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닥다리의 도시산책2-사무실에서 다시 노량진

fotomani 2013. 12. 16. 10:59

 

 

 

지난 토요일은 2번째로 놀토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일요일에 걸으려 했던 것인데 제가 놓은 깔아놓은 밑밥에 초등 친구가 입질을 해서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나갈 채비를 합니다.

 

 

금요일 '이번 코스는 어디냐'는 문자가 와서 지난 번 노량진까지 걸었으니 '거기부터 2호선 경로를 따라

사당역에서 용산박물관 쪽으로' 대충 코스를 잡았다고 답장을 보냈더니

토요일 내 근무가 끝나기도 전에 동부인하여 용산 쪽으로 출발했답니다. 

 

 

'원 이렇게 황당할 수가...'

물론 코스 잡는거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지만 같이 걷는 것도 아니고 용산에서 만나자니  난감해집니다.

 

광화문 횡단보도에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앞의 중년부인 둘은 하이힐을 신고도 

내 걸음보다도 빨리  잘도 걸어갑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DNA는 남성들보다도 월등한 것 같습니다.

 

 

예정대로 20km를 걷자니 시간이 너무 늘어질 것 같고 모처럼 '마눌님'과 함께 나오신다니

별 건 아니더라도 대접을 해야할 것 같고,

사무실에서 마포를 거쳐 용산, 다시 수산시장 하면 시간도 맞추고

저녁도 그런대로 해결될 것 같습니다.

 

 

중간에 부재중전화를 거니 1만보에서 '마눌님'께서 포기하고 집으로 가셨답니다.

 

 

'그거 참', "하여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나"

다른 초딩 친구에게 문자 넣으니 얼시구나 지화자랍니다.

 

 

아침에 나올 때 우산을 가지고 나올까 망설이다 그냥 나왔는데

그런대로 맨얼굴에 눈을 맞는 느낌도 상쾌합니다.

알박이처럼 주차장에 홀로 남아있는 단독건물.

이름도 XX헬스클럽이 아니고 XX체육관이라 내 신세처럼 더욱 애처로워 보입니다. 

 

 

어제 고등 반창회에서 술을 과하게 마신 것도 아닌데 숨이 차올라 옵니다.

길이 미끄러워서 일까요?

은근히 다음 주 삼척에서 임원까지 걷는게 걱정스러워집니다.

도보용 아니젠도 준비하고 혹 눈이 쌓였으면 도보거리를 줄여야겠습니다.

 

 

눈은 젊은 연인에겐 설레임으로 다가오지만

마음이 말라버린 나에게 눈은 도시의 지저분하고 소란스러운 치부를 조용히 가려줄 뿐입니다.

 

 

노량진에서 친구와 만나는 시간조절 때문에

전자랜드 금강전자에 들러 고사장님과 커피 한잔하며 노닥거릴까 하던 생각을 떨쳐버리고

서부이촌동 쪽으로 빠집니다.

'나중에 섭하다고 한소리 듣겠네'

 

 

새남터 교회 근처 육교. 지하철과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열차들이 쉬임없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철도는 왜 향수를 자극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임마! 네 고향 서울이야~~'

'아, 말도 못혀~~?'

 

 

휴대폰으로 결제되는 자전거 보관소.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한강대교가 생명의 다리였군요.

그러고 보니 이 추운 겨울에도 부지런히 사랑한다는 사인을 계속 보내고 있는

마네킹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듯도 합니다.

 

 

 

'한강대교 북단'이라 문자를 넣으니 벌써 수산시장에 도착했답니다.

GPS만 작동시키면 음성통화가 안되니 무슨 조환지 모르겠습니다.

걸으며 문자 넣으며 바쁩니다.

'전화이상. 문자로 연락바람'

 

 

 

 

수산시장 도착하니 13km, 좀 아쉰듯 하지만 토요일 오후

친구들 덕분에 생선 비린내라도 맡아볼 수 있으니 그 걸로도 족합니다.

 

 

집으로 회군했다던 마눌님과 함께 방어와 광어와 초밥, 튀김으로 쏘주 한잔.

 

 

노량진 역으로 향하는 지하도는 이른 저녁인데도 파장 분위기입니다.

 

홈페이지로 가기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