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오로지 먹방 길-옛날국밥&갈비한판

fotomani 2019. 10. 11. 08:43



이번 한강 산책 종점은 능곡 <ㅇㄴ국밥 & 갈비한판>이라는 국밥집입니다.

그 먼 파주 금촌역 앞에 오로지 '갈비한판' 만을 파는 <우리집갈비>를 3번 가서 3번 모두 허탕 쳐

그 비슷한 거라도 한번 먹어보자고 능곡역 앞 전통시장에 자리 잡은 이 집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이젠 대놓고 먹방이라구요? 아니지요. 걸어야지요.

홍제천으로 내려오다 샛길로 평화의 공원에 접어듭니다.



가을입니다.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습니다.



다시 한번 사진 속으로 들어가 걸어보고 싶어지는 길입니다.



평화의 공원에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접어드는 구름다리입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 숲길로 접어듭니다.



하늘공원 둘레길 중 메타세콰이어 길입니다. 저녁 노을 질 때 운치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뽀뿌라'(미루나무)입니다. 오래 전엔 가로수로 많이 쓰였지요.


문득 장욱진의 가로수가 떠오릅니다. 

하루를 마치고 석양에 황토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과 강아지 그리고 장욱진이 좋아했던 붉은 소.

집은 눈, 비, 바람을 막아주고 따뜻한 방에서 다리 뻗고 오붓하게 쉴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림처럼 윗 사진의 파란 가을 하늘과 미루나무에 내 가족의 행복을 그려 보시지요.

나는 저기에 갈비한판과 국밥을 그려 넣을랍니다.



오늘 새벽 버스의 난방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을 정도로 쌀쌀한 가을 날씨입니다.

해가 떠오른 지 한참이지만 아직도 부레옥잠 꽃잎에 내려앉은 이슬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용치다리. 대전차 장애물을 이용해 다리와 전망대를 만들었습니다.

대전차 장애물이 용의 이빨을 닮았다 해서 용치(龍齒)입니다.




마곡대교



붉은 토끼풀



행주산성



이번엔 평화의 공원 정원을 끼고 걸어 가을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코스가 되었습니다.



능곡역 앞 작은 재래 시장이지만 진열해 놓은 야채, 과일, 생선들이 싱싱합니다.

그중에는 <고양이한테 맡긴 생선>, <빵 굽는 도깨비> 등 재미난 상호도 있네요.

12시 조금 지난 시각인데도 쉬지 않고 손님이 들어옵니다. 가게도 깨끗한 편이고요.

쏘주 3000도 마음에 쏙입니다.




일단 갈비 한판 시킵니다. 요즘 갈비 양념처럼 캐러멜, 설탕, 간장, 조미료 범벅이 아닌 

을지로 3가 안성집 돼지갈비 같이 전형적인 불고기 양념인데 고기 두께가 얇아 갈비뼈가 없으면 

불고기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식욕을 당기게 하는 색깔입니다.



갖 무친 배추 겉절이, 잘 익은  '깍꾹'용 깍두기, 텃밭에서 따온 것 같은 상추.



비주얼은 영락없는 불고기요 맛도 딱 불판에 구워 먹는 불고기입니다. 



양념이 짙지 않아 거의 다 먹을 때까지 바닥이 별로 지저분해지지 않았습니다.

과하지 않은 불고기 양념으로 시중 양념 갈비에 질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갈비 한판'입니다.

근막까지 말끔히 벗겨져 뜯는 재미가 있습니다.



배는 부르지만 토렴 돼지국밥 하나 더 시킵니다. 돼지 잡내 없이 달싸하고 구수한 국물.

들깨 향이 너무 짙어 미리 알았으면 빼 달라고 했을 텐데.



혹시나 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행주산성에서 잡아 끄는 국수를 떨치고 오길 잘 했습니다.

역시 배가 불러야 행복을 '그릴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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