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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칼질이나 해볼까요?

fotomani 2016. 3. 31. 09:20


햄버거, 햄벅스테이크 모두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지요.

우리 나이 대에는 '함박스데끼'가 더 향수 어린 말이 되겠습니다.

그때 만해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스뿌'의 세련된 냄새와 하얀 접시 위에 함박스데끼, 

오리엔탈 드레싱으로 간을 본 양배추 샐러드, 계란 프라이, 단무지. 김치 몇 조각.

일본말이긴 하지만 왠지 푸짐하거나 실글벙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 벌써 몇번 실패하고 한동안 손을 놓았습니다.  퍽퍽하기만 하고 맛이

없었던 거지요. 그걸 보더니 집사람이 그러더군요. "여보, 그거 마트에 파는 거 많어~" 

고생하는 거 안쓰럽다기 보다 TV 보시는데 싱크대에서 달그락거리지 말라는 소리겠지요.



마트나 정육점에서 파는 걸 사다 프라이팬에 구우니 기름이 너무 많이 나옵니다.

속으로 비계 많이 들어간 모양이다. 근본이 어딘지 모르는 고기가 들어간 것 같아

찝찝해서 고기를 직접 사다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기름과 버터를 두르고 다진 마늘, 양파, 당근, 표고 조금, 파 조금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며 볶습니다. 양파에서 물이 많이 나오므로 전엔 볶은 양파를 전자레인지에서

데우며 다시 물기를 제거했는데 이번엔 볶기만 했습니다. 어떤 분 얘기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요. 제가 귀가 얇습니다.



그동안 뭘 만들다 보니 바질, 로즈마리, 바베큐 스파이스 믹스 같은 것 들이 좀 있습니다.

통후추 으깬 것, 데리야키소스 약간 패티에 넣고 치댑니다.



이제 볶은 야채와 함께 반죽을 해야지요?  치대는 걸 핸드 블랜더로 해도 된다해서

시도했더니 별로 신통치 않고 돼지고기의 흰 섬유질만 블랜더 축에 잔뜩 감깁니다.

치대면 물기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재료간 긴밀도가 높아져 찰지는 것 같습니다.



빵가루를 집어넣지 않고 만들었지만 익으면서 서로 결합력이 생겨 저 크랙을 따라 

갈라지진 않습니다. 반죽할 때 남아있던 부드러운 치즈도 같이 넣었더니 익을 때

꼬리한 냄새가 ㅜ ㅜ.. 저 냄새 나중에도 나면 어쩌지?

아! 마트나 정육점에서 산 패티에서 나오는 기름과 마찬가지로 비계가 많지 않은데도

익으며 기름이 꽤 흘러나오네요. 그걸 보니 '자주 해먹을 게 아니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식으면서 냄새도 줄고 오히려 맛이 좋아졌습니다.  

맛있는 건 원래 약간 꼬리하다는 게 맞는 말씀인 것 같기도 한데..

급한대로 토마토, 포도 몇 알 올리고 한 컷!



오랫만에 칼질을 해볼까요?

단면을 보면 밀가루 많은 매끈한 면이 아니라 고기의 질감이 살아있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이전처럼 푸석하고 종이 씹는 맛 같은 재미없는 맛은 없어지고

양념 특히 마늘과 양파가 고기 맛과 어우러져 여운을 남깁니다.



양지 4백 + 앞다리살 3백으로 패티를 만들었더니 스데끼로만 먹기 지루합니다.

햄버거도 만들어 볼까요?



간단히 양상치에 패티, 토마토, 훌그레인 머스타드와 케찹을 섞어 소스를 올리고



김밥 말듯이 은박지로 맙니다.



'(아들아) 밥상에 올려놨으니 점심 때 그거 먹어라'" 까꾹.

"예, 벌써 봤어요. ㅎㅎ"  까꾹.  <ㅎㅎ>의 뜻은 몰까요?

'아부지 같이 뚱뚱한 햄버거 삼형제. ㅎㅎ' 이런 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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