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쏘주 한병 꿰차고 갈끼다--수유 옛곰탕집

fotomani 2015. 3. 7. 10:03



강북쪽에서 수유시장은 규모로는 남대문, 동대문, 경동, 청량리 시장 다음쯤 가겠지만

서울 시장 후보는 물론이고 대통령 후보들도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니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치적 위치도 사뭇 웃길이 아닌가 합니다.



그 수유시장을 대통령 후보도 아닌 제가 가끔 들르는 것은 누른 돼지머리 편육 때문입니다.

요즘은 순대집에서 그냥 돼지머리를 썰어 팔지 이처럼 누른 건 별로 볼 수 없는데

이 시장엔 몇곳 있습니다. 아마 같은 곳에서 공급하겠지만 다른 곳 머리고기보다 고소한 편이고

총각이 장사하는 순대국집 새우젓이 맛있어 제 단골입니다.



이 수유시장에 은근히 맛깔스러운 밥집이 몇 곳 있습니다. 며칠 전 나주식 맑은 곰탕하는 집이

있단 소식을 접했는데 수유시장 변두리라고 힌트만 줬지 지도상에도 나타나질 않습니다.

또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할 때가 되었습니다. 

머리고기 봉다리 하나 꿰어차고 한바퀴 돌아 볼까나?

변두리라니 중심은 아니겠지.... 의외로 첫번에 딱 짚은 골목에서 나타났습니다. 

뭐야,  이거 재미 없잖아?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벽에는 연예인 사진과 사인이 붙어 있습니다.

시장홍보 비디오 찍다가 들른 모양입니다.

전 TV를 보질 않아 개그맨이라는데 당쵀 누가 누군지...ㅜㅜ



아무리 둘러보아도 메뉴판은 보이질 않고 "밥을 말아 드릴까요? 따로 드릴까요?"

젊은 주인이 묻습니다.  반주 하려면 국물 한숟깔도 아쉬우니 "따로!!! 그리고 빨간 거 하나!"

그랬더니 여주인이 우리 집에선 소주를 팔지 않고 사다 잡숫는 거까지는 용서하겠답니다.

좀 더 변두리 몇집 건너편 마트에서 쏘주를 하나 사서 종이컵에 따라먹습니다.

그러고 보니 벽면 위쪽에 성경구절 액자가 붙어 있군요.

일단 상차림은 시장에 위치한 식당 외관과는 달리 깔끔합니다.

그러나 곰탕의 비주얼은 그리 맛깔스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대파를 듬뿍 넣으니 모양이 나아졌습니다. 양도 들어 있네요.

간이 거의 돼있지 않아서 소금, 후추 등으로 간을 해야하는데

이럴 때 단점은 국물과 소금 간 맛이 따로 논다는 게 단점이지요.

좀 탁해지더라도 마늘과 소금으로 미리 간을 하고 끓였으면 맛이 좀 깊어졌을 텐데,,,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요거이, 요거이, 고추절임, 그리 맵지 않고 맛있습니다.



밥을 말아 넣으니 제대로 곰탕이 됩니다. 



눈길만 돌려도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힐 것 같이 작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쏘주 한잔 털어넣으며, TV도 힐끔 보며, 주방으로 향하는 문에 붙여놓은

곰탕의 유래도 살펴보고 있는데 여주인이 문을 드르륵 닫으니 그제서야 메뉴판이 나타납니다.

'에잉,  특으로 먹을 껄...'

곰탕에 들어간 양을 보니 다음엔 곱창을 한번 먹어보아도 될 듯 합니다.



젊은 부부는 유쾌하고 지나가는 행인 뒤로 듣든 말든 열심히 계속 외칩니다.

저의 집 곰탕은 조미료 안들어가고 어쩌구 저쩌구....

반주에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하며 붙임성에 장사가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수유 옛곰탕집 070-8945-8288)


닥다리 블로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