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더욱 좋아진 경춘선숲길과 태릉갈비

fotomani 2019. 9. 23. 09:45



'이번 추석은 밖에서 먹자.'

딸네가 이번 추석에는 시가에 가질 않게 되어 집에 오겠다는 걸 장소를 바꿉니다.

잡다스럽게 기분도 울적한데 집안에서 복닥거리다 헤어지는 게 내키질 않습니다.

전에 경춘선숲길 종점에서 보았던 야외 테이블을 갖춘 숯불갈비집은 추석에 영업할 것 같습니다.

애들은 집에 들러 엄마 모시고 오라하고 나는 먼저 나와 경춘숲길을 걷습니다.



우두머리인 양 날개를 활짝 펴고 뽐내는 건지 날개를 말리고 있는 건지

경춘선 폐선로를 처음 찾은 게 2012년 8월이었습니다. ( http://blog.daum.net/fotomani/70191 )

열차만 다니지 않았지 레일도 녹슨 채 거의 다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 해 남아 있던 일부 구간 공사를 완료하고 전 구간 개통되었습니다.



중랑천을 따라 내려오다 월계역을 조금 지나면 위 경춘철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숲길이 시작됩니다. 왼쪽엔 철길 오른 쪽으론 잣나무 숲길이 이어집니다.



지난 태풍 링링이 쎄긴 쎘던 모양입니다. 부러지진 않았지만 나무가 휘어져 버렸습니다.



서울 과학기술대 앞쪽도 이젠 말끔하게 정비되어 공원 모습을 갖췄습니다.

이번에 이 구간(행복주택 공사구간, 신공덕역터)이 완공됨으로써 전 구간 모두 온전한 산책로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도시구간의 공원화 사업인 만큼 공사기간이 상당히 걸렸습니다.




육사 정문 옆 옛날 화랑대역입니다.



노랗게 칠해진 구역이 경춘선숲길 입니다. 경춘선은 성북역(현재 광운대역)에서 출발해서 화랑대역과 

퇴계원역을 거쳐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놀거리와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하지 못했던 

70년대 교외선과 경춘선은 주말이면 기타를 어깨에 멘 장발 대학생들,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요. 

물론 열차 안에서 기타 치며 노래를 불러도 크게 항의하는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둘이서 희희낙락하더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침 떼고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내 카메라에 증거가 남아 있는데...



아직도 나뭇잎이 우거져 딱딱한 도시 풍경을 차단해줘 더욱 아늑한 산책길이 되었습니다.



삼육대 앞에 세워진 안테나 숲, 이거 무척 오래 된 것이지요.

아래 사진들은 숲길에 피어있던 꽃 사진들입니다. 그냥 감상하시지요.








숲길 종점인 담터마을까지 왔습니다. 카톡을 치니 오고 있답니다.



이제는 돌보지 않아 돌배가 되어버린 배밭에 테이블을 깔아 놓고 영업을 합니다.

오전에만 가봐 몰랐는데 숯불 준비하는 곳을 보니 불판하며 숯가마가 엄청납니다.



CBS 강석우의 음악 프로를 들으며 구워 먹는 맛이 그럴 듯합니다.

오다 가다 흘러 나오는 그 음악 때문에 머리 속에 남아있던 음식점이고, 그것 때문에 이 집에 온 겁니다.



탐스럽게 담아 왔습니다.



형광등 불빛이 아닌 아침 햇살에 보니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집사람은 명절 음식을 해 놓았습니다.

집에 가면 보따리 싸서 들려 보내겠지요.



약간 모자란 듯한데 아침부터 배 터지게 띵띵거리며 먹을 수도 없고 안주 삼아 밥 삼아 갈비탕 하나.



나는 친구 만나러 시내로 나가고 손주는 꿈에 그리던 삼촌 컨버터블 쿠페에 앉아 신이 났습니다.

김포로 이사간 친구를 불러내 한 판 치고 술 한잔하며 내일은 어디 가서 걸을까 했던 호언은

청주 됫병 들고 갈짓자 걸음 걷던 우리네 오래된 추석 풍경처럼 하얗게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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