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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래옥과 유진식당의 냉면

fotomani 2010. 7. 30. 07:11

평래옥을 함께 찾았던 친구가 제육을 보고 한마디 합니다.

"야 속초 어느 막국수집에 갔더니 요만큼 주고 2만원씩이나 받더라."

세상이 좋아져서 맛을 위해서라면 서울에서 그 먼곳까지 달려가서 막국수를 먹고와야 직성이 풀리니

아마 가격도 그에 걸맞게 책정한 모양입니다.

 

IMF때는 동참하자고 음식값도 내리더니

몇년전 물가가 오르자 슬그머니 갈비탕에 들어가는 갈비 갯수가 하나 줄고

냉면에도 고명으로 편육이 하나밖에 안 올라가고

삶은 계란은 슬쩍 1/3만 올려 놓더니

이제는 가격이 올랐는데도 아무 말없이 가출했던 갈비 한 대와 편육은 다시 돌아올 줄 모릅니다.

얇팍한 상술에 김이 좀 새지요.

 

평래옥과 유진식당을 단순비교한다는 건 불공평할 것 입니다.

아니 서로 비교를 할 수 없지요.

하나는 초계탕으로 유명한 집이고 하나는 실비 냉면과 국밥으로 유명한 집이니까요.

그래서 가격대비 만족도란 말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가격대비 만족도란 것은 극히 주관적인 것이어서 돈을 얼마를 쓰더라도 속초 가는 사람도 생기고

한끼 채우는 건데 그냥 먹지 하는 사람도 생기는겁니다.

 

 

 

 

 

원래 있던 곳이 재개발되어 중부경찰서 4거리로 이전한 평래옥

사람들이 일난 것처럼 둘러서있어 약장수가 있나 했습니다.

 

 

 

유진식당도 줄서서 먹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이전한 평래옥이 깔끔한 분위기라면 유진식당은 시장통 분위기입니다.

우선 돼지 편육(제육-평래옥,돼지수육-유진식당)과 녹두지짐을 먼저 시켜봅니다.

 

평래옥 제육 1만원.

더 이상 트집 잡을데 없이 오돌뼈도 들어간 돼지고기가 윤기가 흐르고 보드럽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닭무침. 이것만으로도 선수들은 쐬주 몇잔 먹을 수 있지요.

이런게 꽁짜로 곁달아 나오면 저절로 입이 헤~ 벌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진식당 돼지수육, 소 3천원 대 5천원

시각적으로 비계가 마치 고래고기를 보는 것 같고 육질은 좀 마른 듯하지만 새우젓과 함께 그런대로...

수퍼에서 파는 족발 썰어 놓은 것 같은 맛입니다.

 

가격이 차이가 나는만큼 나는 질 차이를 눈으로 보아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유진식당 4천원짜리 녹두지짐.

돼지기름으로 부치고 기름 빠진 비계부스러기를 살짝 넣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혀로 누르면 따끈한 녹두입자가 입안에 퍼지는...

요즘은 호떡도 고구마튀김 하듯이 기름바다에 둥둥 튀겨 만드는데

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끝도 모를 줄을 서서 그것을 맛있다고 먹는 건  이율배반적 인 것 같지 않습니까?

녹두부침도 어떤 곳에서는 이런 식으로 만들지요?

그러나 기름은 자작하니 붓고  강한 불에서 속으로 기름이 덜 스며들도록 짜르르르 부쳐야 맛이 있지요.

 

  평래옥  녹두지짐 8천원.

미리 만들어 놓았던 것을 데쳐서 나온듯한, 껍데기는 바삭한데, 촉촉함이나 녹두의 흩뜰어지는 맛을 쉽게 느낄 수 없습니다.

 

역시 부침개는 그 자리에서 부쳐먹어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명절음식 만들려고 솥뚜껑 엎어놓고 쪼그리고 앉아 전을 부칠 때 살짝 맛배기로 얻어 먹는 맛과

명절 아침에 전날 해놓은 전을 데쳐먹는 맛이 하늘과 땅 차이인 것처럼...

 

 

평래옥  냉면 7천원. 육수가 시원하고 시각적인 미감(味感)도 훌륭합니다.

아무리 초계탕 전문집이긴 하지만 냉면이 약간 설은듯한 것이 뭔가 아쉬웠던 부분이었지요.

냉면을 시킨지 1분도 안되서 나왔는데 아마 거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직원은 '우리집은 빨리 나와요'하긴 했지만...

 

그래서 앞서 말한 삼팔따라지 친구랑 며칠 뒤에 유진식당을 찾았던 것입니다.

 

유진식당  냉면 5천원.

일단 식당 초입에서부터 냉면기계에 메밀반죽 넣어 뽑는 것을 보게 되니 상승작용을 일으킵니다.

고기국물의 달달한 육수.

2007년도에는 3천5백원이었습니다(2007 유진식당 바로가기클릭)

 

저는 기본적으로 물냉면이지만 이 날은 비빔을 한번 맛보려고 이집에서 처음으로 비빔을 시켰습니다.

회냉면도 있었지만 평양냉면 집에서 회냉면까지는 좀,,,

 

비빔은 역시 비벼놔야 맛을 짐작할 수 있지요

전 육수를 조금 부어 비빕니다.

 

 사리를 다 건져 먹었는데도 이만큼 걸죽한 양념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