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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오빠 이야기

fotomani 2016. 6. 2. 08:47



<아차산오빠>는 아차산 부근에 살고 있는 젊은이입니다. 제 아들이지요.



어느 날 다니던 회사를 접고 수제가죽공예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세상에 하고 싶은 일이 생업이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른 집 아이였으면 가볍게 두손 들고 잘해보라 격려했겠지만

내 새끼가 되다보니 격려보다 말도 못하고 걱정이 앞서는 건 사실입니다.



몇년 전에 후배로부터 나와 집사람 환갑에 띠에 맞춰 핸드폰이나 지감에 

장식용으로 매달 금으로 된 작은 용과 뱀 마스코트를 하나씩 선물 받았습니다.

후배님들도 환갑이 돼오니 이게 은근 부담됩니다. 

답례로 작은 티테이블을 만들까 어쩔까 하다가

그러지 말고 아들에게 부탁해서 수제 반지갑을 만들어 달래자.



자기 고향에서는 장사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주위 사람들이 자라온 과정을 워낙 빤히 알아서 이제 독립된 사회인으로 능력을

인정받기 힘들어서겠지요?

제가 바로 그짝이였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딱딱한 가죽보다는 부드러운 양피 같은 가죽을 좋아해서 

아들 작품으로 답례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겁니다.



내가 삐딱하게 물으면 "멋있잖아요." 등으로 쿨하게 답하곤해서 

제가 대꾸할 말이 없이 머쓱하게 만드는 재주도 갖고 있었지요.

윗 사진은 MBC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라는 프로에 오른쪽 <루빅>이라는

후배 싱어송라이터와 함께 며칠 전 출연해서 기념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아차산오빠>라는 닉네임도 그래서 급조한 모양이지만 저에게 물어 본다면

저도 아들처럼 "(아차산오빠) 괜찮잖아요?"라고 쿨하게 대답할 거 같습니다.

지금 생업이 된 수제가죽 작품들이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것 같아 

Leather Man 보다 오히려 <아차산오빠>가 더 어울릴 듯도 싶고요.



12시에 방송하니 들어보라는 말에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 미니를 다운 받아 들어보는데

12시가 돼도 <강석과 김혜영>만 나오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아차했습니다, 표준 FM을 듣고 있었던 겁니다. 노털 티를 냅니다.

부랴부랴 FM4U로 돌리니 막 나오기 시작합니다. ㅋ

노래엔 문외한이지만 엄마를 주제로 한 <당신이기에>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당신이기에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TPwEsAw-FM4



"저도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루빅 어머니께서 아차산오빠와 김신영씨와 

방송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하시며 울먹이시는데 ㅠㅠㅠ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청취자분들도 가슴이 뭉클하셨는지 

감동적이다, 눈물이 난다 라는 메세지를 많이 보내셨더라구요"

부모와 엮이면 누구나 짠해지고 울컥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걸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조금씩 방송에 소개 되기 시작할 조짐이 

보인답니다. 곁에서 봐도 기분좋습니다.



내 아들이 아니라도 이리 좋은데...  좋은 기운은 함께 같이 하게 마련입니다. 

이게 아차산오빠나 루빅이 함께 뜨는 출발점이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항상 첫발이 힘든 법이지요. 그리고 지금이 내 인생의 바닥이라고 생각하면

못할 일이 없을겁니다. 힘내라, 아차산오빠, 루빅!

나요? 아차산아빠! 아니 닥다리.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