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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걷기02-광릉수목원로

fotomani 2014. 6. 3. 09:45




네이버 위성지도에서 보니 휘경원 뒷쪽과 국립수목원 뒷쪽으로는 울창한 숲속에 간간히 임도가

보입니다. 혹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약 10km 정도 얕은 산속 숲길을 걸을 수 있다니...

녹색 선이 임도가 있는 곳입니다. 갈 수만 있다면 환상적인 산책길이 될텐데요.

결과를 미리 말씀드리자면 결국은 점선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잘 가꿔놓은 숲을 그렇게 호락호락

열어줄 리 있나요? 기대한 제가 띨띨이지요.



의정부에서 광릉으로 가는 21번 버스를 타고 봉선사 앞에서 내려 개천을 건너

휘경원쪽으로 갑니다. 왼쪽 철조망이 거슬리긴 하지만 느낌이 좋습니다.



하지만 휘경원은 닫혀있고 주변 산은 출입금지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동네를 한바퀴 돌았으나

산쪽으로는 철조망이 둘러쳐졌고 길이 끊겨있습니다.

이로써 '환상적인 산책로'를 찾아보려는 나의 무모함도 한풀 기가 꺽입니다.




그러나 나의 실망에 아랑곳없이 아름답게 길에 핀 꽃을 찍으며 다시 봉선사쪽으로 나갑니다.

그래도 이런 꽃을 마주 대할 수 있는 게 어디냐고 마음을 달래며...



광릉 수목원로로 들어서면 차창 밖에서 밀려 들어오는 공기부터 다릅니다.



이만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도로를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요.




수목원 내 개천. 늪지와 개천은 그냥 내버려둬도 제 스스로 모습을 가꿔나갑니다.

그러나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인간들은 가만두질 못해서 저런 '지저분한' 덤불들 싸악 밀어버리고 

냇가에서 고기 구워먹을 생각부터 먼저하게 마련이지요. 나 좀 건들지 말고 걍 냅둬유---





도로를 따라 걸어가며 '이 마을로 들어가서 고개넘어 건너편 별내면 쪽으로 나갈 수 있냐'고 물으니

모두들 고개를 가로 젓습니다. 

결국 이곡리를 지나  축석검문소를 얼마 남기지 않고 무림리로 들어 갑니다. 

말하자면 '닥다리 무림에 들어가다.'가 되겠습니다.




그 옛날엔 저렇게 버찌가 온전하게 매달려 있을 겨를이 없었는데...

하긴 시장에 저보다 크고 단 체리가 지천에 널려있으니 

하릴없어진 벚지는 그대로 떨어져 아스팔드에 추상화를 그려놓습니다.



갑자기 배가 싸르르... 문을 열고 '계세요?' 소리를 질러도 실내엔 아무도 없습니다. 

쥔 없는 집에서 볼 일도 보고 땀도 닦고.  마당 벤치에 나와 앉아 싸간 김밥도 좀 먹고,

시차가 좀 그렇긴 하지만 손은 잘 씻었으니 염려 마십시오. 나 혼자 먹는데.. 세상사가 다 그런 것이거늘...



마을 끝에 나오는 이 길은 뭔가 나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줄 것만 같습니다.








'저 길로 가면 별내면 쪽으로 넘어갈 수 있어요?'

남편은 없다 하고 아주머니는 갈 수 있다고 자신있게 대답합니다. 

그것도 둘레길까지 있다고 기대감을 덤으로 얹어주면서.





이 길을 마지막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이런 공터에 묘가 여럿 있고 길은 야속하게 끊어졌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내려가야 할까요?

산 쪽을 보니 조금만 더 올라가면 능선에 다다를 것 같습니다.

썩은 나뭇가지 하나 손에 들고 덤불을 헤치며 올라갑니다.



예상대로 덤불을 헤치고 올라가니 사람 다닌 흔적이 있는 길이 나타납니다.

스마트폰 지도가 제멋대로 진행방향을 가리켜 산속에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망설입니다.

왜냐구요? 별내면쪽으로 추정되는 방향으로 걷자니 별로 내키지 않는 계곡이고 

 이곡리로 내려가는 길은 사진과 같이 낙엽이 쌓인 오솔길로 나를 유혹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때요? 저런 길 걸어보고 싶지 않으세요?



무늬가 예술인 조각작품 같은 바위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야산이라 할 지라도 수목원 근처에 있는 산의 숲은 이 정도는 합니다.





솔잎으로 주단을 깐 길은 이제 끝나가고 아래 쪽으로 마을이 보입니다.




다시 광릉 쪽으로. 배낭에 안전 깜박이를 달고 걷는 부부



온몸에서 뿜어나오는 열기와 땀을  3색 콩국수로 달래고... 






비록 간간히 끊겨있기는 하지만 수목원로는 위와 같이 도로 곁에 보행길이 있습니다.



환상적인 산책로를 찾아보겠다는 깜찍한 생각은 허망하게 날라가 버리긴 했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광릉 수목원로는 봉선사, 광릉을 곁들여 걸어볼 만한 매력적인 보행코스입니다.

전 왕복에 산 속에서 헤매서 20 km 남짓이었지만 편도 10 km 채 안되는 코스입니다.

의정부 역앞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봉선사 앞 하차.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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