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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썰어 내요.-광장시장 칼국수

fotomani 2015. 4. 21. 15:58



동대문 광장시장의 주종목이 원단에서 노점의 먹을거리로 배턴을 넘긴 지 이미 오랩니다.

먹을 거리로 순대, 빈대떡, 대구매운탕, 동태탕, 육회,비빔밥, 김밥, 죽 등이 주종이지만 

한 곁에는 국수가 있습니다. 칼국수를 필두로 칼만두, 콩국수, 냉면등을 팔지요.

이 앞치마를 두른 아줌마가 주인인데 아니 요새 말로 사장님인데 1인 3역 4역을 합니다.

반죽을 꺼내 홍두깨로 펴며 썰며 하는 사이에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사장님--, 이모-- 여기 두 사람 자리 있어요---" 이런 식으로 호객합니다. 

무조건 나이든 남자는 사장, 젊은 여자는 이모입니다.



반죽은 전날 집에서 하는지 어디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오지는 않을 겁니다.

국수 맛이 집집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일본 우동 같은 경우는 반죽을 발로 밟거나 손으로 치대거나 누르는 걸 반복적으로 해서

국수 단면을 보면 마치 미세한 페스트리처럼 얇은 층이 겹겹히 생기지요.

이게 탄력과 식감을 좌우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반죽은 자신이 만들겁니다.


혹시 밀가루 반죽의 점성은 전분이 아니라 주로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에서

얻어진다는 걸 아시나요?  반죽을 하게 되면 글루텐에 물이 접촉 되며 밀가루의 

전분 입자와 결합하여 그물구조의 글루텐 막이 생기는데 이 막이 효모에 의해 발생된 

탄산 가스와 수증기의 유출을 방지하여 탄력을 주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반죽의 페스트리 층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도 잡아줄 수 있겠네요.

쉽게 말해서 면발이 쫄깃해진다는 거지요.



만두는 일괄적으로 공급 받습니다. 거의 다 김치만두로 칼국수에 만두 몇개 넣으면

칼만두 그런 식입니다.

옛날 우리나라엔 밀을 재배하지 않아 국수를 대부분 메밀과 전분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밀가루가 등장하는 것은 삼국시대로 중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궁중에서나 양반들이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고 하네요.

요즘은 거꾸로 메밀이 더 귀한 대접 받지요.



사장님이 하는 또 다른 일들은, 주문도 받고 일하는 아주마들 지휘하는 사령관 일도 합니다.

머니 머니해도 제일 중요한 돈도 받습니다. 

'맛있게 드셨냐' , '사장님은 양을 좀 많이 드릴까?'라는 립서비스는 당연한 덕목입니다.

또 칼국수를 그때그때 썰어 뒤에 있는 끓는 물에 넣어 삶는 것도 사령관 몫입니다.



저 김치가 이틀이나 갈까요? 전 콩국수 가닥을 배추김치와 함께 곁들여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콩국수 먹을 땐 김치 두 접시는 가뿐합니다.

맛도 맛이려니와 하얀 콩국수 국물에 스미는 빨간 김치 국물이 그리는

눈으로 보는 미각도 좋아합니다.



칼만두. 테이블과 세트인 장의자는 전기장판이 붙어있어 겨울에도 엉덩이가 시리지 않습니다.

여름엔 혹시 바람이? 에이, 그것까지 바라면 안되지요. 칼국수가 얼마 짜리라고---



만두는 역시 김치 만두입니다. 공장표이긴 하지만 그런 대로 없으면 섭섭합니다.



냉면, 물론 기성품으로 삶아 주는데 집집마다 양념맛이 좀 다릅니다. 이집은 식초를 

많이 넣지 않아 제 입맛에 맞습니다. 물론 값이 싼만큼 나중에 풀냄새는 아주 쪼꼼 나지요.


칼국수 잘하는 곳으로는 낙원동 찬양 해물 칼국수, 칼제비(칼국수+수제비)로 주는

같은 동네 할머니 멸치 칼국수, 동대문 종합상가 먹자골목 부근의 시뻘건 칼제비 등이 

있습니다.

(광장시장 수정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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