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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인현시장 조그만 횟집-다도

fotomani 2014. 1. 13. 11:04

 

 

 

대한극장 건너편 진양상가 건물 옆 좁은 골목에는

인현시장이라는 지금은 겨우 먹자골목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작은 시장이 있습니다.

제가 이 부근에 위치한 영희국민학교를 다녔는데

하필이면 철수가 아니고 영희냐고 놀림을 당하곤 했지만,

영희(永禧)라는 이름은 전주의 경기전처럼

조선 임금의 어영을 모시던 영희전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영락교회의 영이 영희전의 영과 掌樂院의 락을 따와 영락교회라 이름지었다 하니

영희라는 이름이 그리 호락호락한 명칭은 아니라 하겠습니다.

하여간 이 인현시장과 함께 충무로 길을 따라 보다 큰 화원시장이 붙어있었지만

대로변 시장은 다 없어지고 충무로와 이어진 골목에 붙은 시장만이

먹자골목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인현시장 먹자골목은 충무로 답게 작은 인쇄소와 공생을 하고 있습니다.

좀 큰 인쇄소는 출력업소라 하여 충무로 변에 밀집되어 번듯한 브로슈어나 책자, 광고물 등을 취급하고

이런 곳은 달력, 수첩, 명함, 봉투 등 자잘한 인쇄물들을 취급하나 봅니다.

 

 

영세한 식당 모습입니다. 작업공간을 조금이라도 넓히려고 방풍 비닐막을 치고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런 풍경에 자극을 많이 받지요. 무언가 우리의 허전한 가슴을 채워줄 것 같은...

 

 

그동안 동해안을 걸으면서도 먹어보지도 못한 회를 오늘 모임 덕분에 입에 대볼 수 있겠습니다.

이집에 생새우가 있다해서 왔는데 수조에 새우가 없어 실망이지만

방어가 있다하니 그것만해도 감지덕지지요.

"총무님 오셨어요?"

"건 왜요?", " 그래야 주문을 받지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우선 방어부터 주세요."

 

 

비교적 밑반찬들이 깔끔합니다.

다도횟집이라는 이집 주인장은 이곳에서만 40년 장사를 해왔다 하니 인현시장 산역사라 하겠습니다.

 

 

꽁치, 선도 좋고, 살점을 뜯으니 속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옵니다.

 

 

테이블 2개에 나눠 담아달라고 한 방어회.

제주도 대방어를 따라가지야 못하지만 두께나 식감이 만족스럽습니다.

더구나 3만5천에 이런 접시가 2개니 잔소리 말아야지요.

 

 

돈줄을 틀어잡고 있는 친구는 여러가지 먹어봐야 한다며 소라와 도다리를 주문합니다.

소라는 초고추장을 뿌려 먹어야 제 맛이지요.

곁의 선수는 기름장에 찍어 먹습니다.

 

 

백령도 몽돌해변에서 먹던 왕소라 생각이 절로 납니다.

너무 싱싱해서 고소한 내장 맛에 막걸리 한병을 단숨에 비워버렸던 바로 그 맛입니다.

 

 

때깔은 괜찮은데 어째 맛은 방어가 더 나은듯 합니다.

 

 

 

이런 우리 생각을 눈치챘는지 서비스로 방어회를 더 갖다줍니다. 오우~ 꿋!!

 

 

"머 먹을 거 더 없어요?"

생새우를 못먹으니 아쉬워 소라, 해삼 물회를 해달랍니다.

물회를 해본 적이 없다지만 손맛이 대단합니다.

 

 

찬밥도 좀 넣어서 시워언하게 한술

 

 

파리 잡아먹고 난 개구리처럼 아무 것도 안 먹은듯 시치미 뚝뗀 얼굴들로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는데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게 먹고도 아쉬운듯 문앞에서 사장님 설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여인네 둘이 우리 앞쪽에서 커다란 소리로 어떤 중년남자와 대판 말싸움을 벌입니다.

그걸 중년남자는 남의 일처럼 핸드폰으로 촬영을 하고... 

'인디 영화촬영인가?'

그래서 또 조그만 실비집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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