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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까지 말고 먹던 거 먹어- 시래기화덕생선구이

fotomani 2023. 9. 27. 09:41

지난번 '잘 구워봐야 본전'이라고 생선구이를 올렸더니 <XXX에 힘줘라>님이

419 민주묘지 앞에 있는 생선구이집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왠지 이름과 장소가 낯익은 듯해서 찾아보았더니 예전엔 <절구 시래기>라는 집이었습니다.

시래기 솥밥으로 유명한 집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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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옆 골목에서 장사를 하였는데 큰 길가 넓은 장소로 이전을 하였습니다.

<별빛에 말린 시래기, 달빛에 구운 화덕 생선구이>라는 감성적인 간판을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등산객 때문인지 오전 6시부터 문을 연다 하여 느긋하게 새벽 운동 후 7시 조금 넘어 도착하였습니다.

한쪽에선 연로하신 분들이 이른 아침부터 사이좋게 모임을 갖고 계셨습니다.

기왕이면 고등어나 삼치 대신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것을 먹어봐야겠다고

장대구이 가마솥밥을 시켰습니다.

서빙하는 아줌마가  '그거 굉장히 큰 건데요?' 합니다.

2인분으로 나오는 것이냐고 물으니 그렇진 않답니다.

막걸리 종류도 10여 가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곰배령 옥수수 막걸리가 추파를 던집니다.

 

반찬과 막걸리가 먼저 나와 한잔하고 있는데 앞에 앉았던 할머니가 

가져오는 장대를 보며 놀라며  '그거 뭐요?' 하고 묻습니다.

반 갈라 펼쳐놓은 장대는 커다란 개구리 얼굴을 갖고 있는 4-50cm 정도 되는 괴물 생선이었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여수에서 먹었던 반건 서대로 착각하고 시킨 것이었습니다.

오래전 국방부 앞 중국집에서 멋모르고 짜장면 곱빼기를 시켰다가 종업원들 시선 속에

땀 흘려 가며  세숫대야 같은 그릇에 머리 처박고 먹었던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군인 동네에선 함부로 곱빼기 시키면 안 됩니다.

착각해서 시키긴 했지만 그렇다고  남길 수야 없지요.

안보는 척 보이는 관심 속에 반찬까지 리필해 가며 맛있는 척 '대충' 발라 먹었습니다.

'카아~, 옥수수 생막걸리 오랜만에 정말 맛있네~', 끄읕.

***

장대=양태 : 성어는 1m까지 자라는 것도 있으며 뼈가 굵어 국물을 내면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좋아 맑은탕으로 많이 먹는다 합니다.  (입질의 추억에서)

 

다음엔 낮에 가봤습니다. 여사장님이 무뚝뚝하게 보여서 조심스럽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바쁜 것 같은데 혼자 먹을 수 있나요?' 물었더니

사무적으로 건조하게 저쪽 테이블에 자리 비우면 들어오랍니다. '아이고~ 고마우셔라'

오늘은 정말로 맛있는 것으로 주문해 보려고 

 테이블에서 시킨 것을 훔쳐보는데  무엇인지 파악이 안 됩니다. 

지난번 계산하며 물으니 볼락도 작은 거 몇 마리가 아니라 큰 거 하나라 했으니 제외하고

메뉴가 다양해 한참 망설이다 삼치구이를 시켰습니다. 그러고 보니 삼치도 큰 건가?

 

저번 장대처럼 볼따구니가 튀어나올 정도로 크진 않았지만 이 삼치 크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역시 너무 큰  생선은  간이 덜 배어 심심하고 설익을 가능성이 많아 피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러나 불판에 플레이팅 해 나오는 노릇한 껍질의 생선구이는 눈요기만 해도 멋들어졌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에는 전문인 시래기 쪽을 먹어야겠습니다.

 

그런데 이 집 솥밥 누룽지에 열무김치와 뜻밖에 만난 곰배령 옥수수 생막걸리는 진국입니다.

다음부턴 엉까지 말고 먹던 거 먹으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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