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뒷북 짝태

fotomani 2016. 11. 24. 13:06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크~,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우리 가곡 <명태>의 가사지요. 얼마나 흔했는 지 동네 구멍가게 기둥에 먼지 쌓인 채 

걸려있던 북어는 가난한 시인의 안주가 되기도 하고 그의 시로 새로 태어나기도 했지요.

그러던 북어는 우리 바다에서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를  중국산 동태와 

러시아산 동태로 자리바꿈한 지 이미 오랩니다. 



명태는 생태와 북어를 거쳐 먹태와 황태 아니 그 새끼인 노가리까지 등장하더니

이제는 짝태란 이름으로 우리 앞에 등장했습니다. 그보다는 오래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무명씨 짝태가 새롭게 본무대로 데뷔한 것이라 봐야겠지요.

짝태는 '명태의 배를 가르고 밸을 꺼내서 소금에 절여 펼쳐 말린 것'이라고 걸쭉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북식이지요. 남쪽에서는 소금에 절이지 않고 말린다고 합니다.

짝태의 어원은 짜개다와 명태가 합쳐진 말로 짜개명태, 짝명태를 거쳐 짝태로 

변한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김태훈>



저도 전엔 짝태란 말을 몰랐는데, 그럼 북어나 먹태나 노가리와 어떻게 맛이 다를까요?

미아4거리의 짝태집으로 갑니다. 모양은 뭐, 북어나 먹태와 비스읏합니다.



비슷하다기보다 '짜갠' 짝태니만큼 살을 바르면 자연스레 껍질이 옹근 채로 나오겠네요.

그런데 안주접시에는 살만 나오는게 아니라 살을 발라낸 껍데기까지 구워주는데 

이게 짭쪼름하니 과자처럼 바삭하게 맛이 있습니다.

원래는 이거 주방아줌마 차지였다가 빼앗아서 밝은 세상으로 나오게 된 듯 합니다.

야박스럽게 아줌마 잔재미마저 박탈한 셈입니다.



청양고추를 다져넣은 마요네즈 간장에 찍어먹으면 아주 괜찮은 안주가 됩니다.



 맛은 있는데 간에 기별이 잘 오지 않습니다. 다른 걸 시키자니 이거 가격 좀 보소.



이런 걸 <스몰비어>라 한다지요?

다양한 안주를 싼값으로 맛볼 수 있게 한다는...



주인장이 처음온 손님도  마치 구면인듯 싹싹하게 대해줘서 이집 안주들도 재치있는 

'주인 닮은 모양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짝태노가리야>는 체인점이로군요. 

이거 완존 뒷북입니다.



주방에 써놓은 '첫 사랑 내 짝태~' 그럴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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