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안산에서 신촌까지 그리고 함흥냉면

fotomani 2017. 6. 20. 09:37



6월 18일 아침, 일단 다시 홍은동 유진상가 쪽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번 먹은 인왕시장

생선구이가 나를 꼬인 것인 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안산자락길을 2/3 정도 걷고

연세대학교 교정을 거쳐 신촌로터리까지 걷게 되어 생선구이는 날라 갔습니다.

경로 변경이야 내 맘이지요.



더운 낮 시간을 피해 아침 일찍 홍은동 4거리에 도착해서 아침겸 참으로 샌드위치나 사려고 

빵집을 찾으니 너무 일러서인가요? 문들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지난 번 처럼 홍제천으로 내려가 조금 걷다 분수공원을 지나 홍제천을 가로질러

안산 자락길로 접어 듭니다. 물레방아가 보이는 곳입니다.



아침이라 아직 공기가 선선합니다.



서대문 구청으로 가는 길보다 이 길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와 같이 산책로에

아침 해가 드는 정원이 좋기 때문입니다.



여기로 들어오자마자 지난 밤 열기에 피어오른 흙 냄새와 풀 냄새가 상쾌합니다.




꽃밭에는 허브를 많이 심어 놓았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물이 콸콸 흐르는 청량한 소리가 아침 공기를 가로지릅니다.

가뭄이니 지표수가 흐를 리 없고 아마 지하수를 뽑아 올려 흘려 내리는 모양입니다.



산 속에 작은 제방이 있어 못을 이루고 있습니다.





<푸른 숲에서>란 박두진 시비.

'뻑 꾸욱, 뻑 꾸욱'이란 싯귀처럼 마침 뻐꾸기 울음 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둘레길에도 데크 보행로가 있지만 여기 안산 자락길처럼 설치해서 호평받고,

본전 빼고도 남은 곳이 드물 겁니다, 숲, 생태계도 보호하고 보행이 힘든 분들도

휠체어로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데크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빵집을 찾지 못해 샌드위치를 준비하지 못했지만 어제 먹다 남은 스프링롤 4 개와

덜 맵고 새콤 달콤한 스리라차 소스 .手.製. 딸기주로 간단히 참을 합니다.

배 채우긴 약하지만 그런대로 양보다는 분위기를 먹습니다.



무슨 딸기주와 스프링롤이냐고요?

요즘은 딸기주 담궈 먹는 사람 별로 없는데 지난 봄 집 앞 횡단보도에 채소가게가 생겼습니다.

거기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생기를 잃어가던 딸기가 길 건너기 위해 서있던 나를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걸로 담근 딸기주 얼린 것과 어제 밤 먹고 남은 스프링롤 4조각 입니다.

수제라는 건 홈메이드라는 의미와 그 말을 붙이면 왠지 고급진 느낌이 들어서 나도 한번 쓱~



땅바닥에 그려진 나뭇닢 실루엣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런 계절입니다.



매번 안산 자락길만 도는 것 같아 무악정 부근에서 연세대학교 쪽으로 내려 가기로 합니다.

소나무 숲 좋지요?



오랜 만에 가보는 연대 교정입니다.



신촌은 휴일엔 난장이 벌어지는 지 준비에 한창입니다.



신촌에서 마포로 가서 돼지 갈비나 먹을까 하다 얼굴에 부딪히는 열기에 생각을 접고

을지로 4가 초계국수나 오장동 함흥냉면 저울질하다 <ㅎ> 함흥냉면집으로 향합니다.



보통은 회 냉면 하나 시켜 먹고 나오는데 12시 조금 전이라 잠시 자리 꿰차고 앉아

반주를 해도 눈치 보이지 않을 듯 해 고기 비빔 냉면에 회무침 작은 것 하나 시킵니다.



회무침은 양념이 너무 많아 냉면에 육수 붓고 거기에 양념을 씻어 냉면과 회로 반주 합니다.

'다음 날 화장실에서 불똥 싸지 않기' 위해서지요.

(<원나잇푸드트립>에서 엄청 매운 음식을 들며 이연복 쉐프 父子가 했던 말입니다.) 

은근히 홍어회와 고기 수육, 냉면, 맛과 양의 조화가 환상적입니다.

함흥냉면으로 반주하는 새로운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양이 많은 듯 하긴 하지만... 



평소 값은 올랐는데 왜 수육은 2점 뿐이냐 투덜거리던 소릴 들은 모양인지

요즘 냉면 답지 않게 비교적 두터운 수육이 5 점이나 얌전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수육 한 점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은 삶은 계란과 함께 마지막 잔을 하기 위함이지요.

그리고 좀 맵긴 하지만 양념 가라앉힌 육수를 훌훌 들이킵니다.



소화도 시킬 겸 역사문화공원역까지 걸어갑니다. 길거리에 모여선 러시아인들.



이들을 위한 수퍼. 그동안 많이 발전해서 촌티 벗고 아예 베이커리까지 겸합니다.



냉동실에 있던 훈제 연어 펠렛. 200 그램에 5 천원 남짓입니다. 그 외 호주산 냉동 양고기, 

살라미, 소시지, 각종 보드카와  러시아산 와인, 과일주 등이 있습니다.

점심 먹은 후 들어 가서 다행히 충동 구매는 없었습니다.

저거 샀었으면 보드카에 안 먹어도 될 연어 샐러드, 스테이크를 안주로 먹고

또 몸무게 늘었다고 징징댔을 겁니다. 다 지 탓인데 말이지요.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