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메뉴판에 돼지 되고 쪽 팔리고

fotomani 2021. 10. 12. 13:34

수도권에서 3대 순댓국 중 하나라는 삼거리 먼지막 순댓국,

맛보다는 상호에 먼지막(幕)이라는 지명 혹은 단어가 들어가 말죽거리가 연상돼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21세기에 먼지 나는 비포장 주막거리에서 천막 치고 장사할 리야 없겠지만 끌리는 것이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역시 오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실내에 들어선 정자, 1959년부터 순댓국 값 변동표, 

시대별로 사용된 화폐 모음, 사진, 목조각... 골동품에 둘러싸여 있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여성고객이 많아 의외였고 순댓국 가격에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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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으로 시킵니다. 설설 끓는 뚝배기에 대파와 고춧가루가 얹혀 나옵니다.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자태 일부를 뽐내는 걸 보면 내용물이 실할 듯합니다.

 

기본 반찬은 테이블에 있는 깍두기와 겉절이, 청양고추와 쌈장, 양념으로 새우젓과 다진 마늘이 나옵니다.

숟가락으로 훑으니 잠수 타고 있던 고기들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다른 순댓국집에서 보기 힘든 울대처럼 보이는 부위 등 하나하나 보며 건져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골뼈로 우려낸 국물이라는데 진한 느낌은 아니고 고기가 많아 밥은 남깁니다.

순대 빼고 머리 고기와 내장 小자로 하나 포장합니다. 

 

대림역까지 1km 남짓이라 구경도 하고 먹은 걸 태울 겸 걸어갑니다. 

식품점에서 해선장과 마라땅콩 하나 사들고 오다 보니 메뉴판에 5천 원 안주가 그득합니다.

꿈이야 생시야? 혼술 안주인가? 금방 먹었는데 먹어? 말어?

 

일단 지나치고 연변 냉면 구이 만드는 걸 보며 유혹에 넘어갈 궁리를 해봅니다.

 

'빠꾸!'

아점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 가면 언제오나

혼술용 안주라는 게 궁금하기도 하고 엊그제 먹었던 마파두부 덮밥이랑 비교도 할 겸 들어갑니다.

그런데 벽에 붙은 마라 두부 덮밥 가격이 아리송합니다. 8천 원? 공깃밥 하나가 3천 원?

 

핸드폰 얼굴 주인이 순진한 건지, 어리숙한 건지, 세상 물정 모르는 건지?

커다란 접시에 나온 마라 두부는 MSG가 과해 동네 마파두부와 대동소이합니다.

억지로 다 먹고 나오며 계산하려니 만원이랍니다.

바깥에 멋있는 간판의 가격들은? 간단히 대꾸합니다. "아~ 그거 아니에요~"

말로 낚는 걸 보이스피싱이라고 하든가? 염가에 낚였으니  이런 건 바겐 피싱(Bargain Phishing)? 

혼술 욕심에 돼지 되고 야바위 메뉴판에 나잇값도 못하고...ㅜㅜ. 

'아! 됐네 됐어! 핸드폰 사진을 '박규'로 바꾸던지 해야지, 나 원 쪽 팔려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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