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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집요하게 순대 찾네-용인시장 평원집

fotomani 2019. 7. 18. 11:15



지난 번 순대를 먹으러 용인시 백암면으로 갈까 천안시 성환읍으로 갈까 하다 성환 이화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병천순대나 백암순대 모두 부산 떨지 않고 서울에서 먹으려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고장에서 먹어본다는 유혹은 유치원생의 막무가내 투정처럼 쉽게 진정시킬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고딩 카톡방에 미끼를 던져 봅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인데 입질이 옵니다.

원래 낚시는 해뜰 때와 해질 무렵 잘되는 법입니다. 



순천향 병원 입구에서 광역버스로 갈아탑니다. 일요일이라 승객이 별로 없어 거의 전세버스 입니다.



불과 50분 남짓에 용인 중앙시장에 도착합니다. 백암면에 들어 갈 수도 있지만 장구경도 할 겸 이곳에 온 겁니다.

수지에서 출발한 친구보다 내가 더 빨리 도착했습니다.

시장은 출입구마다 떡골목, 야채골목, 순대골목... 등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장날도 아니고 공휴일 이른 아침이라 시장은 한산하지만 떡집 만은 바쁩니다.



달싸해서 손이 끈적거릴 것 같은 호화로운 시루떡입니다. 



몇 분 뭉개고 있으니 친구가 황야의 무법자처럼 햇빛을 등지고 순대골목에 나타났습니다.



둘이서 순대만 한 접시를 먹어야 할 지 얼큰한 순댓국으로 속을 풀어야 할 지 망설입니다. 

특으로 해서 토종순대를 많이 넣어 달랍니다.

SINCE 1986 ㅋㅋㅋ



마늘장아찌가 나오네요. 겉절이도 맛있어 뵙니다.



술을 부릅니다. '여기 이 동네 막걸리 한 병~', 오늘은 장수막걸리밖에 없답니다. ㅜㅜ



들깨 두어 숟갈, 청양고추 조금 더 넣고 휘젓습니다.



순대 한 덩어리는 마지막 입가심으로 남겨 놓습니다. 접사하니 좀 거시기 하네요.

잡내 거의 없고 막창 씹는 느낌이 좋습니다.



친구는 어제 저녁 과음을 했는지 아직도 졸음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어우~ 거 푸짐하네~'합니다.

먹어 본 중에 제일 푸짐하답니다. 맛있으면 하나 사 오라고 했다며 순대포장을 부탁합니다.



얼큰하게 해장 잘했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양이 딱 맞네요.



그새 가족이 총출동해서 손님 맞을 준비합니다.

순대에 맛 들린 것은 광장시장 순대보다도 80년 대 여행을 다니며 태백황지시장에서

돼지 창자에 순대 속을 밀어 넣어 만드는 걸 보고 뜨끈한 순대에 그만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순대 먹을 때마다 그 기억이 침샘을 자극시킵니다.

이번 휴가 때 태백에 가서 시장 순대 한번 먹고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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