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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카야 안주들, 얄밉습니다.

fotomani 2014. 11. 14. 07:51


(점심 먹으러 나가서도 월남 쌀국수집인 줄 알았지 이자카야일 걸로는 생각지도 않았던,

아마 퓨전식 이자카야였거나 저녁에 술먹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탓일 겁니다. )


쌀국수는 맛이 있긴 한데 그 나라에선 참으로 먹는 국수를 

왜 비싸게 받는지 납득할 수 없어서 제가 의도적으로 피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그 쌀국수 입간판이 사무실 동네 골목 <노부>라는 이름의 음식점에 걸려 있은 지도 한참

더군다나 내 사무실 1층에는 쌀국수에 주먹밥까지 덤으로 얹혀주고도 5천원이니 

7천원 짜리 쌀국수에는 눈길이 가게 되질 않더군요.

그러나 아래층이 휴업이고 손님이 그거 먹자고 하는 데야 안 갈 도리가 없지요

그러나 먹어보니 뭔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토요일 좀 일찍 끝나면 소스는 별로지만 카레 돈부리를 시켜 반주하는 재미()도 괜찮고 

짬뽕라멘이나 나가사키 짬뽕에 원래 숙주가 들어가는지 모르겠으나

칼칼한 라멘 국물과 숙주의 조화가 괜찮습니다

아마 일식과 베트남식의 퓨전이겠지요

그래서 제가 이 집이 뭐하는 집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떠밀려 월남 쌀국수부터 먹기 시작해보니,  먹을만 합니다.

토요일 점심에 먹어 본 카레돈부리. 반주하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직원과 함께 가서 짬뽕라멘을 먹어봅니다. )


그러고 보니 주변에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안주 종류의 다양함와 눈을 즐겁게 하는 장식성, 그리 비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 

그러나 허리 풀고 앉아 먹으면 포장마차처럼 은근히 술값이 많이 나오는... 

그러니 우리가 보기에 일본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깨작하게 

정종 도쿠리 하나에 안주 한 점 시켜놓고 하루종일 노닥거리는 것 같은데

우리는 안주를 이거, 저거, 그래 그것도...’ 화끈하게 시키고 

거기에다 사케를 됫병으로까지 아싸리하게 먹어 제키니 

주인이야 얼씨구 좋겠지만 그렇게 먹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자카야라는 게 둘이 안주 하나에 술 하나 시켜 먹으면 모자라고

둘 시키면 좀 남는 정도니, 셋이서 둘에 두셋? 아마 이 사람들도 그거 다 가늠해보았겠지요

그렇게 오물조물 먹는 게 이자카야일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나가사끼 짬뽕라멘도.)


(마무리로 새우튀김 유부우동까지.)


안주가 없다보면 밑반찬도 안주가 되는 법이긴 하지만 

이 사람들은 별 것도 아닌 걸 안주로 만드는 기막힌 재주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3-4인분 고기를 고기접시에 푸짐하게 담아와 배부르도록 구워먹어야 직성이 풀리는데

이 사람들은 뜨겁게 달궈진 한 뼘 짜리 돌판이나 무쇠판을 가져와 

 와규 한두 점 올려놓고 조글자글 구워지면

키모노 입고 춤추듯 까딱까딱 손뼉을 치며 호들갑을 떨면서

곁에 있는 사람들 입맛까지 돋우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뎅집에 들어가 졸인 무 한 조각 입에 물고 온갖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으면

그것도 멋들어진 안주가 되는 거지요

물론 그 무 조각은 무신경하게 계속 끓여 흐물거리는 게 아니라 

간이 배이면서도 무의 씹는 질감을 유지하기 위해 

꺼내서 식혔다 데웠다를 되풀이 한 정성이 깃든 것이긴 하지만서도... 

그래봐야 우리 눈에는 소꿉놀이지요.


(그러다 보니 저녁때 이자카야 안주 생각이 간절합니다.  옆 테이블에서 됫병을 준비합니다.)


(고로케.)


(오징어 다리 튀김.)


종류가 다양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나오는 반찬 같은 안주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양념장 올린 연두부, 열빙어 구이 몇 마리, 작은 감자 통구이 몇 개, 돼지고기 장조림 몇 점

감자와 장조림, 두부튀김 몇 조각, 이런 것까지도 돈을 내고 먹어야 한다면

볼품이 없어도 돈 안내고 반찬으로 나오는 

한정식 밑반찬이 우리 생리에 더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안주들이 우리를 잡아끄는 것이 

바로 이자카야의 얄미운 안주들 매력이지요.


(오뎅탕. 이거 보기와 달리 맛이 좋습니다.)


(시메사바. 좀 건조한듯한 느낌이지요?  쪽파라도 좀 올려놓지...)



그렇게 이자카야의 점심메뉴에 빠져있는 동안 

일본 가정식 요리를 강조하는 종각 <동아리>에서 술 한잔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오래 전, 패주 된장 버터구이, 통 오징어찜, 고등어 초절임을 먹었던 곳인데

위에 얘기했듯이 깨작하게 먹어야 할 곳에서, 동생같은 큰 조카가 아싸리하게 주문하고 

음식 값은 엉뚱하게 (아니면 즐거운 마음으로) 형같은 사촌동생이 치뤘습니다

양은 적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메사바가 있고 오뎅이 맛있었습니다

역시 이자카야는 꼬물꼬물 찾아먹는 재미입니다.


 

(이건 시키지도 않았는데 주방장이 혼동했거나 알바 언니들이 잘못 주문 넣거나...   

에이, 그냥 먹자. 동행한 사람들 인간성 좋습니다.)


(미아4거리에도 이자카야가 곳곳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코코로라는 곳입니다.)


(주문한 안주가 나오기 전에 맛뵈기로 준 감자튀김. 이런 것도 '오토시'축에 들어 가나요?

종이봉투에 양념가루를 넣어 흔들어 묻혀 먹습니다. 이건 돈 안받는 진짜 서비스안주입니다.)


미아4거리는 제게 참새 방앗간이나 마찬가지인 곳입니다

출출하거나 비가 추적이면 

괜히 근무 잘하고 있는 후배가 자진해서 개 끌려나오듯 끌려나오는 곳이지요

닭 한 마리나 삼겹살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의외로 이런 주점이 은근히 많스므니다

치킨이나 먹으려다 수작요리라는데 현혹되어 들어간 집. <코코로>. 

서비스로 감자튀김을 종이봉투에 넣어 주는데 흔들어 들랍니다

라면스프 같은 짭짤한 파우더가 입혀집니다


(간장프라이드치킨.)


따끈한 게 은근히 맛있어 마지막 두 개 남기고서야  겨우 사진을 찍었습니다

직접 만든다는 간장치킨의 짭조름한 맛과 소스의 매운 맛도 잘 어우러집니다



(신경 많이 써줍니다. 서비스로 갖다준 방울토마토와 단감.)


(나가사키 짬뽕 안주)


나가사키 짬뽕은 생라멘이 아니라 우동입니다.

것도 괜찮긴 한데 점심에 먹는 면류와 

저녁에 먹는 면류의 값 차이가 뭔지 혹시 아시는 분 계신가요

해장국과 술국은 양의 차이인데 이건 연장(무쇠 솥과 가스버너값인가요?

째째하게 굴지 말고 그냥 먹기나 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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