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이제 알다니? 남산둘레길- 레드홀릭4

fotomani 2022. 8. 23. 11:56

남산 하면 의례 남산 순환로가 둘레길인 줄 알았지 따로 둘레길이 있는 줄 알았나?

국립극장 부근 삼거리에서 N타워 쪽으로 100m 정도 올라가다 왼쪽으로 데크 쉼터(숲길쉼터)가 있습니다.

구석에 난간이 뚫려 있는 곳이 보이는데 여기로 사람들이 드나듭니다.

이 길이 남산 둘레길 일부로 산림 숲길 입구이며 야생화원길과 자연생태길로 이어지며

N타워에서 내려오는 남측 순환로와 맞닿아 남산도서관으로 연결됩니다.

 

야생화원길은 외인아파트가 철거되며 조성된 공원입니다.

서울로 진입할 때 남산을 가로막고 서있었던 건축물 중 하나로 지금은 하얏트 호텔만 남아 경관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1972년 완공된 외국인 아파트는 당시로서는 호텔에 견줄 만큼 최신 시설과 고층을 자랑하였습니다.

발파 해체를 거의 볼 수 없었던 1994년 남산의 흉물이 이 공법으로 철거된다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공중파로 전국에 중계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에서 당시 폭파 철거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지난 8월 14일 아직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걷기에 좋을 만큼 기온이 내려가서

아침결에 충무로 한옥마을로부터 국립극장 쪽으로 걸었습니다. 순환로는 이미 마라톤 마니아들에 의해 붐볐습니다.

탄탄한 근육을 존경스레 바라보며 약수터(국립극장) 삼거리에서 성벽을 가로질러 N타워 쪽으로 100m쯤 오르다

왼쪽 데크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는데 귀퉁이 난간 사이로(오른쪽 파란 남자분 뒤) 사람들이 드나듭니다.

동네 사람들만 아는 비공식 산책로인 모양이다 하며 호기심에 빨려 들어가 보니 별세계입니다.

남산에 이런 산책로가 있는 줄 그제야 알았습니다.

여기가 산림숲길이고 910m, 아스팔트를 벗어나 흙길을 걷는 재미가 어디입니까?

 

동네 야산 등산로 닮은 길이 끝나고 시야가 트이며 잘 꾸며진 공원이 나옵니다.

이곳이 외국인아파트를 철거하며 만들어 놓은 공원으로 1997년 개원했다 합니다. '그동안 나만 몰랐네ㅜ'

남산에 이곳저곳 사람들이 드나들고 황폐해지며 출입금지 구역을 만들어 놓아 순환로 외엔 전부 출입통제인 줄

알았지 이런 곳이 있었을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만큼 남측순환로에서 둘레길로 유입 경로가 불분명합니다. 

공원길은 그물망처럼 이어졌고 야생화원길이라 명명되었습니다.

 

물론 이태원이나 한남동 주민들에게야 공원이 소월로 곁에 있으니  잘 알고 있었겠지만 이제야 안 게 억울합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우거진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펼쳐진 밤하늘의 별과 달의 향연이 아니라

한여름 대낮 회오리치며 올라오는 지열과 그에 뒤엉켜 작열하는 햇살 사이에서

근육질로 강열하게 춤추는 나뭇가지와 잎새들을 표현한 것 아닌가 하는 착각하곤 합니다.

무궁화동산 뒤에 훌쩍 자리 잡은 나무의 구도, 고흐의 붓과 나이프 터치를 연상시키는 흐린 하늘.

갑자기 그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앞으로 자주 찾을 걸 예감한 걸까요?

 

한남동 산다는 친구가 남산에 자주 간다는 말이 다소 의외였긴 했지만

그 남산이 이곳을 말하는 것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질 만합니다.

뒤늦게 알아서 억울한 심정이지만 그래도 횡재한 것 같습니다.

 

시원한 콩국수나 막국수 하나 먹으려고 남대문 시장 쪽으로 갔는데 보리비빔밥+냉면+칼국수는 많은데

단품이 눈에 보이질 않습니다.  차라리 이열치열로 전에 잘 가던 김치찌개 집으로 갑니다.<ㅊㅇ식당>

예전에 주던 달걀탕은 생략되고 반찬 가짓수는 같으나 가정집 같은 반찬들이 돋보입니다.

견과류, 파북어를 함께 넣어 볶은 멸치, 부추와 함께 버무린 오이무침,  가지와 총각무 묵은지도 좋습니다.

https://blog.daum.net/fotomani/70374 ㅊㅇ식당 김치찌개

 

반찬이 맛이 있어 김치찌개가 나올 즈음에는 밑바닥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숟가락으로 김치찌개를 퍼올리자 떠올려진 내용물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푸짐한 고기, 김치, 두부. 거기다 떡까지 시장 맛이 물씬 나는 김치찌개입니다.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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