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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살관? 이름도 참 거시기허네~~~

fotomani 2015. 9. 4. 09:48




친구가 대림동 차이나타운을 한번 또 가자 합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술김에 객기를 부린 듯도 하고요. 아니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은근한 매력이 있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22일 토요일(8/22) 또 갔습니다. 간판에 쓰인 귀여운 글씨체.

자칫 음산해보일 수도 있는 차이나타운 거리가 저 글씨체로 환해집니다.

중국 글씨체는 잘 모르지만 저 폰트는 정말 잘 만든 것 같습니다.



길거리 중국음식 중에서 꼭 사 먹어 보고 싶은 순대, 

밥이 들어 간 것도 있고 고기가 들어간 것도 있는데, 소세지처럼 만든 건 2개 小포장으로 

팔기도 하지만,사서 맛없으면 어떻게 처리할까 해서  마냥 망서려지는...

이것도 나이 탓일 겁니다. 젊은이들은 사서 맛 없으면 쿨하게 '휙' 쓰레기통으로 날려 버리는데

우리 세대는 그러질 못하니...



날씨가 뜨거워 잠시 에어컨 바람 맞으러 들어간 작은 가게.  정말 없는 것 없이 다 있는데

한쪽 벽에는 싸구려부터 고급까지 각종 고량주가  진열돼있습니다.

가격표가 붙어 있으면 좋으련만 일일이 주인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아니 물어보다 미안해지면 그냥 사라고 일부러 붙여놓지 않은 건가요?



이곳에 유명한 집이 몇 군데 있긴하지만 밤낮 그 집만 가서 마라탕면만 먹을 수도 없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거리다, 상호가 희한한 집을 발견합니다.

얼핏 살벌한 느낌이 드는 <골육관>, 정식 명칭은 <골육관 특미 우육면>, 

어떤 한국 사람이 이렇게 쓰라 해줬는지 한국말로 번역한 상호가 더 웃깁니다.

뼈 골, 고기 육 그래서 <뼈살관>, 블랙코미디입니다.

제가 삼성동에서 근무할 때 웬 생활에 지친듯한 아줌마가 나에게 묻습니다.

여기 '조아저씨 피자집'이 어디 있냐고요. 아마 면접 보러온 모양인데 

나이 든 아줌마를 이렇게 골탕 멕이다니...

'골육'이라는 단어가 강너무 강렬해서 '특미 우육면'은 생각도 못하고 

뭔가 있을 것 같은 기대에 돼지등뼈를 시킵니다.



이곳 중국집들, 외관이 카페 같은 곳도 있고, 겉이 허름하고 세련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부가 깨끗한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손님은 조선족 혹은 중국인인 듯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술마시는 취향이 대륙 사람들은 돗수 낮은 맥주를 먹고 반도 사람들은 

오히려 돗수 높은 소주나 고량주를 먹는데, 이 사람들 안주로 가지볶음과 두부요리는 

꼭 주문합니다.



메뉴판을 들쳐봅니다. 먹고 싶은 건 많은데 여기까지 올 시간은 별로 없고,

매운 양념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으니 다음엔 이런 뻘건 찜이나

탕류를 한번 시켜봐야겠습니다.



냉면이나 볶음면도...



드디어 나온 돼지등뼈, 뭔가 양념이 색다르지 않을까 해서 시켰는데 친구가 한 마디합니다.

'이거 감자탕 비슷한 거네~~' 그 말에 입맛이 싹 달아 납니다.

기껏 이 먼데까지 와서 감자탕 뼈다귀을 시키다니...



뭐 해체하는 법이야 감자탕으로 많이 연습을 해보았으니 골육을 파먹는 기술이 

수준급입니다.



마라우육탕면이 땡겼으나 매운 거 못먹는다고 징징대는 친구 때문에 그냥 우육탕으로.

고수의 짙은 향이 거슬렸으나 그것조차 차츰 익숙해지는 우육탕면.



서비스로 순두부가 나옵니다. 시원합니다.



비주얼 좋은 이것은 쇠고기무침입니다. 이거 괜찮습니다.



파와 고수와 함께.

처음 보는 음식들이 많아 실패할까 조심스럽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끌리는 음식들,

앞으로 한 두번 더 찾을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차이나타운답게 나오다 보니 골목길에 구인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김공장이라 쓰인 걸 보니 

얼쩡거리다 새우잡이 멍텅구리 배로 끌려가지나 않을까 괜히 으시시해지기도 하지만,

대림동 차이나타운이라면 떠올리는 음습한 선입견과 달리 여기는 거의 명동거리입니다. 

다 사람 사는 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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