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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복-오늘 이렇게 먹어도 되는겨?

fotomani 2013. 11. 11. 08:39

 

 

 

'수정방 먹으려면 중국집도 괜찮은데'

매달 모이는 고등동창 모임에 한사람이 수정방을 가져온답니다.

종로2가 근처에 내가 아는 중국집이 금방 떠오르는 데가 없다고 하니

명동 태복이라는 곳을 정해줍니다.

우리 같은 사람이야 제야의 종소리 들어본 지도 가물가물하지만,

역시 연말 분위기는 명동 근방이 제대로 납니다.

 

 

 

롯데백화점 건너편 좁은 골목 속에 태복이란 중국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니 그동안을 참지 못하고 먼저온 두사람이 탕수육을 시켜먹고 있습니다.

탕수육이야 본디 달지만 식초를 냅다 뿌리지 않아 좋습니다. 

 

 

늦게 오는 사람이 식어도 먹을 수 있도록 메뉴판을 보며 양장피를 하나 시킵니다.

"여기 이거 대자 음식값이요?"

"아니요, 중잔데 양이 많아요."

"우리 무지 배고프니까 푸짐하게 해주슈~~겨자소스 좀 넉넉히 주고~~"

 

 

길이 막히는 지 아직도 몇사람이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요리를 냅다 시켜먹으면 지각한 사람들이 삐질까봐 수제 군만두로 배를 채우려고 두 접시 시킵니다.

 

 

오호~ 속이 적은 듯하지만 제법입니다.

 

 

드뎌 수정방을 가지고 마지막 사람도 도착했습니다.

"자~  건배~"

향기로운 냄새가 방 전체로 퍼져 나갑니다.

 

 

이젠 돈줄을 꽉 잡고 있는 사람도 도착했으니 깐풍기도 시켜봅니다.

아마 이곳을 소개한 사람은 코스요리를 시키려 했던 모양입니다.

코스를 먹어봤던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했다고 한결같이 말하니 언제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이집 음식들 너무 달지도 않고 시지도 않고 빼어나게 잘한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낮춰볼 수 없는 실력을 갖춘 집입니다.

 

 

오향장육도 한번 먹어봐야지요. 그저 회비로 먹는다면 뷔페간 것처럼 주체하지 못하도록

먹는 게 우리들 특성인 것 같습니다.

  

 

난 장을 많이 주는 집이 좋더라.

 

 

 

이 사람덜, 화장실 갔다오니 누룽지탕도 시켜먹고 있습니다.

짜장면은 꼭 하나 먹어봐야 하는데...

 

 

정작 이집 식구들은 뭘 먹는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좀 잡숴 보실려우?'

 

 

2차를 가다 어떤 건물 머릿돌에 친구중 한명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친구 011에서 010으로 바꿨다고, 덧붙여 머릿돌 순례를 자축하며

'오늘은 내가 쏜다.'

술꾼들에겐 모두 술먹는 이유가 됩니다. 그 친구 제일 좋아하는 안주, 모듬과일.

 

 

이날 수정방에 완존 떡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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