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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의 그 포니?

fotomani 2016. 4. 11. 13:34



"저 이런 거 하나 만들어줄 수 있어요?"

<내장무침>이라는 희한한 안주로 아들과 쏘주를 한잔하는데 스마트폰에 저장했던 사진을

보여주며 하는 말입니다.

"그게 뭔데?"

"포니요."

포니라면 경공업 제품 하나 변변히 만들지 못하던 시절, 국내에서 생산된

승용차로 우리의 자부심을 키워줬던, 본네트를 열면 엔진룸을 통해 시원하게

땅바닥이 훤히 다 내려다 보이던, 그래서 정비가 쉬워 너나 나나 웬만한 경정비 정도는 

다들 할 줄 알게 만들었던 국민차, 응답하라 1980의 그 포니? 



그런데 포니라고 보여준 사진은 아래 도면과 비슷한 사마귀 집게 비슷한 사진이었습니다.

'이게 뭐하는 거니?'

가죽공예가 발달된 서구에서는  Leather Stitching Horse 라 불리던 도구가 있었습니다.

앞에는 집게가 달려있고 그 뒤로 말처럼 타고 앉아 가죽에 바느질을 하던 작업공구지요.

이걸 직관적으로 Leather Stitching Horse라 이름짓고 그냥 간단하게 포니(Pony), 

조랑말로 부르게 된 모양입니다. 살당히 클래식한 작업공구입니다.



보여주었던 건 탁상용 간단한 모양이었는데 좀 찾아보니 위와 같은 형태가 되어야 

그런대로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목재는 가지고 있던 자작합판과 자투리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4월 9일 놀토에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작업실이 없으면 저렇게 마당이나 옥상공방에 공구들 꺼내고 먼지 피우고

끝나면 청소하고 다시 제 자리로 들여놓는 게 일입니다. 

자, 톱밥을 휘날려 봅시다.



각도절단기를 빌릴 걸 원형톱으로 어찌 해보면 되겠지 했는데 톱의 직경이 작아

사선으로 자르질 못합니다. 결국 맨 손으로 헤딩, 톱질했습니다. 

한 서너 시간만에 위 사진처럼 키트를 만들었습니다.

지주에 합판을 덧대지 않아야 하는 건데 양쪽에 대는 바람에 길이가 늘어나

저 볼트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꼭 뭐 하나 실수한다니까~~

다시 130 mm 볼트를 구해야겠네요. 저런 볼트는 낱개로 팔지 않고 대개 봉지 단위로 팔아

또 구입하려면 애먹겠습니다.

클램프는 악기 제조용 나무 클램프입니다. 목공용 까칠한 것보다 부드럽게 보여

섬세한 가죽공예 작업도구로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벌써 12시가 넘었습니다.

이제 조립과 칠만 남았으니 점심을 먹어야지요. 내장무침에서 시작된 작업

내장탕으로 참을 때웁니다. 제가 만든 내장탕인데 언제 포스팅하지요.



자~ 이제 조립과 대충 사포질이 다 되었습니다.

클램프는 2개를 넣어 일일히 빼고 꼈다 하는 일없이 보통 위쪽 클램프로 조여 쓰다

큰 작품은 걸리지 않게 위의 것을 빼고 작업하면 되겠습니다.

임시로 볼트놉(knob) 대신 8 mm 목심을 끼고, 10-15-20 도에 목심으로 

고정되게 만들었습니다.



뒷태입니다.

맨 위 마름모 집게 부위는 가죽으로 덧댄답니다.



재벌 칠까지 한 상태입니다. 자 이 걸로 좋은 작품 나오길 기대합니다.

그런데 이 나이에 어디 쓸모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에고 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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