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90만 원짜리 무상수리? 진짜에요?

fotomani 2024. 7. 31. 14:11

 

차 없앨 수 없어요?”

강남에서 종로로 사무실을 옮기며 차를 없앴는데

가끔 필요해 7년 전 주차에 문제가 없을 조그마한 중고차 한 대 구입했었다.

두세 달에 한번 정도 쓴다 하나 노후 자동차의 고장은 사용빈도보다는 노환처럼 시간의 문제였다.

세워둔 차바퀴 아래에서 민들레 꽃이 곱게 자랄 정도로 차를 굴리지 않았으니

집사람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올 만도 했다.

그동안 얼마나 알게 모르게 눈총을 받았을까 불쌍하기도 한 조그마한 차이다.

그게 씨가 되었을까? 정기검사를 위해 차를 이동하려 하니

파워 핸들의 파워가 싹 빠진 차처럼 핸들을 움직이는데  꼼짝을 않는다.

별의 별 생각을 하며 계기판을 보니 EPS라 뜬다.

 

이런 갑작스런 상황이 되면 일부터 저지르다 수렁 속으로 빠지기 일쑤다.

서두르지 말아야지, 말아야지다짐하며

현장에서 고칠 수 있을지, 정비공장으로 가야 하는 상황인지부터 확인하려고 보험회사 응급처치반을 불렀다.

기사는 레카차를 불러 정비공장으로 가야 한다 하며 이거 수리비가 많이 든다하였다.

차령이 오래되었지만 꼭 필요할 때 그 자리에서 임무를 다해주었던 차고 이미 고칠 것 다 고쳐놓은 차이지만

그 소리 들으니 '또 돈을 '많이'내서 고쳐야 돼?' 열이 뻗힌다.

이걸 폐차 시켜버려?’, ‘아직 엔진 소리 좋은데 그러려면 저한테 파세요.’ 그 소리를 위안 삼아

잘 아는 정비공장 있으면 소개해 달라 하니 자기가 잘 아는 형님이 마침 그 근방에 가게를 열고 있다 했다.

 

EPSElectric Power Steering의 약자로 센서나 모터가 고장 난 것으로 

연식이 오래되어 수리는 경우에 따라 중고로, 어떤 때는 무상수리도 가능했다는 경험담도 올라있었다.

 

 

잘 아는 형님이 한다는 정비소로 가니

대짜 고자 부품도 구하기 힘들어 중고로 고치는 수밖에 없는데

액수는 가리켜 주지 않고 ‘돈이 많이 든다한다.

검색해보니 리콜기간은 한참 지났지만 작년에 무상수리도 가능했었다는데 확인해 줄 수 없냐 물으니

여기선 확인할 수 없고 블루핸즈로 찾아가 확인해보라 한다.

근방에 두 군데 있었는데 하나는 얘기를 듣더니 알려주겠다며 종 무소식이다. ‘돈이 별로 되지 않는 모양이지?’

다른 곳으로 문의하니 무상은 확인해봐야 하니 일단 와보란다.

아까 부른 레커차는 먼데로 갔는지 올 생각을 안 하고 잘 아는 형님의 목청은 까칠해지기만 한다.

 

창동점으로 가니 점검후 무상수리 관련해서는 본사와 연락해 알아봐 주겠다며 차 맡겨놓고 집에서 기다리란다.

오후에 무상수리 가능하다며 부품수급이 쉽지 않아 며칠 걸릴 수도 있다 한다.

며칠이 문제냐?’, 그 이상이라도 기다릴 텐데.

 

어제 저녁 전화가 왔다. 수리를 마쳤고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찾으러 오라 한다.

수리비(공임)는 없다고 한다.

이렇게 좋을 수가?’ 운동은 안 좋아하지만 갑자기 정의선이 후원하는 양궁이 좋아진다.

다음 날 방문하니 떼 낸 스티어링 컬럼 샤프트를 보여주며

개인이 부담하려면 90만 원 정도라 하며 2년간 A/S 가능하단다.

준비했던 파운드케익 전달하고 기분 좋게 정비소를 나섰다.

정의선의 얼굴이 '빠따 회장 김승연'처럼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