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방수공사-억지 레드홀릭5

fotomani 2022. 9. 6. 10:02

8/29 월. 6월 폭우부터 시작된 누수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다 지난주 일차 공사를 마치고

다음날 2차 공사가 잡혀 있었는데 비 온다는 소식에 미뤄졌습니다.

막간에 간단히 성묘하러 영락공원묘원을 들렀습니다. 작년엔 경춘선을 타고 금곡역에 내려 올라갔는데

올해는 4호선 오남역에서 버스로 진건읍 독정리 버스정류장에 내려 뒷문 쪽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아직 대굴이 크지 않은 해바라기가 이른 가을맞이 하듯 웃으며 날 맞이 해주고 있습니다.

묘원 1구역 쪽으로 올라가면 십자가 달린 벽돌담이 있었는데 그 앞에 세워진 묘비에 낯익은 이름이 보입니다. 

혹시나 하며 소천 날짜를 보니 나의 선배 맞습니다. 

문상도 못갔었는데 이건 우연인가요? 필연인가요?

명복을 빌고 가족들 산소에 들르고 석화촌 쪽으로 내려오니

길섶의 사과나무와 대추나무는 올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가지가 휠 정도로 주렁주렁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작년에도 들렀는데 사릉역 쪽 기와집에는 국밥과 내장탕 잘하는 <ㅇㄹ식당>이 문을 열고 있습니다.

작년과 다른 걸 먹으려고 내장탕을 시켰는데 시키고 보니 작년과 같은 겁니다.

천관의 집을 찾은 김유신 말처럼 본능적으로 내장탕을 시킨 겁니다. 내 혀를 잡아 뺄 수도 없고...

여기 내장탕은 하얀 국물에 건더기는 오로지 군대 손수건 '양' 하나만으로 잡내 하나 없이 푸짐합니다.

 

양념이 안돼있으니 다진 청양, 다진 양념, 소금, 고추기름, 들깻가루, 후추로 식성에 맞게 간을 봅니다.

깍두기와 무채가 맛이 있어 들어오는 사람 거의 모두 두 번 시켜 먹습니다.

나는 화이트가 억지 레드가 되도록 고추기름과 무채를 듬뿍 넣어 먹었습니다.

국밥이 궁금해 국밥과 내장탕 하나씩 포장해서 집에 가져왔다가 딸네 집에 다 보냈습니다.

다음엔 각각 두개 씩 사야지~.

 

9월 1일 오랜만에 맑은 날씨입니다. 2차 미뤄진 공사가 비 때문에 내일로 예정돼 광릉숲길로 향했습니다.

진접역에서 버스로 아웃도어 회사 버펄로(BFL)가 있는 광릉내에 내려 왕숙천 쪽으로 갑니다.

부대 앞 농로에 캠핑카로 개조된 1톤 트럭에서 부부가 내려 냇물에 식재료를 씻습니다.

그림이 보기 좋고 부럽습니다. 

봉선사 연못엔 연꽃 한 두 송이가 마지막으로 열정을 불사르고 있습니다.

광릉숲 봉선사천은 이번 비로 깨끗한 모래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나뭇잎들도 가을색이 도는 듯합니다.

 

11km 정도 걸어 이곡초등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고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 내립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골목에  가까스로 재개발을 피한 듯 화분으로 장식한  아담한 <ㄷㅎㄴ칼국수> 집이 보입니다.

얼큰 칼국수+보리밥+수육이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열무 얼갈이 물김치, 수육 몇 점, 김치와 보리밥을 영강님이 가져다줍니다.

다른 테이블에서 그걸로 맛있게 먹는 걸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반찬은 바닥을 보이고 맙니다.

헌팅캡을 쓴 멋쟁이 할머니가 알록달록 면이 가득한 뚝배기 칼국수를 가져다주며 반찬을 보충해주었습니다.

장칼국수가 연상되는 그리 맵지 않은 칼국수였지만 입맛을 돋우는 국물이었습니다.

방수공사는 비새는 곳을 정확히 찾지 못하면 남의 다리 긁기입니다.

6월 말 비가 새 공사 완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만족스럽게 끝났습니다.

액땜했으니 몇 년간은 조용히 지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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