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배 들어오는 날 - 나한테 좀 뿜어줄래?

fotomani 2014. 11. 8. 08:05

 

요번 모임은 XX이 집 근처로 하자.”

수술했다고 신경 써주는 건 고맙지만 분당 사람을 창동까지 델꾸 오면 나더러 어쩌라구?

내 목숨 고래심줄맨치로 찔긴 줄 아는 모양이지?

 

웃기지 말고 이전처럼 종로 2가에서 모이자 해놓고 

뭘 드실지 의견을 수렴해보니 어느 한 분이 난 회가 먹고 싶답니다

종로 2가에서 회라니??? 

종로에 몇 군데 횟집이 있긴 하지만 

딱 내놓고 여기다하고 권할만한 곳이 별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번 찾아보긴 해야지요

인터넷상에서 맛집이라는 곳 한두 군데 실패해보면 다음부턴 영 신뢰가 가질 않고

자신도 없어집니다.

그런 경험자 중 한 사람은 잔소리 말고그냥 아무데나 정하랍니다



실패하든 탁월한 선택을 하든 하늘을 봐야 별도 따고 임을 봐야 뽕도 따지... 

결국 인터넷으로 검색합니다. 하나 걸립니다. 이름 좋습니다. <배 들어오는 날>

 

모임 날 가니 상호가 둘입니다. 이층은 <배 들어오는 날> 아래층은 <배 들어온 집>. 뭐 그럴 듯합니다

2층이야 하늘에 가까우니 날(), 아래층이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란 노래도 있으니 집(자궁)

거 세상 돌아가는 음양 이치에 딱 들어맞습니다.



이 집은 분당에도 있는 모양인데 경험자 말에 의하면 

여그나 거그나 나오는 회와 곁안주에 차이가 거의 없답니다.

회는 정해진 게 없고 그날 들어오는 거 싱싱한 걸로 나온다나요?

통오징어 찜. 맘에 들긴한데 좀 작은 놈 싱싱한 거 2 마리로 내장까지 쪄주면 조은디...



가자미 프라이와 해물전. 밑반찬이 좀 아쉽습니다. 



왼쪽부터 농어 뱃살, 방어, 광어(?), 방어라는데 ...일단 회가 두툼하고 맛이 졸깃하니 좋습니다.

자연산만 고집한다네요.  방어야 그렇다쳐도 아마 광어는...?



세트메뉴 시키니 해산물과 매운탕이 곁들여 나옵니다.

조금만 더 신경쓰면 좋은 소리 들을텐데, '푸짐'이라는 단어가 딱 걸립니다 ... 

좀 더 안면을 익혀놔야 좀 더 들어올까요?

저 해삼은 제주 홍삼도 아닌데 돌처럼 딱딱합니다.



앞에 앉은 친구가 가자미를 다 먹고 좀 더 달라니 그건 리필이 안된답니다.

쪼매 섭섭하지요?



나중에 온 의사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뭔가 건네줍니다.

"야, 거 혹시 비아그라면 담에 우리 꺼도 좀 가져와."

거기서 시작해서 비아그라의 약리작용까지 아는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너도나도 지껄여댑니다.

"비아그라도 일단 발기가 돼야지 발기 안되면 아무 쓸모 없어--"

"그렇게 되면 죽든가, 얘말처럼 펌프 준비해야지,  그 펌프는 달고 다니는 거니?

아님 필요할 때마다 붙여 쓰는 거니?"

"그거 작동시킬 때 자동혈압계처럼 '다르르르' 소리 나는 거니?"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옆 테이블 상이 더 멋지네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틀린 말 없습니다. 



화제는 무궁무진합니다.  이제는 승마얘기로 옮아갑니다.

"이번 금요일에 젊은 친구랑(여자) 같이 말타러 가기로 했다."  노총각이 자랑합니다.

잘 나갑니다. 부럽습니다. 그거 듣고 샘이 나서 그냥 놔둘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럼 누가 말이 되는데? 번갈아?"



매운탕 설설 잘 끓습니다. 남들 포스팅한 걸 보니 낙지도 넣어주던데...?

그건 따로 시켜야 하나?



어찌 됐건 매운탕 맛은 좋습니다. 



제가 이날로 금연 2주째 금주 2주째입니다.

금주라 해도 소주 한 잔, 맥주 한 곱뿌 먹었는데

아-- 금연은-- 이거 하일없이 집중을 못하고 자꾸만 바깥으로 나갔다 들어왔다 하게 됩니다.

저 그래도 웃기느라 립서비스 많이 해줬는데도 사람들은 나의 알딸딸 내지는

혀꼬부라진 목소리가 아니라고 팁을 낼 생각을 안합니다.

지금까지 다 웃어놓고도 시침 뚝 따고, "야, XX이 술 안 먹으니까 재미가 없다."



"야, XX아, 너 왜 자꾸만 들락날락거려?"

"야, 너 지금 할일 없으면 밖에 나와서 담배연기 나한테 좀 뿜어 주겠니?"


닥다리 블로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