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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닭갈비 같으니.

fotomani 2015. 3. 3. 10:29



의정부로 가는 1호선 전철을 보면 

석계-창동 구간을 지상으로 달리다 창동에서 부터 고가철도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소음 때문인지, 교통소통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사진처럼 고가철도 아래로는 점포들이 들어섰습니다

대부분 음식점들이지요. 위로 전철이 지나고 있으니 얌전히 음식을 먹는 것보다는 

술을 겸한 말하자면 규모 큰 대폿집이 더 잘 어울리겠습니다

옛날 같으면 철로 이음매 때문에 달그락 덜그락 소리가 났겠지만 

요즘은 이음매가 없어 쿠르르르릉하고 좀 재미없게 지나가긴 합니다

낭만도 현대화 돼가는 중이지만 술맛은 달그락이 더 낫습니다

그런 걸 보면 코레일에서 대폿집 거리를 만들려고 고가를 만든 거 아닌지 의심됩니다.

 


도봉역 앞 곱창집에 가려고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보니 

이 고가철도 아래 있던 닭날개 튀김집이 계륵장군이란 숯불닭갈비집으로 바뀌었습니다

계백장군이 연상되어 계륵장군인가요? 계륵이란 암구호 때문에 참수 당한 주부 양수가 얼핏 떠오릅니다.

수락산 입구에서 숯불닭갈비로 재미 봤던 추억이 있어 그 집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3+1’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습니다. 닭갈비 1인분 330g을 셋 시키면 하나를 덤으로 주겠다는 뜻이지요

요즘 이런 <+1>의 경제가 판을 칩니다



밑지고 하는 장사가 있을까요? 1원짜리 공사입찰도 나중을 생각해서 손해보는 척하는 거지요

음식이야 배부르면 생각이 달라지니 나중 생각하기 곤란하겠지만

요즘 음식이라는 게 정량 2인분을 먹고 나면 2인분 추가로 먹긴 그렇고 

1인분만 시키면 딱 맞겠지만 그러자니 좀 째째한 것 같을 때 안성맞춤이겠습니다.




보통 커다란 철판에 야채와 양념 닭고기를 넣어 파는 닭갈비 대부분 수입 냉동 닭다리살입니다

쪼잔하니 하나씩 젓가락으로 챙겨보면 형체가 처참합니다

그런 거 생각하면 먹을 게 있겠냐 하지만 한번 보고나면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지요

석쇠에 올려놓고 굽는 닭갈비야 야채를 올려놓을 수 없으니 

고기의 양과 정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1인분에 저며진 닭다리살 3토막, 뼈의 크기를 보니 수입 냉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매운 맛이라는 게 중년이상은 건드리지도 말라는 매운 맛이어서 

보통으로 시켰지만 그것도 상당히 맵습니다

육질이 탱탱하진 않지만 먹어줄 만은 합니다

한참 먹다보니 양념장 그릇에 놓인 게 겨자소스가 아니라 파머산 치즈와 크림치즈였네요

찍어 먹어보니 맛이 괜찮아 계속 손이 가지만 줄어들지 않는 뱃살이

아니되옵니다아우성에 손사래 칩니다.




다음엔 이집 가지 않을 겁니다. 안주가 모자라는 듯하니 더 시켜 과식하고

안주가 남으니 과음하고, 다음 날 숨이 차니 운동량 줄고

먹자니 그렇고 안 먹자니 지나치기 힘든 진짜 계륵 입니다

나쁜 닭갈비 같으니...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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