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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해먹는 시장음식

fotomani 2015. 4. 28. 08:23



우리 동네 재래시장, 내가 잘 들리는 총각정육점 곁에 점포 바닥을 목욕탕처럼 타일로

도배를 하더니 물쓰는 업소, <동원 회시장>이라는 횟집이 들어섰습니다.

지난 번에 한번 소개해 드렸지요?

개업을 했으니 염가로 서비스하는 것이긴 하겠지만 생선회, 초밥, 매운탕 값이 무척

저렴합니다. 이런 건 초반에 손님 끌기 위한 기획상품이라 대개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어제 생선초밥을 하나 사 먹어 봤는데 오늘은 서더리탕을 하나 사 봅니다.



도대체 4천원짜리 매운탕은 어떻게 생겼을까?

와우---  채소, 대가리 2개 포함 서더리, 양념장, 내용물이 이 정도면 실합니다.

가급적 따로 양념을 하지 않고 준대로 먹어 볼라캅니다. 

무를 따로 쓰지 않으니 눌러붙지 않게 식물성 건건이를 바닥에 먼저 깝니다.



그리고 그 위에 생선을 씻어서 올려놓습니다. 냄비가 작아 다른 것으로 바꿨는데도

한 가득입니다. 그래도 대충 다진 마늘과 청양 하나 섭섭해서 올려줍니다.



매운탕은 친구들과 회를 먹으며 실없는 소리 희희닥거리는 동안 

지 혼자 끓으며 양념이 고기에 배어야 제맛인데, 

저녁밥 대신 먹자니 허기에 조급해져 양념이 잘 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콩나물과 쑥갓을 바닥에 깔아 제대로 가늠을 못하고 물을 좀 많이 넣었습니다. 



역시 양념이 덜 배었습니다. 위의 것만 건져서 나머지가 푹 익을 동안 처언천히 듭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거슨?  네, 이스리  한잔.

그런데 지비서 아무리 구찬터라두 물컵이 뭐냐? 물커비---?



이제 대가리 차례입니다. 생선 기름이 배어 나오며 맛이 들었습니다.



어느덧 건건이는 다 없어지고 배는 어느 정도 찼지만 국물이 너무 아깝습니다.



밥을 조금만 풍덩 넣어 말아버립니다. 흰색과 붉은 색의 조화가 이리 아름다울 줄이야---

제가 양평에 있을 때 어느 술꾼 아자씨가 아침에 한손엔 쏘주 한잔 들고 

코가 빨개서 김이 펄펄나는 매운탕 국물을 훌훌 들이키며 뇌까립니다.

"캬아---  역시 해장엔 얼큰한 매운탕 국물이 최고야---"

이 아자씨 어제 밤에도 매운탕으로 떡이 되었더랬습니다.

다은엔 이걸 사서 대가리만 구워 먹어야겠습니다.



하나 더 소개해야겠네요. 이 <산애 들애 팜>이라는 정육점은 제가 수육을 하기위해

앞다리살이나 목살, 등을 사는 곳인데 가족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위 횟집 바로 곁에 있습니다.



고기만 파는 게 아니라 이와같이 곁에서는 돈가스와 떡갈비를 튀겨팔고 있습니다.

돈가스는 차받침 크기보다 약간 큰 것 3장과 소스를 5천 5백원에

떡갈비는 3개에 5천원을 받습니다.  따끈한 걸 사가지고 가서 그냥 먹기 좋습니다.



돈가스 3장을 한꺼번에 먹긴 부담이 되더군요.  파삭하니 좋습니다.

아직까지는 기름때문에 신경쓰진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물커바 너 좀 빠질 수 없겠니--?"



떡갈비도 한번 사봅니다. 떡갈비는 약간 가미된 것이라 소스가 없는 모양이지만

섭섭해서 마늘을 볶다 불고기양념을 넣고 물 조금 더 넣고 버터 약간, 

밀가루가 없어서 전분으로 볶아 마감한 소스를 듬뿍 올리고 한잔.



아---  배 나오는데...  ㅜㅜ

그러고 보니 요즘 재래시장에 가면 이렇게 간단히 조리해먹게 해놓은 음식들이 

꽤 있습니다. 20년쯤 후에는 1인 가구가 대세일 것이라니

이런 음식은 더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좋은 건가요? 서글픈 체 해야 하는 건가요?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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