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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연산 보기 힘듭니다.

fotomani 2017. 6. 13. 09:44



봄이 시작되자마자 여름이 돼가니 전부 시들 시들. 고등모임인 <1수>도 덩달아 메뉴 정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누군가 보신탕이라 하니 당장 나 이젠 안 먹는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반증이지요. 대신 간만에 장어 한번 먹어보기로 합니다.

시내에서는 별로 먹어본 적이 없어 여기저기 고르다 <송해로>에 우리가 2차 먹던 

<먹고갈래 지고갈래>라는 호프집 1층에 비교적 저렴한 장어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해가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만원입니다.



이 집 홀서빙은 모두 남자입니다. 빠고다 근방이 돼서 그런가요?

하긴 이 동네에서 저 정도 흰 머리나 대머리나 명함도 못 내밉니다.



흔히 풍천장어라 하면 고창 풍천이라는 곳에서 잡히는 뱀장어인 줄 아는데

風川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바람에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강을 일컫는 보통명사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밀려 들어온 바닷물로 따뜻해진 강 하류로 내려와 월동을 하는데

이때 잡는 장어가 제일 왔다랍니다.

그러니 '우리 집에서는 '양심'을 걸고 국내산 '토종' 자포니카(극동산 뱀장어種)만을 

판매한다'라며 '토종 풍천장어' 전문점을 자처하면 뻥인 거지요.

그저 동남아 수입산이 아닌 극동산 뱀장어 종인 자포니카로 양식한 장어라는 소리입니다.




결국 풍천장어라 해봤자 겨울에 풍천에서 잡은 자연산이 아닌 모두 양식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부터 뱀장어 양식 진흥책을 써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식에 필요한 실뱀장어를 구하기 힘들어 양식 장어 값이 

이젠 눈 씻고도 볼 수도 없는 자연산 장어 가격으로 뛴 지 벌써 오랩니다.



장어 뼈 대신 쥐포 뼈 튀김이랍니다. 짭짤하니 맛이 괜찮네요.



지금 3-40 대 분들 중에 자연산 장어 먹어 본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될까요?

자연산은 졸깃합니다. 그리고 고소한 기름이 많지요. 80 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양수리나

팔당에서 자연산 장어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푸석한 장어는 장어도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이 가 장어 달라면 "한 관이요?'해서 사람을 놀라게 만들곤 했지요.

반면 일식집에서는 그 비싼 장어를 제대로 취급했습니다.

신주단지 모시듯 깨작하게 공기밥 위에 두 세 점 올려놓고 장어 덮밥이라 해서 나왔는데 

그걸 아끼며 먹는 맛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장어탕을 서비스로 줍니다. 국물이 있어 좋긴 한데 장어탕이라기엔 역부족입니다.



또 서비스로 주는 장어 내장볶음



비싼 장어 이제 그만 먹고 배 채우자~ '여기 테이블마다 냉면 하나에 막국수 하나요~~'



요즘 셀프집에 가면 1 kg 4만 5천 정도에 테이블 세팅비 따로 받습니다. 크긴 큽니다.

장어값이 금값이다보니 언제부턴가 뱀장어 자리를  붕장어가 슬쩍 꿰어 차고 앉아 

나도 장어라고 목청을 높히고 있습니다.

그러고 인증서처럼 100% 자연산 바닷장어라고 붉은 글씨로 크게 써 놓았습니다.

붕장어야 양식이 안되니 당연히 100% 자연산일 밖에요.



자연산이 참으로 귀하다 보니 정치인 중에는 사람도 그렇게 급이 있는 줄 착각해서

아무데서나 똥 오줌 못 가리고 자연산을 언급해 망신 당하는 일도 생깁니다.

그 정치인은 점심 때 폭탄주를 간단히 한잔해서 그랬을 겁니다.

일단 초벌이 되면 한 마리는 양념을 가져다 발라서 다시 구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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