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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이라 얕보지 마라.-충북식당

fotomani 2016. 12. 28. 08:17



요즘은 대형마트가 들어서서 재래시장의 역할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시장은 생필품을 사고 팔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사는 재미가 느껴지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 되어 대가족보다는 소가족 중심으로, 술자리에서의 소통도

스마트폰으로 '너 술 한잔 따를 시간있니?'하고 문자를 띄우는 세상이긴 하지만,

아직도 시장은 몸을 부대끼는 소통의 공간이요 정이 오가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경동시장에 대해서는 여러 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저렴한 식재료부터 

고가의 식재료까지 다양한 농수축임산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송이버섯뿐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싸리버섯까지. 요즘은 시커먼 중국산 싸리버섯이 들어와

'나도버섯'처럼 행세를 하고 있지만 그거 형태만 비슷하지 무미무향입니다. 

싸리는 물에 담궈 독소를 뺀 다음 먹지만 그러면 향이 빠져 전 그냥 먹는 편입니다.



시장보는 재미중 하나는 밥집에 들르는 것인데 요즘은 이처럼 금방 만들어 

반찬들이 깔끔하고 맛깔스러워 위생을 염려하시는 분들 마음놓으셔도 될 겁니다.

(경동시장 순창정육식당 내장탕 반찬)



경동시장 자체가 오래된 시장이다보니 외관이 허름한 밥집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요즘은 신경을 써서 내부가 고급스럽진 않으나 그런대로 깨끗한 집이 많습니다.



그냥 끼니를 지나칠까 하다가 수많은 가스버너에 올려놓은 뚝배기들이 유혹을 해

아줌마에게 잘하는 게 뭐냐 물으니 머뭇거리다가 '콩나물 국밥'이랍니다.

그걸 시키고 옆테이블을 보니 순두부찌개, 된장찌개 등을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잘못시켰나~?' 벽에 붙여놓은 방송국 맛집 소개에는 녹두 반계탕이 올라가 있었는데..



반찬과 함께 숭늉을 먼저 내오는데 해초무침과 미나리나물은 충청도집 맞는가싶게 

때깔이나 맛이 좋아 이 것만으로도 밥 한 공기 비울 것 같습니다.

이윽고 펄펄 끓어 나오는 콩나물 국밥, 콩나물이 푸짐해 맘에 듭니다.



근데 이거 콩나물국밥이라 하기도 그렇고 북어국이라 하기도 그렇고

부추와 밥을 말아 넣고 건데기를 숟깔로 뜨니 북어도 들어가고 계란도 풀어 넣었습니다.

또 밑바닥에는 김치 다진 것도 넣어 격식을 다 갖췄습니다 그려.

계란은 풀지 말고 날계란을 넣어 뜨거운 국물에 반숙으로 익혀 먹는 게 훨씬 난데...



황태해장국을 전문으로 하는 국밥집을 따라가긴 힘들지만  5천원짜리 국밥에 이 정도면

제 몫을 톡톡히 한 겁니다.  (원남동 황태해장국) 



콩나물 많이 들어가고 거기에 북어까지, 생각지도 않은 깔끔하고  맛깔스러운 반찬들

나름대로 깨끗한 실내, 가능성이 엿보이는 집이라 위 메뉴판을 다시 보게 됩니다.

다음엔 순두부나 반계탕을 먹어 볼까나? 아침이라 반주 못한 게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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