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보리밥 이야기

fotomani 2017. 2. 20. 09:00



경동시장엔 유난히 상인과 장보러 나온 사람들을 위한 밥집이 많습니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일텐데 경쟁이 붙다보니 식욕을 동하게 만드는 식당들이 꽤 됩니다.

아침을 건너뛰는 저도 분위기에 휩쓸려 먹었는데

지난 번 들렀던 충북집에는 제 입맛 돋구는 메뉴가 많아 그뒤에도 몇 번 더 들렀습니다.



지난 번 콩나물 국밥 대신 이번엔 김이 펄펄나며 나오는 순두부 세트.



깔끔하게 나오는 반찬, 이번엔 톳나물과 마늘쫑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유혹에 못이겨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남는 마늘쫑과 톳나물에 순두부를 

밥에 올려 먹습니다.  병원 나가서 이를 두번 닦아야지.



지금은 보리밥이 웰빙식이 되었지만, 보리밥에는 잔밥(짬빱)과 새참의 이미지가

겹쳐있습니다. 실제로 군대생활이나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에겐 '지겨운'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겠고 별로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호기심 끄는 별미가 되겠습니다. 

그래서인가요? 보리밥과 쌀밥을 따로 해 반반씩 담아주는 것처럼 보이지요?

흰밥을 원하면 쌀밥만, 보리밥을 원해도 100% 보리밥은 못먹을 것이라는 

지레 짐작인지 반반씩 섞어 줍니다. 난 괜찮은데...

메뉴에 보리밥은 된장찌개와 청국장에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된장찌개와 보리밥.



보리밥 반찬들은 쓸어넣는 걸 예감이라도 한듯 비벼 먹기 쉽게 오절반찬 그릇에 나옵니다.

그러나 백반 반찬이라 짭짤해서 비벼 먹으려면 초고추장양을 조절해야할 것 같습니다.



반찬을 다 쏟아 붓고 그 위에 초고추장을... 에라 점심을 덜 먹지...



거품이 잦아드니 더욱 맛깔스럽게 보이는 된장찌개.

동물성이 없어도 맛이 개운합니다.



호박과 두부를 한술 떠서 각종 나물들을 함께 넣고 비벼먹는 보리밥 맛, 매력적입니다.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집으로 갔는데, 제가 먹을거리의

모든 것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구워먹을 고기는 물론 마무리로 먹을 볶음밥용 쌀을 사려는데

마침 마트에 쌀이 매진됐습니다, 곁에 한번 먹기 알맞을 만큼 포장된 보리쌀이 있었는데 

왜 그걸 보리 반 쌀 반으로 생각했었을까요? 허둥지둥 급해서였을까요?

하여간 맨 보리로 밥을 지어 남은 고기와 함께 밥을 볶았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습니다.

찰지지 않고 푸들푸들해서 마치 필라프처럼,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는데, 

기억을 되살려 언제 그거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보리밥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가서 이번엔 청국장과 함께



제 입맛엔 청국장보다는 된장찌개, 비벼먹는 재미를 포기한다면 순두부 순인데

순두부도 보리밥을 달라면 비벼먹을 수 있게 나오는군요.



마지막으로 방송매체에 나온 녹두반계탕을 시켜봅니다.

철이 아니어서인 지 녹두는 없고 아무래도 냉장고에서 손님 기다리던 티가 나서 

여름에 시켜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같이 나오는 고추장아찌와 마늘쫑은 계절에 관계없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약간 군내가 나도 고추장아찌와 마늘쫑를 다 비우고 뼈다귀도 깨끗하게 발라먹고...

'먹성 엄청 존네~~~'

먼저 얘기한 대로 보리밥은 무얼 먹어도 원하면 뚝배기를 데워 보리밥을 담아 내옵니다.

군대생활 할 때 짬밥 특유의 냄새가 나서 다 들 싫다는 찐 보리밥도 

물에 말아 콩나물과 함께 먹으면 깔끔하니 전날 숙취가 달아나는 듯해서

지금도 보리밥 먹을 때면 그때 생각이 아직도 절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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