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입맛은 변한다-짜장마을

fotomani 2021. 10. 6. 10:42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객관성은 떨어지고 개인 경험에 따라 새롭게 정형화됩니다.

분명히 옛날엔 기가 막힌 맛이었는데 오랜만에 가보면 나의 맛에 대한 감각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수유역 부근에 신장개업하는 중국집에서 어떤 짬뽕을 시키든지 낙지 한 마리 넣어주고

깐쇼새우를 반값에 낸다고 커다란 현수막을 붙여놓아 며칠 뒤 가보았더니 3일간 반짝 세일이었답니다.

직접 만드는 만두냐 물어보고 짬뽕+만두 세트를 주문했더니 공장표로 의심되는 만두가 나오는데

만두소에 조금만 신경쓴다면 수제만두라 우겨도 될 만큼 요즘 공장표 만두 질이 엄청 좋아졌습니다.

<닥다리로가는길> 카톡친구로 맹글면 자동으로 새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chat 

 

후배가 방학동에서 만나자해서 음식점을 찾다 7시도 안됐는데 웨이팅이 길게 늘어진 집을 보았습니다.

뭐가 유명한가 알아보니 군만두와 즉석 육개장이 괜찮답니다.

근무를 일찍 끝내고 달려갑니다. 짜장+군만두, 짬뽕+군만두 등 알뜰 메뉴도 있고 육개장과 탕수육도 끌립니다.

짬뽕+군만두 세트를 시켜봅니다. 먼저 나오는 군만두 비주얼이 최상입니다.

요즘 군만두는 거의 튀김만두라 할 수 있는데 찹쌀만이 아닌 전분이 가미된 만두피 같습니다.

부추와 돼지고기 비율은 적절한데 기대가 컸던지 맛과 향은 그걸 따라가지 못합니다.

냉면 고명으로 올리는 수육인가 착각할 정도로 홍합에 인색한 짬뽕이 많은데 저 정도면 훌륭합니다.

면 첨가제가 MSG처럼 취급되는 세상이지만 제 입맛이 거치른지

소다 들어간 면이 탄력도 있고 약간 비린 게 옛맛을 일깨워줘 더 좋습니다.

 

맛과 향이 내 생각처럼 묵직하면서 여운이 남진 않지만 이 정도 만두소 보기 쉽지 않습니다.

이번엔 짜장+만두를 시킵니다. 옷과 분리되는 만두소의 적절한 배합이 나를 안심시키기도 하고

쉽게 빠져나올 정도로 적은 양은 불만족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값에 이 정도 퀄리티라면

'이 사람들은 언제 잘까' 걱정될 정도의 노동량과 정성에 대한 배부른 투정입니다.

오히려 차라리 가격을 올리고 잠도 자면서 만두소에 신경을 쓰는 걸 권하고 싶습니다.

 

이건 방학동에서 유명하다는 <ㅅㅈㄱ> 군만두입니다. 요즘 가서 먹어보니 옛맛이 아닌데 옛 사진을 찾아보니

만두소 내용이 대동소이입니다. 제 기억을 내 입맛에 맞게 포장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집 만두보다 엊그제 찾은 <ㅉㅈㅁㅇ> 만두가 내 입맛에 더 맞는 걸 보면  평양냉면처럼

세월이 흐름에 따라 내 기억 속 군만두 원형은 전설로만 남는 것 같습니다.

닥다리 블로그

http://blog.daum.net/fotomani

<닥다리로가는길> 카톡친구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