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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이번 모임, 대방어로 맞춰놓았어요.

fotomani 2014. 12. 1. 19:56



"지난 번에 대방어 먹지 않았었나?"

저도 이제 맛이 가버리는 모양입니다. 지난 여름에 이집에서 민어를 시켜다 먹고 

그걸 대방어라 우기고 있으니...

여하간 그때 따로 맞춰먹은 민어의 유혹은 바람이 차지니 방어의 유혹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그런 여망에 맞춰 특별히 모슬포 모수산에 10 kg짜리 대방어 두마리를 주문 공수해

 지난번 신세졌던 <어라진>에서 다시 한번 분탕질치기로 했습니다.

운송장 사진을 올리니 조용하던 카톡이 순식간에 분위기가 훌끈 달아오릅니다. 

오늘 저녁엔 참석인원이 많을 듯 합니다. (11월 21일)



<어라진> 사장님입니다. 전공인 해물뚝배기를 제쳐놓고 대방어를 손질해야하는 심정이야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요. 그놈의 단골이 무언지 거절하지도 못하고...



대신 밑반찬은 지난 번보다도 단촐해졌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존중한다 뭐 그런 정도의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도 이 굴무침 시원하고 짭조름하니 입맛에 맞습니다.

살짝 2-3일 숙성시키면 살짝 삭어 밥 한그릇 뚝딱해치울 것 같습니다.



10 kg짜리 대방어 1호, 2호의 얼굴입니다. 날렵하게 생겼습니다.



무지막지하게 썰려나온 대방어. 부위 별로 이쁘게 나오면 더 좋았을 걸...

왼쪽 위는 등살과 뱃살 경계부위 사잇살입니다.



'이쁘게'까지 기대할 수야 없지요. 전공도 아닌 걸...

'근데 배꼽살 같은 건 왜 없누?' 쩝쩝.  '그러니까  담부터 나 시키지 말라니까?'

이래서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더 힘들고 입조심도 해야하는 법입니다.

물론 위 두 마디 대화는 그림자들(제 그림자와 주인장 그림자)끼리 하는 말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상추 한잎 깔고 굴무침과 된장 퍽 찍어 마늘까지 올려놓고...

된장도 주인장표로 한 대접 따로 만들어놓고 생와사비도 준비해놓았습니다.

이런 거 별로 돈드는 거 아니지만 마음 씀씀이에 감동하는 거지요.



이걸 뭐라 그랬는데...



꽃미남은 구워도 꽃미남입니다.



제가 대가리구이를 먹으면 눈알부터 빼어 먹는 게 버릇인데, 제가 눈수술을 했다고 

앞에 앉았던 후배가 눈알은 모두 제 차지가 되도록 나머지 3알을 수.습.해다 줍니다.



채소나 생선이나 물 좋으면 날로 먹질 않아도 찰지고 맛이 더 좋습니다.



그러니 이런 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선 해물뚝배기를 하나 시켜놓고 먹네요.

먼저 온 우리들이 너무 사정없이 많이 먹어 버렸나?



맞춤이라는 단어는 이제 거의 사라진 말이 된 듯 합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분야가 개성을 강조하는 패션이나 건축, 가구, 연애 정도이지 

대량생산하는 공산품은 거의 기성품이 대세지요. 

그러나 먹을 것에서 맞춤이라면 얘기가 조금 다른데

'통째로, 우리 들끼리, 정제 되지 않은'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것 아닌가 합니다. 

어렵게 얘기할 것 없이  들떠서, 여럿이, 이 기회에 한번, 

허리띠 풀어 놓고, 걸지게 놀면서, 먹어보자는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라면 정말 많이, 잘 먹고, 잘 놀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양치질하는데 생선 비린내가 그때까지도 납니다.  '아-- 되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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