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불가근 불가원 미국산 쇠고기

fotomani 2014. 10. 7. 11:28


(음식점에서 한우라고 파는 게 정말 모두 한우일까요?  

우는  일반적으로 재래종 황소, 육우는 고기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된 교잡종과 홀스타인종, 

그리고 국내에서 6개월 이상 사육된 수입생우를 가리키고, 

젖소는 출산과 우유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된 홀스타인 암소를 일컽는다 합니다.)


보스턴 리갈(Boston Legal)이라는 캔디스 버겐이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주책바가지 늙은 변호사 데니 크레인(윌리엄 샤트너)이 나오는데,

 TV 카메라만 나타나면 싸우다가도 웃으며 얼굴을 들이대는 우리의 국회의원처럼

자기 이름을 카메라 앞에서 외쳐대는 푼수 역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항상 자기가 광우병 환자라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주절대곤 합니다.

미국에서는 에이즈처럼 광우병 정도는 너무 흔해서 그러는 건지 

혹은 블랙코미디인지 알 수 없으나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도봉역 육교 아래에 미국산 쇠고기를 취금하는 음식점이 두군데 있습니다.

그중 하나인 소달구지라는 곳입니다. 처음으로 가본 곳이지요.

뼈와 근접한 갈비살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지만 '에라이, 본격적으로 먹어 보자'고

갈비살을 시켰습니다.)


(어찌됐던 맛있게 익습니다.)


광우병이 문제가 되어 우리에게 처음으로 알려진 게 1990년인 것 같습니다

199065일 동아일보에 프랑스에서 광우병 때문에 

영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금지 시켜 분쟁이 일어났다는 기사가 나오니

우리들에게 광우병이란 전혀 생소한 병이었던 셈이지요

이때도 분쟁당사국에서조차 원인이 바이러스인 줄 알았으니

광우병의 실체를 그때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도봉동 쪽은 이렇게 양파나 부추에 무채를 곁들여 먹는 게 유행입니다.)


한때는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못해 안달이던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광우병이란 것이 문제 되지 않았을 때여서 

PX에서 나온 쇠고기가 유명 호텔로 들어간다는 말도 있었고 

출입증 하나 만들어 미군부대에서 스데끼하나 먹고 나오는 것이 

무슨 특권처럼 여겨질 때이기도 했습니다.


(찌개 색깔 좋습니다.)


얼마 전 미국산 쇠고기를 국내산, 호주산으로 팔다 적발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수입되는 쇠고기의 양과 소비되는 소고기의 양이 맞질 않아 

소동이 일어났다 흐지부지 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수입량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어디에선가 소비가 된다는 뜻이고

잡뼈로 국물을 내는 탕 종류가 많은 우리 음식을 감안한다면 

알게 모르게 내 입으로 들어온 게 얼마나 됐을지 이래저래 불안하기도 합니다.


(배가 불러 먹다남은 고기와 반찬은 찌개 속으로...) 


(이왕 배린 놈, 본격적으로 인터넷 상에서 갈비로 유명하다는 동대문 근처

S갈비라는 집을 두번째로 찾아 갑니다. 갈비는 어떤가 하고요. 손님이 빼곡합니다.)



광우병의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고 간지도 벌써 한참 되었습니다

찬반은 차치하고라도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확률이 어찌되건 당사자에게는 100%인데 말이지요

자국민의 건강을 우선하는 협상태도가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일단 큼직하고 먹음직스런 놈으로 2인분 왔습니다.)


(그러나 맛이 약간...  노린내가 좀 나는 듯합니다.  다음에 또 가기는 ...)


어찌됐건 이런 의심스런 상황 속에서 

아예 미국산 임을 들어 내 보이고 장사를 하는 고기집들이 있습니다

까짓것 어차피 피하지 못한다면 갈비 대신

 뼈나 내장과는 직접 닿지 않는 등심이나 안심을 먹으면 그래도 덜하지 않겠느냐

내 나이 몇인데 뭘 그리 신경 써?’ 정도의 심정으로 먹는 것으로 짐작합니다.


(미국산이라기보다 젖소가 아닌가 하는...)


그러나 요즘은 아예 번듯하게 점포를 잡고 운영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녁때는 밖에 줄서서 기다릴 정도이니 세상 변해도 참 많이 변했습니다

그새 면역성이 생긴 건 아닐 텐데 어차피 피하지 못할 거, 저도 한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자포자기일까요? 혹은 저 많은 사람들도 먹으니 나 혼자 탈나겠어?’ 하는 심정이었을까요


(그러나 부추와 양파는 깔끔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미국산 쇠고기집으로 수유4거리에 있는 문가네정육점이라는 집입니다.

실내가 크고 깔끔하니 일단 그게 맘에 듭니다. )


이글을 쓰기 전까지는 고기를 먹는다는 게 이렇게 복잡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했으니까요. 입맛이라는 게 묘해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것 때문에 

우리는 마블링에 중독되어 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체내에 들어가 봐야 동맥경화나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지방인데

한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마블링 좋아한다고 호주에서조차 곡물(옥수수)사료를 먹여

 근육 사이에 지방을 늘리는 축산농법을 쓴다니 그 지극정성이 놀라운 일인데

인젝션육이라 해서 기름기 없는 앞다리 살에 소 지방 녹인 것과 팜유 기타 조미료를 주사해 

인조 마블링을 만들어 스테이크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데서는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여긴 600 g 시키면 그값에 1.2 kg을 줍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2명이 왔는데도 모두 

위와 같이 1.2 kg입니다. 남으면 싸간다는 생각인 모양입니다.  그래, 나도 1+1'



미국산 쇠고기로부터 출발한 글을 쓰면서도 골이 아픕니다

끝까지 한우를 고집할 것인가

국내산이란 모호한 표현을 쓴 육우나 젖소(낯간지러운 유우 乳牛

심하면 한우로 둔갑한 미국산 쇠고기를 대충 먹을 것인가

마블링 잘된 소의 간은 지방간이라 소도 힘들어 하고 건강에도 안 좋다는데도

  마블링 잘 된 쇠고기를 고집할 것인가

지방 없는 고기를 거의 레어에 가깝게 구워 먹을 것인가

아니면 해산물만 먹어? 그것도 방사능에 오염됐다며

한 가지 해결책이 있긴 합니다. 우리 모두 양심적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러나 경험칙상 그게 기대난망이라는 것 또한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넌 왜 그렇게 힘들게 사니? ㅉㅉ


(싸가지고 가렸드니 남은 게 얼마 없어서 그냥 찌개 속으로...)



닥다리 블로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