지막 잔의 행복을 위해 남겨둔 커다란 편육과 국물을 훌훌 들이켜니 

-- 이거이 바로 세상사는 맛입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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