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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관은 해야죠?'

fotomani 2011. 1. 31. 11:31

 

 

 

서울 근교에서 장어집은 팔당이 유명했었지요.

80년대였었나요?

둘이서 팔당역 부근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평상에 자리 잡으니

커피 아줌마(아마 알바로 곁에서 시중도 들고 음식도 날라 주었던 모양입니다.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가

주문을 받습니다.

대짜고짜 "한관은 해야죠?"

깜짝 놀라서 꼬질한 것 같아 한사람에 2마리씩이라고 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반관이라고 했지만 둘이서 반관도 엄청 많은거지요.

그날 아줌마를 생각하며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느라 잠도 못잤습니다.

 

 

요즘이야 자연산은  눈씻고 찾아 볼래야 찾기도 힘들지만

그 옛날엔 양식이 없었으니 모두 자연산이었지요.

양식이 푸석한 반면 자연산은 쫄깃하니 한번 맛보면

기억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일본에선 바지락구이도 개인용 조그마한 불판에 2-3개 올려 준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장어덮밥을 시키면 딱 2점을 공기밥 위에 올려 나와서 쪼잔함을 흉보지만 

그 양념이 잘 배인 쫄깃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그런 자연산을 80년대 정약용 묘소 앞 장어집에서 1관으로 떡칠하고

그 이후로는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나마 양식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만 하던 장어가 이제는 1인분에 2만원을 훌쩍 넘어서

나와는 인연이 먼 음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장어야, 너 정말 밉다.'

동문회에 방귀깨나 뀐다는 사람이 워낙 장어를 좋아해서 연달아 장어집에서 동문회를 한 적도 있습니다.

'뭔 양식이 그리 맛있다고?' 우겨보지만

돈줄을 꽉 잡고있어 씨가 먹히질 않습니다.

 

장어 먹으면 이 뼈다귀 튀김도 바싹 구어 훌륭한 안주거리가 됩니다.

 

 

후식으로 누룽지 대신 여기에 찬밥을 말아 먹으면 기름기가 걷히는듯 개운하지요.

 

 

조금 삭혀서 주면 좋으련만...

 

생호박 고구마

날로 먹거나 구어먹거나...

소금구이와 고추장구이, 우열을 가리기 힘듭니다.

여하튼 열을 받으면 기름이 잘잘 흐르며 익기 시작합니다.

복분자나 충청도 벌떡주 한잔 기울이면 금상첨화지요.

 

숟가락에도 한번 올려 놓아 먹어보고

 

장어는 숯불이 아니라고 삐져서 돌아눕지 않습니다.

배어나오는 기름때문에 급하게 입 속에 넣었다간 입 천장 데기 딱 좋지요.

 

상추쌈에도 한번 싸먹어 보고,

장어를 너무 우기는 동문때문에 장어를 포스팅하기 증~말 싫었는데

이번은 오랫만에 먹어봐서인지 양식도 쫀득쫀득하니 먹어줄 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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