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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자락길 그리고 오향장육, 짬뽕

fotomani 2014. 10. 13. 09:32



이번 주는 안산 자락길을 다시 가보았습니다.

서대문구에서 그렇게 잘 만들어 놓고 매력적인 둘레길로 만들었건만

시작지점인 서대문 구청에 그 흔한 안내지 하나 없는 게 흠이라면 흠인데

그렇다고 기본이 무너지는 건 아닙니다.



거길 왜 또 갔느냐고요?

트레블N(2014.10.02)에 연희동에 대한 소개가 나왔는데 언젠가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했던 곳이기도 해서 내친 김에 한번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연희동에서 39년간이나 자리를 지킨 '사러가 쇼핑센터'

그 세월만큼이나 연희동의 DNA를 그대로 담고 있다.

고급 수퍼마켓 앞 미제 상품 판매대는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연희동의 한 단면이다.

30년 단골의 힘이 어찌나 센지 그 흔한 대형 마트 하나 진입하기 어렵다.

연희동에 새 가게를 내려던 유명 셰프에게 이곳 토박이 셰프들이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한다.

"TV에 좀 나오고 인테리어 신경 썼다고 다 됐다고 생각 마라.

다른 곳에선 손님 끌진 몰라도 여기선 몇 달 버티기 힘들 거다. 자부심이 다른 동네다.

매일 출근하고 전력 다해 주민 마음 잡을 각오 없으면 생각부터 접어라."

기사도 잘써요--- 흥미롭지요?



서대문구청에서 독립문쪽으로 한바퀴 돌아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옆으로 빠져나와

'연희맛길'이라는 곳으로 들어섰습니다.

인사동, 북촌, 서춘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맛이 나는 격조가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12시경인데 저기 연희김밥이라는 곳은 벌써 줄을 길게 늘어섰습니다.



그 유명한 사러가 쇼핑센터.

오래전 남대문 시장 양키시장이 연상되는 커다란 외제 점포.



친환경, 유기농산물 위주로 가격은 그리 싸다고 할 수는 없으나,



품질에 있어서만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피터팬이라는 빵집의 흔치 않은 빵.



마침 자락길을 걷다 아는 분을 만났습니다. 혼자 들어가 먹기 그랬는데 잘 됐습니다.

오향만두라는 곳의 오향장육과 군만두가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며칠 쉰다'는 쪽지를 보고는 아쉽게 그대로 돌아설 수밖에...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순 없지요. 같이 간 분도 배가 고플텐데. 꿩대신 닭이라도.

근처 다른 중국집으로 향했으나 배달통이 왔다갔다 하는 걸 보고

아까 내려오다 본 <류>라는 중국집으로 향했습니다.

'죽 쑤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을 안고 용감하게 들어갑니다.



오늘의 메뉴로 여러가지 늘어놨으나 굳세게 오향장육과 군만두를 밀고나가기로.

직원에게 '여기 오향장육 맛있느냐'는 하나마나한 우문을 해봅니다.



쨔샤이 너무 짜지 않고 단무지 한번 물에 빨아 양파와 함께 다시 양념한듯.

곁에서 먹는 가족들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해 가면서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덩달아 침이 고입니다.

테이블에 짬뽕 나온 것을 보니 맛있게 생겨서 급히 시킨 군만두를 짬뽕으로 바꿉니다.



가을에 접어들었어도 땀을 한바가지 흘렸으니 시원한 칭따오 맥주 한잔.



"오--- 기대이상입니다."

밑에는 해파리 냉채를 깔고 퍽퍽하지 않은 오향장육과 파채, 송화단까지 곁들여서

장도 길게 썰어 위에 얹어놓아 비주얼 좋습니다.



맛은 어떨까요?

향이 약간 짙은 듯하지만 고기 질감과 맛 모두 굳. "자 한잔 합시다."



바싹한 군만두 껍질 사이로 흘러 나오는 육즙이 아쉽긴 하지만 

보기만 해도 간단히 지나쳐버릴 수없는 짬뽕의 포스...



국물을 한숟깔 뜨니 입가로 절로 퍼져나가는 흐뭇함.

해물의 깊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국물과 적당한 탄력을 유지한 보드라운 면발.

안주삼아 먹어도 좋을 듯 합니다.

먹으면서도 '이 동네 사람들은 행복하겠다'라는 부러움이 절로 생깁니다.



해물과 면이 새빨간 국물에 담겨있는 이런 '시추에이션'이 전 좋습니다.

오늘 탁월한 선택했습니다.

적당히 흐르는 땀과 맛과 볼거리가 어우러진 즐거운 걷기였습니다.


***다음에 포스팅 하나 더 할 지 못할 지 모르지만 개인적 사정으로

2-3주 정도 여러분을 못 뵐 것 같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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