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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태가 좋아지는 나의 요리

fotomani 2014. 11. 26. 13:21

지난 10월 23일 안과수술을 했으니, 이제 한달이 넘었습니다.

한달만에 가서 진찰을 받은 결과 예후는 상당히 좋아 손상된 망막이 재생되었습니다.

그러나 주치의는 안구에 주입한 가스가 다 흡수될 때까지 운동도 하지 말라합니다만,

허리띠가 조여오고 숨이 차올라오는 압박에 그저 런닝머신 위에서 조금 걷는 정도만 

살짝하기로 했습니다.  체중계에 올라보니 짐작은 했지만 한 달새 무려 4 kg이나!!!

너무한 거 아니야?



그동안 수술과 입원을 계기로 금연을 시작하며 주전부리한 게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엊그제 만난 친구는 정육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쇼핑백에 든 꼬리를 손에 쥐어주니 어찌 살이 찌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살이 찐다해도 아깝게 저걸 버릴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두어시간 피를 뺍니다. 그리고 30분쯤 팍 끓이고 그 물을 아낌없이 버리는데

나오는 기름이 만만치 않아 냄비를 닦는데도 애를 먹습니다.



그렇게 찌꺼기 물을 다 버리고 깨끗히 씻어 맑은 물에 마늘, 생강, 청양고추, 통후추, 

월계수잎을 넣고 끓입니다.  

물론 저 거품은 걷어내야하는데 일차 찌꺼기물을 버리고 나면 거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두어시간 쯤 끓으면



고기를 발러냅니다. 꼬리곰탕에 꼬리는 많지 않고 엉치뼈가 많네요.

저건 먹을 때마다 국물과 함께 넣어 끓여 먹을라고 저렇게 하능거 맞지요?



나머지 뼈는 푹 고아 국물을 냅니다.



우선 급한대로 몇점 넣고 파썰어 넣어 사진을 박아봅니다.

비주얼 좋고 꼬리곰탕은 처음해보는 데 군내도 나질 않고 맛이 괜찮네요. 

다음엔 생강을 좀 줄여야겠습니다.

탕 얘기가 나왔으니 며칠전 만들었던 육개장도 한번 올리지요.

애 낳을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밝히나?



뭐 그리 어려울 건 없습니다.  

육개장은 사태나 양지를 쓰는데 전 스지(힘줄)가 좀 박힌 사태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고사리와 토란대를 200 g씩.

마늘과 생강을 약간 다져 프라이팬에 넣고 고춧가루와 기름을 넣고 볶습니다.

대전 명랑식당은 대파만으로 육개장을 하지만 전 나중에 대파를 넣었습니다.

색깔 좋게 펄펄, 고추기름도 동동 뜨게...  고추가루 통에 보니 고추가 그리 많질 않습니다.

잔소리 들을까봐  푸짐하게 집어넣질 못했더니 색깔이 좀...  공처가의 한계입니다.



미리 끓여 익혀두었던 사태살을 썰어넣고 땀 뻘뻘 흘리며 먹으면 끝이지요?

섹스가 남녀관계의 완성이 아니고 시작일 뿐이라는 철학자 강신주의 말처럼

(강신주의 서재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54&contents_id=53511 )

먹고나니 또 뭘 만들고 싶습니다.  짬뽕이나 만들어 볼까요?

짬뽕'이나'라고 말씀드리니 거 쉽게 얘기한다고 하는데, 중국집 짬뽕에 길드려진 입맛을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집에서 만든 음식에 억지로 맞추기보다는 

차라리 두반장이란 요물(양념)을 써서 타협을 볼꺼기 때문에 '이나'라는 표현을 쓴겁니다. 



마찬가지로 마늘을 다져 고추가루와 함께 프라이팬에 볶습니다.

신기하게도 냉장고 냉동실에는 새우살, 패주, 조개살 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징어 두마리와 홍합 한 봉다리 사오니 건건이는 충분합니다.

이 해물들을 마저 넣고 볶아야지요. 

 구석쟁이에 뽑히기를 목빼고 기다리고 있던  목이버섯과 표고도 좀 넣고...

그리고 물을 부어 팔팔 끓입니다. (저장용은 물붓기 전에 여기서 식혀 담습니다.)



홍합 모두를 껍질째 넣으면 지저분하니 모양으로 몇개 정도만 남기고

 나머진 해체해서 집어넣습니다.



이렇게 해물을 볶아서 저장해두면 짬뽕 먹고 싶을 때 이거 좀 덜어서 

양배추, 당근 썰어넣고 국수 삶고 물붓고 간만 맞춰내면 되겠네요.



일요일 이걸 한참 만들고 있는데 집사람은 화분 들여놓는다고 마당에서 시끄럽습니다.

이틀 전에 대충 들여놨건만 하필이면 이시간에 또... 내가 해준다는데...

역할이 바뀐듯해 머쓱하기는 하지만 만들고 있던 걸 포기할 수야 없지요.

중간중간에 내려가 무거운 화분 옮겨주며 참으로 먹을 짬뽕을 맹급니다.



쌀쌀한 마당에서 일하는 도중에 먹으려면 국수가 부드러워야 훌훌 넘어가겠지요.

잔소리 할 줄 알았더니 괜찮았던 모양입니다.  일하는 중 참으로 먹는 뜨끈한 짬뽕이야

먹어본 사람만이 그맛을 알 수 있지요. 

화분 곁에 부부가 쪼그리고 앉아 김을 후후 불어가며 국수를 털어 넣습니다. 하--뜨거-,

'공처가 맞네--' 지금쯤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 많을겁니다. ㅜ



이 미트볼은 손주가 좋아할 듯해서 만들었던 메뉴인데 결국은 내 입으로 다 들어간다는...

마트에 헬스양말 사러갔다가 치즈 몇개를 산 바람에 계획에 없던 

치즈를 집어넣은 미트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만드는 과정이야 별 거 아니지요.  다진 쇠고기 다진 돼지고기 2:1 비율로 준비하고 

빵가루, 약간 꼬리한 블루치즈 몇개, 허브살트와 통후추로 간을 보고 

계란을 넣어 치대며 떡(반죽)을 칩니다.

반죽을 떼어내어 모짜렐라 치즈를 조금씩 속으로 넣고 볼을 만들어 프라이팬에서 익히고

기성 토마토 소스에 데쳐서 껍질 벗긴 토마토 두어개 집어넣고 으깨며 볶아서

남들이 물어 보면 핸드메이드인 양 우물거릴 소스를 만듭니다.

만든 미트볼은 저렇게 갈무리해놓습니다.



술 안주로 하나씩... 색깔과 형태가 좀 거시기허지만 치즈 보이시지요?

다음엔 파스타까지 곁들여?


"원장님, (오랫만에 운동하는 거 보니) 뒤태가 무척 좋아졌네여."

차마 엉덩이라고는 못하고 어깨죽지 있는데 라고 하긴 하는데  '(이 사람) 변태 아니여???'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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